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 - 당신이 책을 쓰지 못한 진짜 이유
박하루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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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쓰기를 주제로 한 책들은 꾸준히 새롭게 나오고 있다. 관심이 있다보니 주기적으로 이 분야의 책을 읽고 책꽂이를 채워가게 된다. 나아가 글쓰기 수업을 듣고 후속 동아리 모임까지 만들어 매주 일정 분량의 글을 나누고 있다. 아닌 척 하지만 사실 나도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이 마음은 여러 굴곡을 거치는데 어릴때는 추리소설작가가 되어 뤼팡 같은 인물을 만들어 내리라 호기로웠고, 시인이 되겠다고 한 제목의 연작시를 매일 한 편씩 쓰던 때도 있었다. 나의 헤세시대, 까뮈시대를 거치며 전락에서 그래 내가 쓰고 싶던 글이 바로 이런 글이야탄복했다. 그러다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를 읽으며 이미 세상에 필요한 책은 다 나온 것 같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표면상 꿈의 정지를 확고히했다. (나는 안다, 이 선언이 달달하고 편안한 회피였음을! 오호, 통제라..)


요즘은 읽기에 허덕이고 있다. 독서토론 수업을 두 군데 참석하다보니 두 권은 일 주일 안에 기본적으로 읽어야 한다. 한 곳은 김 훈 작품읽기고 또 하나는 고전과 현대문학이다. 좋아하는 작품들을 안 읽을 수도 없고, 그 외에도 욕심을 내는 서평 책들과 중등 수업준비책을 읽어야 하니 죽기 살기로 읽는구나혼잣말이 나온다. 머릿속의 시계가 거꾸로 도는 듯한 어지럼증에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면 큰일날 뻔했다.


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그래, 이 정도 이야기를 해주겠지하는 나의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책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고 시기적절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손에 쥐어지는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넉넉히 해내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책이었다. 글쓰기 수업을 듣고 첨삭을 받고, 책을 읽으며 논제를 만들고, 여러 과제에 충실하느라 정작 내 글을 쓸 시간이 없는 아이러니에 봉착해 숨이 턱에 닿는 요즘을 반성한다.


저자가 말하는 놀이로서의 책쓰기, 나를 위한 책쓰기는 무척이나 설득력있다. 책쓰기를 망설이게 하는 착각들은 정곡을 찌른다. 초고쓰기에 대해 잘못 생각했던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전체적인 틀 구상과 몰입해 써야 하는 단계와 방법 등이 선명하다. ‘책을 쓰고 싶다는 사람이 종일 남의 글만 읽고 있으면 언제 내 글을 쓰겠는가.(110)’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한다, 인풋 대비 아웃풋 등에 붙들려 시작은 무한히 멀어지는 중인 나를 불러세운다. 어쨓든 이 감사한 책을 통해 글의 시작을 썼다. 한 번 따라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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