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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서열'이라는 단어는 살면서도 조금은 거슬렸습니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봤을 텐데요. 굳이 사람 사이에 꼭 위아래를 나누어야 하나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코로나 이후 요즘 같은 개인화 중심의 세상에도 서열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서열이라는 것이 훨씬 더 일상적인 모습으로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급이나 돈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의 옷차림을 슬쩍 보고, 누군가의 말투에서 괜히 위축되고,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나를 무시한 건가?' 하고 기분이 상하는 것도 어쩌면 그 연장선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사람을 만나면서 이런 순간을 꽤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클래식을 듣는 이유는 클래식이 아니다', '누가 먼저 말을 놓자고 하는가' 파트는 제목마저도 흥미로웠습니다. ^^ 평소에는 그냥 취향이나 성격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에도 상대방에게 나를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다가도 가끔은 '나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싶어 조금 뜨끔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의 '두렵게 할 것인가, 닮고 싶게 할 것인가'라는 파트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직급이나 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특별히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르고 싶은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흐음... 지나고 보면 제 기억에 오래 남은 사람도 대부분 후자였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다는 것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인간관계를 서열로만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누가 위인지, 누가 아래인지 따지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숨은 의도까지 찾기 시작한다면 오히려 더 피곤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요...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사람들의 서열을 찾아내는 데 있다기보다, 내가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을 신경 쓰는지를 돌아보는 데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반부의 '나는 무엇에서 지면 부끄러운가'라는 부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도 없고, 모든 경쟁에서 이길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면 괜히 초조해지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면서 내 삶까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정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인데 말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 결국 이 책을 읽고 나서 서열에서 높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경쟁까지 붙잡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남의 옷, 직업, 돈, 취향을 보고 나도 모르게 판단했던 순간도 있었고, 반대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지나치게 신경 썼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상 비교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없앨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래도 한 가지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앞에서 괜히 작아지거나 남과 비교하면서 마음이 불편해질 때, 예전처럼 무조건 '내가 부족한가 보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지금 왜 이 사람의 기준으로 나를 보고 있는 거지?' 하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서열의 교양'은 제게 서열에서 이기는 법보다 굳이 모든 서열에 들어가서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몇 등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리에서 잘 살아가는 것, 그것도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요... ^^;;;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