감기 걸린 눈사람 제제의 그림책
모린 라이트 지음, 스티븐 길핀 그림, 노은정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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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린 라이트의 『감기 걸린 눈사람(스티븐 길핀 그림/제제의숲)』은 겨울의 길목에서 만난 특별한 선물 같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올해 성탄 또는 올 겨울을 기념하는 그림책 선물을 나 자신에게 주곤 하는데 올해는 감기 걸린 눈사람이 안성맞춤이네요. 청량한 하늘색 표지에 재체기하는 눈사람이 보입니다. 면지에도 눈발은 가득 날리고 속표지에는 눈밭에 드러누워 열심히 눈천사를 만드는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팔 다리를 휘휘 젓고 있는 듯 하네요. 눈천사를 만들어 본 친구들이라면 반가와 할 거에요.

 

 

세 친구와 눈사람 아아츄의 행복한 한 때가 그려집니다. 친구들이 함께 만든 눈사람 아아츄는 춥다고 투덜거리며 ‘~하면 훨씬 낫겠다고!’ 요구사항을 말합니다. 하지만 아아츄가 원하는 것은 따끈한 음료, 뜨끈한 목욕물, 후끈후끈한 모닥불이라 눈사람인 자신에게는 위험합니다. 천진한 아이들은 힘껏 아아츄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입니다.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눈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아아츄에게는 다 생각이 있습니다. 녹아서 액체가 된 아아츄의 쿨한 한 마디 다시 새로 만들어주면 되지!” 외칠 수 있거든요. 친구들은 아아츄의 말을 들어주고 또 다시 만들어주기를 반복하지만 안돼!’라고 제동을 걸 줄도 압니다. 친구들은 투덜이 아아츄를 마지막까지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요?

 

 

눈사람이 등장하는 작품은 환상적인 행복과 어쩔 수 없이 이별하는 슬픔을 동시에 전해주곤 했습니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스노우맨이 대표적이지요. 시간이 지나도 안타까운 여운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울라프 캐릭터가 명랑 쾌활한 눈사람을 그리고 있는데 아아츄는 울라프의 연장선에 있는 듯 하네요. 차가움과 따뜻함을 한껏 전해주는 화면 가득한 그림은 근사하고, 대화체의 반복은 다음 문장을 예상하게 해줍니다. 녹아 사라질까봐 한 주먹 뭉친 눈을 얼어서 빨개진 맨 손에 들고 집에 왔던, 어쩔 수 없이 비닐에 싸서 냉동실에 보관해 주었던 아이의 어릴 때 추억도 생각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출판사 도서제공/신간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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