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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평점 :
올해 두번째 만나는 이정모관장님의 신간이다.
참 열일하신다는 느낌과 부지런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주 책을 내시면 내용이 겹칠만도 한데 주장하는 내용은 일관되지만 내용은 중복되지 읺아서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정모관장님은 세상을 명랑하게 살기위해 과학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판단을 내릴 때의 기준이 느낌이 아닌 크기와 숫자가 되어야 한다는것이다.
ㅡ "요즘 기후가 변했어. 봄과 가을이 아예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틀린 말이다. 일제 강점기(1912~1940)와 요즘( 1991~2020)을 비교하면 추운겨울은 22일 줄고 시원한 가을은 4일 줄었으며, 더운 여름은 20일 늘고 따뜻한 봄도 6일이나 늘었다. 봄과 가을은 없어지고 있지않다. <서문> 에서
이런 기조를 가진 책은 4부 , 58가지 주제를 가지고 즐겁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메시지들을 전하고 있다.
1부의 주제는 [ 멸종을 피하기] , 지구 가열로 인한 기후위기가 인류의 멸종을 야기시킨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젠 흔한 주제고, 누구나 아는 해결책을 이정모관장님다운 근거와 예시를 들어주신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ㅡ 기후위기로 메머드 화석의 비용이 떨어졌다. 이제 동토의 땅들이 너무 많이 녹아서 예전보다 매우 많이 발굴되기 때문이다.
ㅡ 사람에게 있는 뼈 206개 가운데 106개가 오로지 두 손과 발에만 있다. (우리는 손뼈를 이용해서) 그 어떤 생명보다 많은 일을 했다. 그런데 발은 ? 오로지 발에만 우리 뼈의 4분의 1인 52개의 뼈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손뼈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발뼈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닐까? 발뼈가 아깝지 않도록, 차를 타는 대신 많이 걷자.
ㅡ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선수는 인공지능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있다. 실력은 굳이 다시 비교할 필요 없지만 에너지 효율은 한 번 따져 보자. 체스마스터들이 체스 두는 동안 소모하는 에너지를 계산했다. 체스마스터들은 1시간동안 280킬로칼로리를 소모했다. 바둑 기사는 체스 마스터보다 2배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1국은 3.5시간이 걸렸다. 이세돌은 대략 1680 킬로칼로리를 소모했다. 조코비치가 단식 경기를 3시간 치른 셈이다. 그렇다면 알파고는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했을까? 대략 5만 킬로와트시를 사용했을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보다 에너지를 5만배나 더 사용한 셈이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인공 지능의 발전 만큼이나 새로운 에너지원, 깨끗한 에너지원을 찾는데 달려 있다.
무엇보다 강력하게 정치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시작하기 전에 염려하던 점들이 실제 시작하고 나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한다.
놀토가 존재하던 시절 주 5일제가 시작되면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 미국 독립전쟁 초기 홍차를 버리면서 했을 걱정들이 결코 오늘 날의 우리를 괴롭히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주4일제 근무와 놀수의 도입 등을 주문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기에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눔의 좋은 해결책이라는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
과학발전을 주도해야 할 정부가 R&D 예산을 4조 6천억원 삭제시켰기에 우리나라에서 과학분야 노벨상은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다는 내용에선 함께 분노했다. 그 사실이 확정된 후 매우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탄식하던 최재천 교수님의 유투브 영상도 떠올랐다. 왜 성공한 과학자들이 침묵하느냐는 지적은 날카로웠다.
이 책에는 많은 날짜들이 언급된다.
2020년 2월 19일 (천리안2B ,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정지 궤도 위성 발사일) , 2021년 4월 19일 (화성에서 헬리콥터가 비행한 날)
6월 30일( 세계 소행성의 날) , 10월 15일 (세계 손 씻기의 날) 등이다. 대체로 기념할만하고 중요하고 좋은 날들인데 결이 조금 다른 날이 있다.
바로 9월 1일 일본 돌고래의 날이다.
매년 일본 다이지 마을의 어부들이 9월 1일부터 6개월동안 대규모 돌고래 학살을 한다는 것이다.
다이지 마을의 돌고래 사냥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사냥이 진행된다고 한다.
작살과 덫으로 , 시각과 정착을 자극해서, 떼몰이를 해서 사냥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된 동물들은 들여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멋진 시민운동인데 이런 결과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더불어 제돌이의 방사에 최재천교수님의 연구팀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최재천 교수님의 열정은 항상 놀랍다.
3장의 지혜로워지기 편을 읽다가 정말 빵 터진 대목이 있었다. 11월의 신부와 신랑에게 전하는 주례사같은 글이었다.
허락보다는 통보가 빠르고 용서가 쉽다는 내용이었다. 이글을 읽으실 사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3챕터의 [지혜로워지기]였다.
마약에 중독된 뇌는 뇌의 구조마저 바뀌었다거나 네이처지가 다윈을 홍보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출발했다거나 골드버그라는 용어가 아주 간단한 일을 복잡한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형용사로 쓰인다는 설명은 지식추구형 인간인 나에게 굉장히 재밌게 다가왔다.
물론 이정모 관장님이 이 내용들을 설명한 건 다른 목표다.
골드버그를 이야기하며 젠더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하고 사용한 진보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기억하고, 중독은 뇌의 질환이므로 사회가 고칠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밌게 읽은 주례사도 3챕터의 내용이다.
현재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다. 역사의 긴 시간 속에서 매우 드문 태평성대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정모관장님은 이야기한다. 대학생이 되는 따님에게 세상이 우리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팩트풀니스]를 권하기로 했다는 관장님은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추구하지 말고 평화를 추구하라.
평화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상식일 것이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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