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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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서열'이라는 단어는 살면서도 조금은 거슬렸습니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봤을 텐데요. 굳이 사람 사이에 꼭 위아래를 나누어야 하나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코로나 이후 요즘 같은 개인화 중심의 세상에도 서열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서열이라는 것이 훨씬 더 일상적인 모습으로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급이나 돈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의 옷차림을 슬쩍 보고, 누군가의 말투에서 괜히 위축되고,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나를 무시한 건가?' 하고 기분이 상하는 것도 어쩌면 그 연장선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사람을 만나면서 이런 순간을 꽤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클래식을 듣는 이유는 클래식이 아니다', '누가 먼저 말을 놓자고 하는가' 파트는 제목마저도 흥미로웠습니다. ^^ 평소에는 그냥 취향이나 성격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에도 상대방에게 나를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다가도 가끔은 '나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싶어 조금 뜨끔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의 '두렵게 할 것인가, 닮고 싶게 할 것인가'라는 파트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직급이나 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특별히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르고 싶은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흐음... 지나고 보면 제 기억에 오래 남은 사람도 대부분 후자였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다는 것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인간관계를 서열로만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누가 위인지, 누가 아래인지 따지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숨은 의도까지 찾기 시작한다면 오히려 더 피곤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요...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사람들의 서열을 찾아내는 데 있다기보다, 내가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을 신경 쓰는지를 돌아보는 데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반부의 '나는 무엇에서 지면 부끄러운가'라는 부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도 없고, 모든 경쟁에서 이길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면 괜히 초조해지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면서 내 삶까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정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인데 말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 결국 이 책을 읽고 나서 서열에서 높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경쟁까지 붙잡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남의 옷, 직업, 돈, 취향을 보고 나도 모르게 판단했던 순간도 있었고, 반대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지나치게 신경 썼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상 비교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없앨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래도 한 가지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앞에서 괜히 작아지거나 남과 비교하면서 마음이 불편해질 때, 예전처럼 무조건 '내가 부족한가 보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지금 왜 이 사람의 기준으로 나를 보고 있는 거지?' 하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서열의 교양'은 제게 서열에서 이기는 법보다 굳이 모든 서열에 들어가서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몇 등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리에서 잘 살아가는 것, 그것도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요... ^^;;;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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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 2 : 행운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 - 40주년 기념판 ㅣ 더 골 (40주년 기념판) 2
엘리 골드렛 지음, 강승덕 외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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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더 골2'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였습니다.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보통은 눈앞에 드러난 현상부터 해결하려고 합니다. 매출이 줄면 매출을 늘릴 방법을 찾고, 재고가 쌓이면 재고를 줄이려 하죠. 저 역시 문제 해결이란 결국 적절한 해결책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해결책을 찾기 전에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문제의 본질인지를 먼저 살펴보라고 합니다.

'더 골2'에서 알렉스 로고가 마주하는 상황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회사들이 매각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얽혀 나타납니다. 알렉스는 각각의 문제를 따로 해결하기보다 그 문제들이 왜 발생했는지,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하나씩 찾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것이 TOC의 '사고 프로세스(Thinking Process)'. 처음에는 사고 프로세스라는 말 자체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것이 복잡한 경영기법이라기보다 문제를 보는 순서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점차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여러 현상에 바로 대응하기보다 그 현상들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문제가 사실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그 원인을 제대로 찾아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에 되었어요.

음...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평소에 둘 다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어느 한쪽을 선택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갈등을 만들어낸 전제가 정말 맞는지부터 따져봅니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전제가 틀렸다면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고도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흐... 이 부분에서는 해결책을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요. ^^ 이런 내용은 제가 실제 영업 업무를 해왔던 경험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게 만들었습니다. 영업에서는 매출이라는 결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을 때는 당장 매출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집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더 골2'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요...) 매출 부진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 여러 원인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가 고객의 문제와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 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우리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보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바라봐야 한다는 책의 관점은 영업 경험이 있는 제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말 잊지 말아야할 교훈, 아니 팩트지만 자꾸 타협하면서 가고자 하는 저에게 경각심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책은 생산뿐 아니라 마케팅과 판매, 재고와 유통, 그리고 경영의 의사결정까지 이같은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고객이 그것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기업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행운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는 부제도 다시 보였습니다. 좋은 성과를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결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이해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요...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특별한 묘수나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사고방식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전제를 한 번 의심해 보고 여러 현상 뒤에 숨어 있는 원인을 찾아보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읽고난 후, 제가 다시 생각하게 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었네요.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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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중력 - 돈을 끌어당기는 궁극의 투자
황준호 지음 / 북스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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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는 제목에 일단 이끌리는 편이 많은데요.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는 '투자의 중력'이라는 말이 조금은 추상적으로 느껴졌고, 그냥 돈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투자법을 이야기하는 책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읽다 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중력은 좋은 종목을 알아맞히는 능력보다는 오랫동안 쌓인 판단과 경험이 만들어내는 힘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수십억 원을 벌어보기도 하고 65억 원이라는 큰 손실도 경험한 저자가 결국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이야기가 의외로 오래 남았습니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앞으로 무엇이 오를까?'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저 역시 투자 관련 책을 읽으면 은근히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그런 답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질문을 조금 다르게 던집니다. 내 예상이 틀렸을 때 얼마나 잃게 되는지, 그리고 그 뒤에도 다시 투자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는데 막상 실제 투자에서는 가장 잊기 쉬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빌 황의 사례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기 판단에 대한 확신과 과도한 레버리지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케고스는 2021년 마진콜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강제매각으로 이어졌고 여러 글로벌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남겼습니다. 이 책에서 이 사례를 읽으며 투자에서 무서운 것은 단순히 '틀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틀렸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베팅해버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잃어도 되는 돈은 없다'는 대목은 조금 뜨끔했습니다. 보통 투자할 때 여윳돈이나 잃어도 괜찮은 돈으로 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저 또한 그런 생각으로 투자를 한 적도 있었는데, 저자는 그 말을 손실을 대충 합리화하는 핑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돈을 잃었으면 왜 잃었는지 돌아봐야 하는데 '원래 없어도 되는 돈이었어'라고 생각해버리면 정작 잘못된 투자 습관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돈의 크기보다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처럼 읽혔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웠었던 것은 높은 수익률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몇백 퍼센트의 수익률보다 오랫동안 시장에 남아 복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버핏과 멍거의 이야기도 결국 '대박 종목을 찾는 법'보다 '기다리는 능력'과 연결되어 보였습니다. 좋은 기회가 없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투자라는 생각은, 저같이 하루에도 수없이 가격을 확인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스코어가 아니라 시스템이 자산이다"라는 마지막 이야기였습니다. 저의 경우, 수익을 내면 내가 투자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손실이 나면 시장이 이상했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 하지만 수익금은 다시 사라질 수 있어도 내가 어떤 상황에서 조급해지고, 어떤 뉴스에 흔들리며, 왜 손절하지 못했는지를 알게 된 경험은 남곤 했었는데,  이런 기록을 쌓고 쌓여서 다음 판단을 조금씩 바꿔주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투자의 중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무엇을 살까?'보다는 '나는 어떤 방식으로 판단하고 있는가?'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투자를 오래 한다는 것은 계속 맞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틀려도 무너지지 않고 그 실패에서 무언가를 남기는 사람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높은 수익률을 만드는 방법보다 이 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돈보다 먼저 나만의 판단 기준을 쌓는 것!!! 어쩌면 그것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진짜 투자 자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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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역사 - 숫자로 묻고 세계를 증명하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스네자나 로렌스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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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수학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공식과 문제풀이가 떠오릅니다. 이미 정해진 공식을 배우고 그것을 이용해 답을 찾아가는 과목이라는 인상이 강히죠. 그런데 스네자나 로렌스의 '수학의 역사'를 읽다 보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수학도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의 질문에서 시작해 실패와 논쟁을 거치고, 어떤 문제는 몇 세기가 지난 뒤에야 다른 사람에 의해 해결되기도 했습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수학을 언어에 비유한 설명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미 물려받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새로운 표현과 문장을 계속 만들어내듯, 수학 역시 앞선 사람들이 남긴 발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은 대부분 그 과정이 빠진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나 미적분도 누가 어떤 고민 끝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보다는 공식을 익히고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이 책은 그 공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있었던 사람과 질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수학책과는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피타고라스학파가 음악의 화음에서 수의 질서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현의 길이가 2대 1일 때 한 옥타브의 화음이 만들어지고, 3대 2나 4대 3 같은 비율에서도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는 사실에서 그들은 우주 전체가 수학적인 조화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당시의 믿음과 과학적 사실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겠지만, 숫자를 단순히 계산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음악과 자연, 심지어 우주의 질서를 설명하는 것으로까지 바라보았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수학도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의외이면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삼차방정식 전쟁'이었습니다. 1548년 타르탈리아와 페라리가 수도원 정원에서 공개적으로 수학 대결을 벌였고, 유명 인사들이 이를 구경하러 왔으며 밀라노 총독이 심판까지 맡았다는 이야기는 지금 생각하면 조금 낯설기까지 합니다. 수학자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가 방정식을 더 잘 푸는지를 겨뤘다는 모습은 평소 생각했던 수학자의 이미지와는 꽤 달랐습니다. 수학의 발전도 언제나 조용한 연구 속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경쟁과 명예, 자존심 같은 아주 인간적인 감정과 함께 이루어졌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수학의 역사를 읽으면서 오히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 반대로 조금 오래 생각하게 된 것은 고대 그리스의 작도 문제였습니다. 원과 같은 넓이의 정사각형을 만드는 문제나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문제처럼 수세기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결국 19세기에 이르러 주어진 방법으로는 '풀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것이 어떻게 중요한 수학적 발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풀지 못했다'는 것과 '애초에 그 방법으로는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겠죠. 반드시 답을 찾아내는 것만이 해결은 아니며,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밝혀내는 것 역시 수학에서는 중요한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책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긴 수학의 역사를 40개의 장으로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운 인물이나 사건이 나오면 조금 더 알고 싶은데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워낙 많은 시대와 인물을 다루다 보니 세부적인 역사적 연결이 압축되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수학의 모든 역사를 깊게 공부하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수학이 어떤 질문들을 거치며 지금까지 왔는지를 처음 들여다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훨씬 크게 다가왔습니다. 저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좋은 방향성을 보여줬어요. ^^

음... 마지막 '새로운 수학의 꿈'에서 이야기가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수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거꾸로 컴퓨터와 AI가 방대한 계산을 처리하고 증명을 검증하며 수학의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실제 수학 연구에 활용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학이 앞선 사람들의 발견을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온 역사라면, 앞으로 그 과정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궁금해졌습니다.

머...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책 '수학의 역사'를 읽었다고 해서 어려운 수학이 갑자기 쉬워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 이 책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공식 자체보다 그 공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었던 사람들과 질문이었습니다. 즉, 음악에서 숫자의 질서를 발견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방정식 풀이를 놓고 경쟁하고, 수천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문제가 사실은 주어진 방법으로 풀 수 없는 문제였음을 밝혀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보니 수학도 완성된 답을 외우는 학문이라기보다 오래전 누군가가 던진 질문을 다음 사람이 이어받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숫자와 공식만 보았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우리네 사람들의 호기심과 고민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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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베이킹
김다인(머니바게트)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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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니 베이킹'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투자와 빵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 그런데 책을 보니 이 비유가 생각보다 잘 어울렸습니다. 빵을 빨리 구우려고 온도를 무작정 높인다고 맛있는 빵이 되는 것이 아니듯, 투자도 빨리 돈을 벌려고 조급해질수록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죠. 특히 첫 부분부터 단타와 테마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식을 시작하면 아무래도 오늘 얼마 올랐는지, 내일 어떤 종목이 오를지부터 궁금해집니다. 저 역시 투자라고 하면 좋은 종목을 남보다 먼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장을 이기려고 애쓰기보다 시장의 성장에 오래 올라타는 방법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S&P500을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놓고 나스닥100과 배당 ETF 등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는 구성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특히 '500개 기업이 알아서 일하게 하라'는 부분이 흥미있었습니다. 투자자가 매일 기업을 찾아다니며 사고팔지 않아도 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인덱스 투자의 특징을 꽤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더 기억에 남은 것은 '복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복리는 많이 들어본 말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복리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가 돈보다 '시간'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을 견뎌야 비로소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좋은 종목을 맞히는 능력만이 아니라 기다리는 능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후에 대한 이야기는 저의 상황과 맞닿아 조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직 은퇴가 멀었다고 생각하면 노후 준비는 자꾸 뒤로 미루게 됩니다. 하지만 책에서 굳이 20년, 30년이라는 시간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도 결국 나중에 큰돈을 한꺼번에 준비하기보다 지금부터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라는 의미로 읽혔습니다.

다만 '20년이면 손실 확률 0%'나 '머니바게트의 절대 실패하지 않는 포트폴리오' 같은 표현은 조금 조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과거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고 해서 미래 수익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좀 보수적인가요? ^^;;; S&P 500이나 나스닥 100도 큰 폭의 하락을 겪을 수 있고, 결국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사람에게 장기투자가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봤습니다. 음... 의외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마지막의 '반 파이어'였습니다.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돈 때문에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정도라면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조금 덜 거창하게 느껴졌습니다. 돈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 수단이라는 생각에도 공감했습니다.

'머니 베이킹'을 보면서 결국 투자는 굉장히 화려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자산을 고르고, 꾸준히 돈을 넣고, 세금을 줄일 방법을 챙기고, 시장이 흔들려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일의 반복에 가까웠습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빵도 반죽을 해놓고 계속 오븐 문을 열어보면 제대로 익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일 주가를 들여다보며 조급해하기보다 내가 정한 원칙을 지키면서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 '머니 베이킹'을 읽고 제가 가장 기억하고 싶은 투자법은 복잡한 종목이나 숫자가 아니라 바로 '그 단순한 기다림'이었습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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