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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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주제로 한 작품에 관심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시간을 파는 상점은 손에 꼽는 소중한 작품이 되었다. 그 후로 열흘간의 낯선 바람에 푹 빠지기도 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마지막 부분, 온조가 강토와의 만남을 시간에 맡기기로 하는 마무리는 그 둘의 관계를 내내 상상하게 했다. 뒷이야기는 한참을 여러 경우의 수로 이어지곤 했는데 2권이 나오다니, 작가님께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을만큼 기뻤다. 첫 페이지 셋째 줄에 등장한 이름 온조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그 친구들과 차례로 재회하는 자체가 홈커밍데이라도 여는 기분이었다.


학교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행동과 해결과정이 중심 줄거리인데 요즘처럼 민감한 학종시대에 과연 가능할까 의구심도 들었다. 그런데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삼았다는 작가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시간을 파는 상점도 확대 개편되어 온조 혼자 꾸리는 것이 아니고 든든한 친구들과 함께다. 상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의 모든 매개체를 시간으로 정하고 시간 적립, 시간 구매, 시간 상장, 주기적 정산이라는 틀까지 세우는 과정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서로에게 귀기울인다. 이 장면에서 잠시 소개되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다음에 읽을 책에 이름을 올린다.


중심 이야기를 축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조화롭게 전개된다. 숲속의 비단에서 희생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다른 얼굴인지, 살아 있는 것과 살아 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아린이와 혜지가 겪는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어리지만 건강한 시선을 가진 동하에게서 발견하기도 한다. 부딪히건 배려하건 시간을 공유하며 쌓은 관계가 어떻게 의미있게 성장하고 서로에게 각자가 어떤 존재로 거듭나는가를 자연스레 엿보게 한다. 재기발랄하면서도 진중한 친구들, 책을 읽다보면 온조와 난주, 혜지와 이현, 강토의 목소리가 오디오처럼 재생된다. 그만큼 어딘가 있을 아이들이고 지금 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며 지나버렸지만 반짝이는 햇빛처럼 그 때를 간직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까지 시간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나눌 책이 늘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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