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양복점 웅진 우리그림책 50
안재선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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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되서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수상한 삼거리 양복점이 궁금하면서 동시에 소장욕구를 자극하던 중 드디어 펼쳐볼 수 있게 되었다. 상을 언급하는 띠지를 빼면, 표지는 흰 셔츠에 넥타이를 한 갈색 톤의 양복으로 채워져있고 세 마리의 강아지가 양복을 신중히 손보고 있다. 처음에느 몰랐는데 자세히 보면 세 마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지만 옷은 다들 잘 갖춰입고 있다. 앞 뒤 면지는 동일한데 흡사 양복의 안감같이 보인다. 속표지는 사람들이 다니는 마을 풍경인데 집의 모습이 구역별로 다르고 한자와 한글이 섞인 삼거리 양복점 간판도 찾아볼 수 있다


삼거리 양복점에서 양복을 만드는 삼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할아버지인 덕구씨가 처음으로 양복점을 시작할 때 달력의 작은 숫자는 19161016일임을 보여준다. 첫 손님의 첫 번째 양복을 짓는 덕구는 자부심도 정성도 솜씨까지 손님에게 최고의 기쁨을 선사한다. 양복을 만드는 과정은 한 면을 4~5컷으로 나눠 독자도 따라가며 가늠해보게 해준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덕구의 등짐에는 재봉틀과 가위가 보인다. 셋째 아들 삼돌씨가 아버지에게 양복 짓는 법을 배우는 장면은 시간이 흘러 1959년이 되었다


다시 시간이 지나 삼거리의 풍경도 사람들 모습과 분위기도 달라졌고 삼돌씨의 둘째 아들이 아버지 뒤를 잇는다. 이제 손바느질이 기계로 대체되었지만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로움보다 정성이 배제된 채 찍어내는 기성복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 여전히 정성 가득한 양복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요구된다. 삼대가 거쳐간 삼거리 양복점을 양 면에 보여주는 장면에서 간판과 시계의 변화도 재미있지만 도구 하나하나에 붙이는 애정어린 찬사는 규중칠우쟁론기도 연상된다. 한 장 한 장 볼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그림이 늘어나고 변하지 않는것과 변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직업을 넘어 인생이자 사명이 되는 일의 가치를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찬찬히 짚어갈 수 있는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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