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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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좀 의아했어요. 위대한 예술가와 훔친다는 말이 어쩐지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다빈치나 피카소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화가들은 남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유명한 예술가들도 다른 사람의 작품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가져왔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미술을 잘 모르는 제게는 그 자체로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 가장 먼저 생각이 달라졌던 것은 예전에는 다른 작품을 참고하는 일이 지금처럼 독창성을 해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그림이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림뿐 아니라 글이나 음악도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지기는 정말 어렵죠. 사람은 누구나 이전에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건 배우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는 상식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천재 예술가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들어낸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세상은 더 엄격한거 같아요...

다빈치가 스승 베로키오의 공방에서 그림을 배웠다는 이야기도 눈길이 갔습니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진 그림에서 천사의 모습이 다른 인물들과는 조금 다르게 표현되었다는 설명이 재미있었습니다.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곁에서 배우고, 이미 만들어진 작품에 자신의 손길을 더하며 성장했다는 사실이 조금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빈치라고 하면 워낙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접하니 그에게도 배우고 익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정말 새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카라바조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의미에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제자를 직접 가르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지만, 다른 화가들이 그의 작품을 보면서 기법을 배우고 자신들의 그림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그 사람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며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림 한 점이 만들어진 뒤에도 또 다른 그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었습니다. 피카소에 관한 부분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피카소는 워낙 독특한 그림을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역시 미술 교육을 받으며 옛 거장들의 작품을 따라 그렸고, 여러 미술 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피카소의 독창성도 다른 사람의 작품을 전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보고 배운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나왔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르셀 뒤샹이 모나리자 엽서에 콧수염을 그려 넣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명화에 장난을 친 것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이야기된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것을 얼마나 훌륭한 예술이라고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다만 기존의 그림을 아름답게 다시 그리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작품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도 예술의 한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어디까지가 참고이고 어디서부터가 베끼기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책 제목에서는 '훔쳤다'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소개된 사례들은 배우고 영향을 받는 일부터 의도적으로 기존 작품을 변형하는 일까지 꽤 다양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례를 같은 의미의 도둑질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가져왔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다르게 만들었느냐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미술이 한 나라나 한 시대 안에서만 발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일본의 목판화에서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등장하고, 고대의 표현이나 다른 문화권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 사례들도 책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음... 평소에는 서양의 유명 화가들만 따로 기억했는데, 이렇게 보면 서로 멀리 떨어진 문화와 시대도 그림을 통해 연결될 수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를 읽으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유명한 그림을 바라보는 제 생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림을 보면 그저 잘 그렸는지, 아름다운지, 왜 유명한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이제는 그 그림을 그린 사람도 이전에 누군가의 작품을 보고 영향을 받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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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꼭 알아야 할 경제의 핵심 ㅣ 메이트북스 슬림북 9
성우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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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을 펼쳐보니 기회비용, 수요와 공급, 금리, 물가, 환율 같은 익숙한 단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뉴스에서도 자주 듣고 평소 생활에서도 사용하는 말들이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흐... 역시... 막상 누군가 그 뜻을 정확하게 설명해 보라고 하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더라구요. 이런 생각은 처음에 들었던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인 제가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독서의 동기부여(?)로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

가장 먼저 눈길이 갔던 것은 기회비용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영화 보기, 축구하기, 시험공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야기인데, 하나를 선택하면서 포기한 다른 기회의 가치도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돈을 쓰지 않았더라도 무언가를 포기했다면 그것 역시 비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해보게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면 돈을 얼마나 썼는지는 따지면서도 그 일을 하느라 사용한 시간이나 놓친 기회는 별로 계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가끔은 돈보다 시간이 더 아까운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금리에 관한 부분에서는 '돈의 가격'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금리를 돈을 사용하는 대가라고 생각하니 의미가 좀 더 분명해졌습니다. 책에서는 10만 원을 빌리고 1년 뒤 이자 1만 원을 내는 간단한 예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저같은 어른에게는 정말 쉬운 계산일 수도 있지만, 처음 경제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설명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복잡한 숫자나 어려운 용어를 들이밀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예금과 주식의 차이를 설명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예금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고, 주식은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권리라는 설명... 음... 투자에 관심을 갖다 보면 어느 종목이 오를지,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먼저 눈길이 가기 쉽죠. 그런데 그보다 앞서 내가 돈을 어디에 넣고 무엇을 갖게 되는지부터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10대부터 제대로 배워두면 나중에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도 조금은 신중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르면 원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환율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뉴스를 볼 때, 환율이 올랐다는 말을 들으면 숫자가 커졌다는 사실에만 신경 쓰기 쉬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가격을 표시한 것인지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즉, 책에 나온 설명처럼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하니 복잡할 것도 없더라구요.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노동권, 경제적 불평등, 인공지능과 미래 일자리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기업이 이익을 내는 과정에서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은 경제를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문제로만 보지 않게 해줍니다. 다만 55가지 개념을 담은 책이다 보니 각각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분량상 한계는 보이는 듯했습니다. 경제 문제의 복잡한 현실까지 모두 이해하기보다는 처음 개념을 익히고 관심을 갖는 출발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알맞아 보였습니다. 책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요즘 학생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도 경제를 배웠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시험을 위해 용어를 외웠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경제용어가 무엇인지 외워서 아는 것과 실제 생활에서 선택할 때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다른 일인데 말입니다. ^^

'10대가 꼭 알아야 할 경제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경제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기본적인 생각의 틀을 만들어주는 책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저 역시 익숙한 용어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쉬운 것을 정확히 아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목에는 '10대'가 들어가 있지만 경제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어렵다고 느끼는 저같은 어른에게도 부담 없이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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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솔로몬 - 오늘을 빼앗긴 당신에게 건네는 3,000년 지혜의 인생 처방전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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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솔로몬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두 여인과 아기를 둘러싼 유명한 재판 이야기였습니다. 지혜로운 왕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지혜가 지금 살아가는 저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초역 솔로몬'은 성경 속 솔로몬의 가르침이자 77가지 지혜의 조각들을 오늘날의 이야기로 풀어낸 책입니다. 처음에는 오래된 교훈을 모아놓은 책이겠거니 했는데, 읽다 보니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의외로 마음에 남았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갔던 것은 솔로몬이 신에게 부나 권력이 아니라 '듣는 마음'을 구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정작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에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 이야기할 때 속으로는 이미 대답할 말을 생각하거나,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 생각부터 꺼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제대로 듣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워낙 유명해서 새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에 나온 솔로몬의 반지 이야기를 보니 이 말이 힘든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이 잘 풀릴 때도 지금의 기쁨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힘들 때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상태가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부분은 새삼 재미있게 읽혀졌습니다. ^^

욕망을 구멍 난 항아리에 비유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무리 물을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항아리처럼 사람의 욕심에도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주식투자할 때 특히 그러는데요. ^^ 어쩌다 투자한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르겠지하고 기다리다가 원래 기대한 수익을 놓치는 경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도 대부분 그런 경우죠. ^^;;; 휴우... 막상 생활하다 보면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욕심을 모두 버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어디까지가 필요한 것이고 어디서부터는 그저 더 갖고 싶은 마음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투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의외였습니다. 한곳에 전 재산을 걸었던 상인과 여러 곳에 나누어 투자했던 상인의 이야기는 요즘 주식투자를 생각해봐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실제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만, 큰 수익만 바라보다 위험을 잊기 쉽다는 점은 지금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했습니다. 특히 투자할 때는 평소보다 욕심과 불안이 더 쉽게 커지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조금 더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앞서 제 주식투자습관과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여서 그랬던거 같아요. ^^

음...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지나치게 반듯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욕심을 줄이면 마음이 편해지고, 진실하게 행동하면 결국 진실이 밝혀진다는 이야기는 듣기에는 좋지만 현실이 늘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으니까요. 책 중반에 토지 소유권 다툼 관련해서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실제 세상에서는 정직한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정직하게 살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좋은 가르침을 안다고 해서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헛되고 헛되다'는 말은 예전에는 조금 허무하게 들렸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결국 모든 것이 헛되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애쓰며 살아야 하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 말을 인생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언젠가 사라질 것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는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젊을 때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는 요즘... 이런 말이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무엇을 더 이루어야 할지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누리며 살지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은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표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겠지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고맙다는 말이나 따뜻한 말 한마디를 아끼면서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 바라는 것도 조금 이기적인 일일 수 있습니다. 거창한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말 한마디부터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강하게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가르침이 전부 새롭거나 특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청하고, 욕심을 줄이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라는 말들은 살아오면서 여러 번 들어본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평소 잊고 지내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제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죠... 아마 며칠 지나면 또 조급해지고,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는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 그래도 그럴 때 솔로몬의 반지에 새겨졌다는 말을 한번 떠올려보려 합니다. 좋은 일에도 너무 들뜨지 않고, 힘든 일에도 너무 오래 매달리지 않는 것.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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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통증의 착각 세트 - 전2권 ㅣ 통증의 착각
조성형 외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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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통증의 착각'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이상했습니다. 통증이 착각이라면 지금 아픈 사람의 고통도 실제가 아니라는 뜻인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픈 사람에게 통증이 착각이라고 말하는 건 왠지... 좀 너무 쉽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착각'은 제가 생각했던 그런 뜻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제가 가장 신기하게 느낀 것은 아픔을 느끼기 전에 뇌가 먼저 아픔을 예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몸에서 느끼는 것만으로 통증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아팠던 기억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어디가 아프면 그 부위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통증이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는 것은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검사에서는 괜찮다는데 계속 아프다'는 이야기를 가끔 들었던 기억도 났습니다. 예전에는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왜 계속 아픈지 의아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적어도 그런 통증을 단순히 예민해서 그렇다거나, 혹은 마음의 문제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통증과 움직임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처럼 한번 허리를 심하게 아파본 사람이라면 허리를 숙일 때 자신도 모르게 겁부터 날 수 있습니다. '또 아프면 어떡하지'하는 생각 때문에 몸을 움츠리고 움직임을 피하게 되는 모습은 특별히 어려운 의학 지식이 없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죠. 저 역시 어디가 아프면 그곳을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편이라 조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현재의 새로운 경험이 과거의 통증 기억을 바꾼다'는 내용이 눈에 오래 남았습니다. 회복이라는 것을 저는 그동안 아픈 곳이 낫고 통증이 없어지는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새로운 움직임과 감각을 다시 경험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래... 안 아픈 경험을 다시 쌓는 것도 회복일 수 있구나.' 이 정도로 이해하니 오히려 저에게는 쉽게 와닿았습니다.

물론 읽으면서도 조금 조심스럽게 받아들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통증은 예측이다'라는 이야기를 처음 접하다 보니 정말 통증을 이렇게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몸에 실제 문제가 있어서 아픈 경우도 당연히 있을 테니, 어디가 아플 때마다 '뇌가 그렇게 생각해서 아픈 거야'라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책의 내용을 정답처럼 받아들이기보다는 통증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부분은 쉽지 않았습니다. 뇌의 여러 명칭이나 네트워크, 예측에 관한 이론들은 한번 읽는다고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억지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통증에는 지금의 몸 상태뿐 아니라 예전의 경험이나 감정, 움직임도 관계가 있을 수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면서 따라가다보니 훨씬 편했습니다. 책을 보면서 제일 많이 달라진 것은 통증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전에는 몸이 아프면 거의 자동으로 '어디가 잘못됐지?'라고 생각했어어요. 이제는 거기에 하나를 더 붙여볼 것 같습니다. '혹시 예전에 아팠던 경험 때문에 내가 더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프다면 먼저 제대로 확인하고 치료받아야겠지만, 통증을 바라보는 생각의 폭은 조금 넓어진 것 같습니다. ^^

'통증의 착각'을 읽고 제가 얻은 것은 통증에 관한 어려운 의학 지식이라기보다, '아프다'는 것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 때문에 '통증이 착각이라고?'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고 나서는 오히려 제가 통증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평소 너무 익숙했던 '아프다'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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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세대 - 초고령사회를 읽는 법
이동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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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처음 '거부세대'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무언가에 화가 나서 계속 '싫다!'고 말하는 세대를 뜻하는 줄 알았습니다. ^^;;;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거부는 조금 달랐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가 미리 정해놓은 자리에 들어가기를 거부한다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나는 김부장이 아니다', '나를 시니어라고 부르지 마라', '나는 경로당에 가지 않는다' 같은 내용들을 보고 나니, 이 제목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특히 '자기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 어느 순간 이름보다 직급으로 불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런데 퇴직하는 순간 그 직함이 사라집니다. 처음에는 자유로울 것 같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그럼 나는 이제 뭐라고 나를 소개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말하는 '이름의 귀환'이라는 표현이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나를 시니어라고 부르지 마라'는 이야기도 처음에는 조금 유난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시니어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청기를 예로 든 부분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능이 필요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순간 '노인'으로 보일까 봐 꺼리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에 맞춰 배려해준다면서 오히려 그 사람을 나이라는 틀 안에 먼저 넣어버리는 경우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니어 시설을 짓지 말고 시니어가 오고 싶은 공간을 지어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릎이 불편한 사람에게 편리하면서도 그것을 '노인을 위한 배려'라고 크게 써붙이지 않는 공간... 생각해보면 꼭 노인에게만 좋은 것도 아닙니다. 계단이 적고 걷기 편하고 서비스가 친절한 곳이라면 저라도 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나이를 앞세우기보다 그냥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이 세대를 '평생을 표준 규격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는 잠시 멈추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기에 공부하고 취업하고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키우며 살아왔는데, 정작 인생 후반에 와서는 처음으로 정답지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그러니 '나는 은퇴하지 않는다'는 말도 무조건 직장을 계속 다니겠다는 뜻으로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일을 완전히 놓을지, 다른 일을 시작할지, 조금 덜 일할지까지 이제는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물론 1964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난 954만 명이 모두 이런 생각을 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같은 나이라도 경제적인 형편이나 건강, 가족관계,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를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거부세대'라는 말을 그 세대 전체의 성격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이 나이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 하나를 바라보는 저자의 방식 정도로 읽었습니다.

'나는 이사하지 않는다'에서 나온 디지털 손주 이야기는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기계에게 맡기는 것 같아 처음에는 씁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자리에 기계라도 도착한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쉽게 좋다 나쁘다 말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술이 가족을 대신하는 세상이 바람직한가를 따지기 전에, 왜 그 자리가 비어 있게 됐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의 '나는 물려주지 않는다' 역시 제목만 보면 꽤 강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노년의 돈을 무조건 다음 세대를 위해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남은 삶을 위해서도 사용하려는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얼마나 쓰고 얼마나 남길지는 물론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소비의 주체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음...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제가 '노년'을 바라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저 역시 나도 모르게 나이가 들면 경로당, 은퇴, 실버타운, 상속 같은 정해진 순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된 사람들은 '왜 꼭 그래야 하지?'라고 묻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질문이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거부'라는 단어가 꽤 부정적으로 들렸는데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달라졌습니다. 무엇이든 싫다고 밀어내는 거부라기보다 남들이 나이에 맞춰 만들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거부에 가까웠습니다. 어쩌면 잘 나이 든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계속 더하는 일보다, 이제는 내 삶에 맞지 않는 정답부터 하나씩 거부할 줄 아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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