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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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번째 만나는 이정모관장님의 신간이다.
참 열일하신다는 느낌과 부지런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주 책을 내시면 내용이 겹칠만도 한데 주장하는 내용은 일관되지만 내용은 중복되지 읺아서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정모관장님은 세상을 명랑하게 살기위해 과학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판단을 내릴 때의 기준이 느낌이 아닌 크기와 숫자가 되어야 한다는것이다.

ㅡ "요즘 기후가 변했어. 봄과 가을이 아예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틀린 말이다. 일제 강점기(1912~1940)와 요즘( 1991~2020)을 비교하면 추운겨울은 22일 줄고 시원한 가을은 4일 줄었으며, 더운 여름은 20일 늘고 따뜻한 봄도 6일이나 늘었다. 봄과 가을은 없어지고 있지않다. <서문> 에서

이런 기조를 가진 책은 4부 , 58가지 주제를 가지고 즐겁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메시지들을 전하고 있다.



1부의 주제는 [ 멸종을 피하기] , 지구 가열로 인한 기후위기가 인류의 멸종을 야기시킨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젠 흔한 주제고, 누구나 아는 해결책을 이정모관장님다운 근거와 예시를 들어주신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ㅡ 기후위기로 메머드 화석의 비용이 떨어졌다. 이제 동토의 땅들이 너무 많이 녹아서 예전보다 매우 많이 발굴되기 때문이다.
ㅡ 사람에게 있는 뼈 206개 가운데 106개가 오로지 두 손과 발에만 있다. (우리는 손뼈를 이용해서) 그 어떤 생명보다 많은 일을 했다. 그런데 발은 ? 오로지 발에만 우리 뼈의 4분의 1인 52개의 뼈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손뼈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발뼈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닐까? 발뼈가 아깝지 않도록, 차를 타는 대신 많이 걷자.
ㅡ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선수는 인공지능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있다. 실력은 굳이 다시 비교할 필요 없지만 에너지 효율은 한 번 따져 보자. 체스마스터들이 체스 두는 동안 소모하는 에너지를 계산했다. 체스마스터들은 1시간동안 280킬로칼로리를 소모했다. 바둑 기사는 체스 마스터보다 2배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1국은 3.5시간이 걸렸다. 이세돌은 대략 1680 킬로칼로리를 소모했다. 조코비치가 단식 경기를 3시간 치른 셈이다. 그렇다면 알파고는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했을까? 대략 5만 킬로와트시를 사용했을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보다 에너지를 5만배나 더 사용한 셈이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인공 지능의 발전 만큼이나 새로운 에너지원, 깨끗한 에너지원을 찾는데 달려 있다.

무엇보다 강력하게 정치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시작하기 전에 염려하던 점들이 실제 시작하고 나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한다.
놀토가 존재하던 시절 주 5일제가 시작되면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 미국 독립전쟁 초기 홍차를 버리면서 했을 걱정들이 결코 오늘 날의 우리를 괴롭히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주4일제 근무와 놀수의 도입 등을 주문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기에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눔의 좋은 해결책이라는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

과학발전을 주도해야 할 정부가 R&D 예산을 4조 6천억원 삭제시켰기에 우리나라에서 과학분야 노벨상은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다는 내용에선 함께 분노했다. 그 사실이 확정된 후 매우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탄식하던 최재천 교수님의 유투브 영상도 떠올랐다. 왜 성공한 과학자들이 침묵하느냐는 지적은 날카로웠다.

이 책에는 많은 날짜들이 언급된다.
2020년 2월 19일 (천리안2B ,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정지 궤도 위성 발사일) , 2021년 4월 19일 (화성에서 헬리콥터가 비행한 날)
6월 30일( 세계 소행성의 날) , 10월 15일 (세계 손 씻기의 날) 등이다. 대체로 기념할만하고 중요하고 좋은 날들인데 결이 조금 다른 날이 있다.
바로 9월 1일 일본 돌고래의 날이다.
매년 일본 다이지 마을의 어부들이 9월 1일부터 6개월동안 대규모 돌고래 학살을 한다는 것이다.
다이지 마을의 돌고래 사냥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사냥이 진행된다고 한다.
작살과 덫으로 , 시각과 정착을 자극해서, 떼몰이를 해서 사냥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된 동물들은 들여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멋진 시민운동인데 이런 결과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더불어 제돌이의 방사에 최재천교수님의 연구팀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최재천 교수님의 열정은 항상 놀랍다.


3장의 지혜로워지기 편을 읽다가 정말 빵 터진 대목이 있었다. 11월의 신부와 신랑에게 전하는 주례사같은 글이었다.
허락보다는 통보가 빠르고 용서가 쉽다는 내용이었다. 이글을 읽으실 사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3챕터의 [지혜로워지기]였다.
마약에 중독된 뇌는 뇌의 구조마저 바뀌었다거나 네이처지가 다윈을 홍보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출발했다거나 골드버그라는 용어가 아주 간단한 일을 복잡한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형용사로 쓰인다는 설명은 지식추구형 인간인 나에게 굉장히 재밌게 다가왔다.
물론 이정모 관장님이 이 내용들을 설명한 건 다른 목표다.
골드버그를 이야기하며 젠더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하고 사용한 진보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기억하고, 중독은 뇌의 질환이므로 사회가 고칠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밌게 읽은 주례사도 3챕터의 내용이다.
현재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다. 역사의 긴 시간 속에서 매우 드문 태평성대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정모관장님은 이야기한다. 대학생이 되는 따님에게 세상이 우리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팩트풀니스]를 권하기로 했다는 관장님은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추구하지 말고 평화를 추구하라.

평화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상식일 것이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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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역사 -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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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 덕분에 익숙해진 문구다.
매너와 사회적 에티켓등은 계급을 나누는 중요한 수단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었고 사람의 몸에 배어있는 몸가짐과 말투로 그 사람의 수준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소비의 역사>라는 책으로 익숙한 설혜심교수의 (이번에도 두껍지만 매력적인) 신작 [매너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시작된 서양 매너 교육의 기원과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그리스 시절에는 예절이 계급을 구분하는 수단이 아니었음을 알려준다.


서양의 모든 것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매너와 예절 역시 아리스토 텔레스로 시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철학자다. 그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아가톤(좋음)을 추구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책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이라는 것에는 나는 좀 유보적인 입장이다. 제자가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를 필기한것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 니코마코스가 편집한 책이다. 성경이나 논어와 비슷한 느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가톤이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라고 보았다.
이 아가톤은 본성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습관에 따라 탁월해지기도 열등해지기도 한다고 봤다. 비슷하게 도덕적 미덕 역시 연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봤는데 미덕을 행하는 일을 즐거워한다는 것은 도덕적 성품을 습득했다는 증표로 본 것이다. 좋은 습관을 통해 미덕을 실천할 수 있고 그것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인간의 행복을 활동 개념으로 파악하고 실생활에서의 지식을 중요시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래서인지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아끼는 친구이자 제자였던 테오프라스트의 <성격의 유형들>에 나오는 꼴사나운 사람들의 특징은 현대에 봐도 공감할 내용들이 많았다. 눈치없는 사람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사회악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견해에는 적극 동의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매너의 중요한 원칙을 만들었고 이 원칙들 아래로 매너는 더 정교화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든 원칙은 중용과 자제력과 우정(친애, philia)다.
중용이란 덕목은 동서양에서 거의 비슷하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느낌이다. 부족하면 무심하거나 낭비거나 두려움이고 넘치면 오지랖과 인색함과 무절제가되는 것이 중용인데 가장 중요한 만큼 가장 실천하기 힘든 항목같다.
두번째는 자제력이다.
자제력은 충동에 대한 경계를 말한다고 한다.
그리스 이후 근대 이전까지 매너교육은 남성위주인데 이 자제력은 계속 강조되고 되풀이되는 느낌이다.
영국의 젠틀맨에게 요구되었다는 침착함이 이 자제력의 연장선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ㅡ 폴라이트니스(politeness,세련됨)는 침착하고 고요하며 조용한 행동에 있다. p259
ㅡ 사회의 금기가 자기 통제의 형태로 본능 속에 이미 구축된 과정이 문명화 p57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정은 평등한 시민들 사이의 친애를 바탕으로한 예의바름인데 무척 현대적인 개념이라고 느껴졌다.
예절이 계급구별의 수단이 된건 키케로부터라고 한다.
키케로가 제시한 데코룸decorum은 고대 사회에서는 매너의 이상적인 형태였다고 한다.
키케로는 내면과 외양이 일치라는 19세기 이전까지 매너의 절대적인 전제를 만들었고 생리현상과 신체기관의 은폐를 처음으로 말한 사람이라고 한다.
신기한건 생식기와 배설의 은폐는 중세의 예법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가 르네상스 시대부터 중요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생식식와 배설의 은폐의 이유를 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생각한 최초이자 거의 유일한 사람이 키케로라고 한다.
키케로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것은 귀족사회의 우아한 예법으로 전수되었다.

예법이 계급의 구별이 되면서 앉는 자세와 절하는 법, 심지어 발음까지 유행이 생겼다.
(예법이 시대와 공간 사회상에 따라 변화한다고 말한 사람은 에라스뮈스라고한다)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으로 벼락부자가 된 이들이 귀족의 사교계에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매너와 평판은 더욱 중요해진다.
<매너 있는 사람>과 <품격있는 아카데미>같은 책들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ㅡ 평판을 중요시하는 사회는 사실 촘촘한 감시망이 작동하는 곳이었다. ... 어떤 학자는 "예의바른 사회"가 미셸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묘사한 바 있는 "권력이 자동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영구적인 가시성과 의식상태를 말하는 파놉티콘과 닮았다"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촘촘한 감시망은 달리 보자면 잘 짜인 네트워크일 수 있었다. 그리고 매너는 그 네트워크를 통해 소소한 영향력을 퍼트린다. <매너있는 사람>은 <품격있는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매너가 가진 사회적 확산성에 주목한다. p300

매너의 확산성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글거린다는 말때문에 감성이 사라지고 선비라는 말이 나오자 절제하는 사람이 사라진 현 세태역시 비난과 경멸이라는 태도가 힙한 매너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매너의 확산이 아쉽다.

18세기 후반부터 여성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르네상스 시기에 사라진 에티켓이란 단어가 부활했다.
19세기부터 예법은 에티켓으로 대치된다. 예법과 에티켓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근거로 도덕적 요소를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ㅡ 기존 예법서가 중용을 내세우며 식탐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면, 에티켓북에서는 '다음 코스가 나오는 것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p350

거창한 도덕담론이 없어지면서 에티켓은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세세한 행동 지침처럼 보이지만 예법이나 에티켓 모두 TPO준칙 , 시간과 장소 그리고 성격에 맞춰야 한다는 대전제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에티켓은 TPO만큼이나 계급성을 드러내고 지켜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 계급성은 신분이 없어진 시대에서는 결혼 유무로 표현된 것 같다. 빨간머리 앤등을 읽으면 조숙한 여자아이들이 그 나이에 금지된 길이의 치마를 입거나 머리를 묶는 장면을 호들갑스럽게 표현되는 것들이 떠올랐다.

20세기 들어오면서 계급에서 개인의 영역으로 매너의 영역은 바뀐다.
사회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한 직장내에서의 에티켓, 68혁명의 여파로 일어난 성해방은 킨제이보고서라는 인간의 성적행동을 분석한 보고서 섹스에티켓등이 생겼다.
매너의 초점이 계급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사회적 합의에 의한 형식적 매너보다는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적이고도 세심한 아주 다양한 매너들이 중요해진 것이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매너에서 에티켓으로 배려로 점점 섬세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ㅡ 장구한 매너의 역사를 돌아보면, 오늘 날 에티켓 규칙들은 훨씬 단순해졌다. 하지만 그 원론적인 규범들은 여전히 중요하며, 수많은 사람과 교류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의바름과 품격으로 사람을 구별짓는 가치와 효용은 여전하며 그것은 계급의 울타리를 벗어나 온전히 개인이 책임지고 수행해야 하는 영역이 되었다. p589


매너의 역사에서도 영국과 프랑스의 경쟁이 발생했다는 점이 재밌었고 프랑스식 매너의 반발로 젠틀맨이 만들어졌다는 걸 새로 알았다.
의외로 춤을 배우면서 우아한 몸가짐을 익히라는 강조가 많았던게 신선했고 20세기 계급이 무너진 이후 만들어진 에티켓들은 모두 빨리 익혔으면 싶었다.

개인적으론 겉표지를 벗긴 상태가 더 예쁘다고 생각되었다.
사실 들고다니면서 읽기엔 무거웠지만 좀 얇았다면 뭔가 '있어빌리티함'을 뽐내기 위해 들고 다녔을 것 같다.
요즘 허세독서, 과시용 독서라는 말이 나오는데, 가식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허세라는 것이 무조건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로크는 비난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어필하고자 일부러 했던 행동이 진짜 나의 습관이 되는 경험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너역시 그런 종류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매너는 배려와 동감의 결과물이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동감하는 행동들을 억지로라도 하다보면 절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좋지만 배려가 지능이란 말이 더 좋다.
매너와 배려는 사회지능이라고 믿는다.
나도 내 주변인들도 사회지능이 높은 사람들이길 소망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매너와 예절, 배려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읽고 적은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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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택배
김현지 지음 / 고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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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젊은 부부가 있었다.
나이터울이 많은 남동생을 가진 여자는 엄마로부터 한줌의 사랑을 얻지 못했고 도망치듯 10대 후반에 만난 남자에게로 갔다.
다정하리라 기대하던 남자는 그러나 음주와 폭력을 휘두르고 회사에서 나와 사업을 시작하며 가난을 여자와 함께 짊어진다.
남자와의 사이에서 딸 셋과 아들 하나를 얻은 여자는 지옥같은 가난을 아이들을 보면서 버틴다.
어느 순간 남자의 사업은 성공의 길에 올라섰고 이제 여자는 가난을 모르는 척 하며 살아간다.
그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 중 소소한 삶을 사는 건 세째 딸이다.
엄마의 택배라는 책은 세째 딸의 이야기다.
세째 딸은 어느 곳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며 공무원 남편과 살아가면서 자식들 중 유일하게 택배를 받는 딸(엄마의 택배)이면서 동시에 헌신적이던 첫사랑과 서글픈 짝사랑을 하는 교사도 되었다.(인연) 할 말은 하는 김여사로 불리기도 하고 (이차장) 딸아이의 실한 종아리를 보며 안도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고(운동화) 계란말이 반찬이 얼마나 정성이 들어간 반찬인지를 알며 돈이 가장 쉬운 해결책인 것을 깨닫는 혜정이도 되었다.(계란말이)
대다수의 작가들은 데뷔작이나 초기작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놓은다고 들었다.
이 작고 사랑스러운 책 [엄마의 택배]도 그런 것 같다. 맨 위의 "나의 글, 나의 소명"이라는 작가의 후기를 읽기 전부터 많은 부분 작가의 삶과 닮았을 것을 짐작했다.
그래서인지 좋다는 느낌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리뷰가 쉽게 써지지 않았다.
대부분 이름을 밝히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는 어는 순간의 나도 보였고 친구의 모습도 보였다.
부모 자식간이지만 모멸감을 주고 받으며 묘한 쾌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일들을 겪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심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면이 많았던 조그만 아이였던 나는 여전히 조그만 어른이지만, 이제는 너스레를 떨고 배짱을 부릴 수도 있고 이기적으로 굴 수도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를 지나간 많은 상처들을 사실 되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10대와 20대의 30대의 내 모습들이 스쳐지나갔다.
이름이 지정되지 않은 주인공에게 내 이름을 붙여 보아도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책은 쉽게 읽혔지만 생각은 많아지고 리뷰는 늦어졌다.
제발 선생님이 짝을 지정해주기를, 이 아이가 나를 배신할 리가 없다는 확신으로 사람을 선택하던 시기를....들춰내는 이 책은 신기하게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건강하지 못 한 자아가 , 더 이상 자신을 숨긴 채로는 온전히 살아낼 용기가 없다"고 말하며 그래서 글을 쓸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안을 '기어이' 들여다보고 후벼파고 나서야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작가의 고백이 부러웠다.
ㅡ 자책과 자기 기만, 상처 등으로 점철된 내면을 지닌 인물들이 삶의 순간들에 맞닥뜨리게 되는 날선 감정들을 포착하고 묘사하면서 저도 함께 설레고 슬프고 아리고 성장하게 됐습니다. 글쓰기가 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글]ㅡ
작가를 성장하게 했던 이 글쓰기는 내 안도 후벼서 기어이 흔적을 만든 것 같다. 소심하고 조용하며 타인의 실수에 먼저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성격을 가졌던 모든 아이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 ㅡ
#엄마의택배 #김현지 #고유
#글쓰기가_준_선물
#책읽는과학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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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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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감을 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매우 많아진 요즘이다. 많이 늘어났지만 언제나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과학 지식을 전달해주는 이정모 관장님의 강의와 신작은 기다리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번에 읽게 된 찬란한 멸종은 가제본 서평단에 뽑혀서 읽게 되었다. 가제본이라고 해서 어떤 형태로 올까 싶었는데 판매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모양새였다.

책을 열자마자 지질연대표가 나온다.
매년 적어도 3차례 이상 수업하는 부분인데도 누군가가 정리해 놓은 표를 보면 질서정연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김영랑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의 유명한 구절인 "찬란한 슬픔의 봄'이 떠오르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멸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ㅡ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p21

그래서 멸종은 일반적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자연사 적으로 오파비니아라는 생명체의 멸종을 아쉬워한 저자의 마음이 이해되긴 했다.
멸종에 대해 이런 태도를 이야기하는 건 책에서는 2150년의 인공지능이다.
이 책은 각 파트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다. 때로는 범고래가 때로는 네안데르탈인이 때로는 다윈이 ,공룡이 ,백상아리가 그리고 지구가 각자의 위치에서 멸종으로 향해가는 인류에게 한 마디씩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뒤로 갈수록 과거의 모습이 나온다.
그래서 맨 뒤에 지구에 떨어져 나온 달과 지구의 바다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배치되어 있다.
지구의 역사를 제대로 차분하게 알고 싶다면 역순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책에 나온 순서로 읽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평소의 관심 분야였던 미토콘드리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챕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38억년 전에 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라고 불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의 등장 이후 루카에서 세균과 고세균이 생겨났다. 대부분이 혐기성 세균들이던 그 시기에 배고팠던 혐기성 세균하나가 호기성 고세균 몇 개를 꿀꺽 삼켰는데 소화되지 않았다. (p313) 이후 호기성 세균과 혐기성 세균의 공생이 시작되면서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고세균은 미토콘드리아로 불린다. 호기성 세균과 혐기성 세균의 공생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세포내 소기관이 일을 하는 진핵생물이 등장한다. 약 20억년 전에 등장한 '최초의 진핵생물의 공통 조상'을 우리는 페카 FECA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미토콘드리아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

ㅡ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도 주고 섹스도 가져다 주었지만 영생을 주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명계에 존재하지 않던 죽음을 처음 발명했다. p321



사실 최초의 죽음은 개체의 죽음이 아니라 세포의 자멸 (apoptosis) 였다. 개체 안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는 방식으로 세포의 자멸은 진행된다.
이 죽음이 생김으로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형질들이 제거되었다.
즉 미토콘드리아가 발견한 죽음은 단순한 종말이 아니다.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만들어진 죽음은 유전자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한 생명의 연속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무려 20억년의 기간 동안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사멸을 이끌어 개체의 건강을 유지하고 개체의 죽음을 이끌어 개체군의 건강을 지켜준다. 이 작은 세포 소기관이 해내는 일은 언제나 대단하다는 감탄이 든다.



현대 인류에게 SLC16A11 유전자는 네안데르탈인에게 받은 것이다. 이 유전자는 당뇨와 남성형 탈모유전 그리고 비만을 불러일으킨다.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인을 제외하면 전 세계 인류에겐 1~4% 정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당뇨와 비만이라는 유산만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것은 아니다. 면역반응도 네안데르탈인에게 받았고 FOXP2 라는 언어 유전자도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받았다.

우리보다 덩치가 더 크고 언어도 사용하던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이유를 저자는 작은 사회만 구성한 결과 생기는 사회성의 부족과 짧은 기대수명 탓에 유년기가 짧은 것에서 원인을 찾는다.

ㅡ네안데르탈인은 항상 작은 사회만 구성했다. 현대인에게 남아있는 자폐 유전자 역시 우리 네안데르탈인이 남겨준 것이다.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 사회성도 상당히 떨어진다.....특히 유년기가 짧다는 것은 우리 네안데르탈인에게 치명적이다. 유년기는 정말 중요한 시기다....안전하게 머물면서 복잡한 사회 규칙을 배우고 생존 전략을 깨닫고 놀면서 창의력을 키우는 시기다. 창의력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별난 아이디어가 아니다....창의력이 생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놀아야 한다. p152~154 요약 발췌

이정모관장님은 강연 때마다 아이들을 놀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정말 자주 하시는데 이 구절을 읽으며 강의하시던 모습도 떠올랐다.
창의력의 부족은 바늘귀가 있는 바늘을 발명하지 못 하게 했다. 바늘귀가 있는 바늘이 없던 네안데르탈인들은 빙하기에 취약했다. 팔다리를 가릴 옷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멸종하고 호모 사피엔스만 남은 것이다.

많이 놀아야 제대로 생각하고 창의력을 꽃피울 수 있다는 관장님의 하소연에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교육관을 바꿨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한다.

더불어 펭귄과 바다표범,고래와 산호초들이 지상위의 생명체들을 위해 바다의 산성화를 막으면서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거하는지가 생생하게 전달되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지상위의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바다표범이나 고래가 바다에서 응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상어가 네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종이며 생태계의 핵심종이란 설명은 신기하기도 하고 기회주의자적 행동이 생존을 도왔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역시 과학과 자연에 인간적 윤리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한번 더 생각했다.

사실 몸집이 작은 공룡이 더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음에도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 트라이아스기의 최고 포식자였다는 포스토수쿠스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공룡이다.
포스토스쿠스는 고생대 페름기에 등장해 중생데 트라이아스기까지 존재한 동물그룹인 아르코사우루스(지배하는 파충류)였다.
이 공룡이 살던 시대는 빈번한 화산활동으로 산소 농도는 낮고 기후 변동이 잦고 온도는 높았다. 이런 환경에서 환경에 적응하여 해부구조까지 변화시키는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포스토스쿠스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구조는 신선하며 재밌었다. 자신과 디노사우루스(공룡)을 분리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조금 낯설었다. 모두 같은 공룡으로 퉁쳐서 이야기하던 습관이 조금은 미안해진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거대한 공룡들은 새로 변화해서 현재 우리 곁에도 남아있다.

ㅡ 슬프다. 고요 속에서 나는 우리 종족의 지배력이 사라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공룡은 놀라운 적응력과 끊임없는 추진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때 우리의 포효가 가득했던 풍경이 이제는 공룡들의 짹짹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우울하지만 공룡들의 변화에 존경을 표할 수 밖에 없다. 고백한다. 나는 공룡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다. 질투가 질투에 머물렀다는게 우리가 몰락하는 원인이다. 질투는 나의 힘이 되어야 했다. p231

사실상 화성의 테라포밍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화성은 지구와 내부 구조가 달라서 지구처럼 내부 자기장을 만들지 못한다. 화성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들을 막을 수 없기 떄문이란다. ]

늙음은 인간 만의 특징이다. 야생동물들은 늙기 전에 자연사한다. 자연사라는 것은 잡아먹혀 죽는다는 걸 뜻한다. 사람만이 늙기 때문에 사람은 자연사가 아닌 병사를 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며 자연의 역사,자연사는 멸종의 역사라고 말한다.
이 책과 같은 자연 역사서를 읽고 자연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인류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지속 가능할 지를 따져보기 위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업하다보면 왜 우리가 이걸 배우냐고 묻는 학생들에게 멋지게 해줄 말을 알려줘서 감사하기도 했다.

책에 실린 모든 내용을 따로 정리해서 두고 싶을 만큼 환상적인 책이었다.
표지에 " 소설보다 재미있고 다큐보다 감동적이다'라고 쓰여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ㅡ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다. (p184)
ㅡ 모든 생물은 생태계의 틈새 하나를 맡아 자기 삶을 산다. (p95)

부디 인류세의 강은 건너지 않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찬란한멸종 #이정모 #다산북스
#거꾸로읽는_유쾌한_지구의_역사
#털보관장님 #자연사는_멸종의역사 #변화와혁신
#책읽는과학쌤 #네이버블로그_#콜라에취한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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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반도체 혁명 - 반도체 소재의 발견부터 트랜지스터 발명까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10
정완상 지음 / 성림원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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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다. 그런 대한민국의 대표 수출품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분야다.
그래서인지 언제가 부터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반도체의 기본적인 구조가 실리기 시작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주요 수출품이라지만 응용과학을 교과서에 실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했다.

" 반도체 혁명" 이란 제목의 책은 그런 이유로 호기심을 끌었다. 물리를 몹시 사랑하는 정완상 교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라는 응용물질이 탄생하기 까지의 과정과 반도체 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분야들을 이 책에서 함께 설명하고 있다.
대화체의 내용으로 비교적 읽기 편하게 책은 구성되었고 뒤에는 아인슈타인 등 쟁쟁한 학자들의 실제 논문이 실려 있다.


대화체를 사용하긴 했지만 수식이 자주 등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뒤에서는 과학수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자들도 안내해준다.


굉장히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여러 군데에서 보이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어렵다.
수식을 최대한 절제하고 집필한 물리 분야 입문서도 만만치 않은데 응용분야를 다루는 만큼 수많은 수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수식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말고, <알아 볼 수 있고 읽을 수 있을 만큼만 > 읽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반도체가 중심인 책이니 반도체의 발전 위주로 정리해보자면 제일 먼저 고체에 대한 설명이 있다.

먼저 재료적 특징에 따라 금속과 비금속 그리고 세라믹으로 구분한다.

다시 고체는 전기적 특성에 의해 도체(전기를 통하는 물질)과 부도체로 구분되었다.
1729년 영국의 스티븐 그레이라는 사람이 도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적인 전기 저항성이 있는 물질을 반도체라고 부르는데 도체, 부도체와 달리 반도체는 온도가 상승하면 전기 저항이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ㅡ 콜라과학쌤 설명 )
반도체의 주요 소재는 실리콘과 저마늄이다.
실리콘은 베르셀리우스가 발견했다.
베르셀리우스는 스웨덴의 과학자로 현재 사용하는 원소기호를 제안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라부아지에와 게이 뤼삭처럼 교과서에도 이름이 실리는 쟁쟁한 과학자들도 화합물에서 실리콘을 분리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었다. 1824년에서야 베르셀리우스애 의해 인류는 순수한 실리콘을 얻을 수 있었다.
반도체의 또다른 주요 재료인 저마늄(게르마늄)은 독일의 빙클러가 발견했다고 한다.

이 후 양자역학을 고체 물리에 적용한 블로흐,크로니크,페니, 윌슨의 연구 덕분에 도체와 반도체 그리고 부도체의 원리를 알아내게 되었다.
고등학교 물리학 1에서도 위 그림을 볼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에서 배우게 되는데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는 전도대의 전자들을 자유전자라고도 부른다.
(순수하게 실리콘(또는 저마늄)으로만 이루어진 순수 반도체에 의도적으로 다른 원소를 첨가하는 것을 도핑 (doping)이라고 부른다. 도핑과정을 거쳐서 불순물 반도체가 될 경우 반도체보다 도체에 가까워지게 된다.
실리콘과 저마늄은 14족 원소인데 13족을 도핑하면 전자가 하나 부족한 양공이 발생하여서 +전하 운반체인 n형 반도체가 된다. 반대로 15족 원소를 도핑하면 -전하 운반체인 p형 반도체가 된다 - 콜라과학쌤 설명)


다이오드diode는 두 개의 단자를 가진 전자부품이다. 한 쪽에 낮은 저항을 다른 한쪽에는 높은 저항을 둬서 전류가 한쪽으로만 흐르도록 하는 "정류효과"를 가진 부품이다. 열에 의해서 전극에서 방출된 열전자를 이용한 열전자 다이오드는 1800년대 말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반도체 다이오드가 등장하는데 1874년이었다. 브라운관을 발명한 독일의 브라운이 화합물 반도체를 이용해서 만들어냈다.
또한 미국의 러셀올이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도 실리는 p-n 접합 의 정류현상을 발견하고 최초의 반도체 다이오드가 만들어졌다.

정류현상은 바람직하지만 진공관을 사용하면 몸집이 커져야만 했다.
이 때에 전자제품들을 소형화시키는 기술이 소개된다. 트랜지스터다.
트랜지스터는 바뀜을 뜻하는 trans와 저항을 뜻하던 resistor가 합쳐진 단어로 전자회로에서 증폭이나 스위칭을 담당한다.
이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낸, 바딘,쇼클리 , 브랜튼을 "트랜지스터의 삼총사"로 불린다.
그 이후 잭 킬비와 로버트 노이스는 집적회로까지 만들어서 지금까지 이른다.


에디슨이 열전자 방출현상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고 반도체의 역사에 우리나라의 강대원 박사님이 계셔서 반갑기도 했다.
강대원 박사님 덕분에 우리 나라가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대단한 플레밍이 맥스웰의 전자기학 강의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는 설명에는 플레밍이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이 통계역학의 창시자 중의 한명이라는 설명에는 천재의 한계는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도 남겼듯이 물리학과 2, 3학년 정도의 학생에게 맞춰진 책이다. 간만에 매우 반듯하게 정자세로 과학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각종 방정식들은 추억보정의 효과로 처음엔 반가웠지만 아주 열심히 읽지는 않았음을 고백한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논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허접한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았다. 그 논문을 쓰는데도 엄청나게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논문을 많이 쓰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내 학문적 역량의 부족문제가 더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빛나는 결과물을 가진 논문을 만들어낸 모든 과학분야의 영웅들에게 존경을 보내고 싶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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