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ㅣ 시대철학 2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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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음... 제목부터 상당히 불편한 책이었습니다. '권력', '조작', '지배', '세뇌', '악마화' 같은 단어들이 등장해 처음에는 괴벨스에게 권력을 얻는 기술을 배우라는 책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읽고 나니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이 책에서 알아야 할 것은 '어떻게 사람을 조종할 것인가'보다 '나는 어떻게 조종당하고 있는가'에 더 가까웠습니다. 특히 초반에 나오는 '자기 인생의 진실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책에서는 '너는 게으르다', '너는 운이 없다', '너는 안 된다' 같은 말을 예로 듭니다. 그런 문장들이 정말 사실인지, 아니면 부모님이나 학교, 과거의 누군가가 나에게 붙여놓은 문장인지 한번 추적해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진실을 설계한다'는 표현이 조금 위험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습니다.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지만,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생각 중에는 실제 사실이 아니라 오래 반복해서 듣다 보니 사실처럼 굳어진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읽혔습니다.

괴벨스의 사례는 그 반대편에 있는 끔찍한 경우였습니다. 1933년 의사당 방화 사건 부분을 읽으면서 특히 그랬습니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그 두려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평소라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 자유와 권리까지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당시 나치 정권은 의사당 화재를 공산주의자들의 위협과 연결해 선전했고, 곧이어 기본권을 크게 제한했습니다. 그래서 '기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요즘은 무언가를 보고 화가 나거나 억울하면 그 감정 자체가 사실을 증명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뭐... 저 역시 인터넷 기사 제목이나 짧은 영상 하나를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가, 나중에 내용을 자세히 확인해보면 처음 생각과 조금 달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감정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가 내 감정을 먼저 움직였다면, 그다음에는 '왜 내가 이렇게 화가 났지?'라고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상의 적을 악마화하여 나의 권력을 정당화하라'는 부분도 섬뜩했습니다. 나치의 선전은 유대인을 비롯한 특정 집단을 끊임없이 적으로 묘사했고, 그런 선전은 단순한 말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박해와 폭력을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했고, 그 끝에는 홀로코스트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선동은 단순히 사람을 말로 속이는 기술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해야만 내가 옳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훨씬 위험해 보였습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남의 눈치를 보는 순간 나의 지배력은 연기처럼 증발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책에서는 타인의 표정과 시선을 의식하다 보면 결국 자기 자리를 잃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치적인 선전과는 조금 떨어진 내용처럼 보이지만, 제 일상과도 연결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할까보다 '저 사람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먼저 생각하다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을 삼킨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반복'이라는 것이 조금 무서워졌습니다. 어떤 문장이 계속 눈에 들어오고 비슷한 주장만 계속 듣다 보면, 처음에는 의심했던 것도 어느 순간 익숙해진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치가 당시의 새로운 대중매체였던 라디오와 영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훨씬 빠른 속도로 저에게 들어옵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계속 추천되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고 '선동당하지 않는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았습니다. ^^;;; 오히려 '나 역시 얼마든지 속을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각과 너무 잘 맞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오히려 한 번 더 확인하고,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잠깐 멈춰볼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더불어 같은 이야기가 계속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별한 방법은 아니겠지만서도... 이런 마음가짐과 태도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한 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괴벨스는 선전과 증오가 현실의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인물입니다. 그의 선전은 실제 박해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었기에 이번 처럼 그의 사례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건 사람을 조종하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알아차리는 방법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음... 책장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것도 결국 이 질문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 믿음은 과연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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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오디세이 -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원작 대서사!!
호메로스 원작, 손길영 편저 / 스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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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디세이'라는 이름은 워낙 유명해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읽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만큼은 읽지 못했는데,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우리나라에서 천만관객을 돌파하는 등 빅히트를 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크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습니다. 저에게는 단지 외눈박이 거인과 싸우고, 세이렌의 노래를 듣고, 오랜 방랑 끝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정도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번에는 한번 오디세우스의 이야기 전반에 걸쳐 알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무엇보다 의외였던 것은 역시 이 이야기가 단순히 괴물과 싸우는 영웅의 모험담만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 무려 10년이 걸렸고(물론 트로이전쟁기간이 무려 10년이었으니 집을 떠나온 기간이 장장 20년이나 되었죠), 그동안 집에서는 아들 텔레마코스가 성장하고 아내 페넬로페가 수많은 구혼자들 사이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바다 위의 모험 못지않게 '남겨진 사람들이 보낸 시간'이 더욱 마음에 남았습니다... 특히 첫 부분에서 오디세우스가 없는 궁전을 구혼자들이 제멋대로 차지하고 재산을 축내는 장면은 생각보다 답답했습니다. 영웅은 멀리서 온갖 고생을 하고 있는데 집은 무너져가고 있고, 아들은 아직 그들을 몰아낼 힘이 없습니다. 이때부터 이야기가 단순한 귀향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디세우스라는 인물도 제가 흔히 생각했던 힘센 영웅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역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의 대결이었습니다. 몸집과 힘으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 오디세우스가 살아남는 방식은 정면 승부가 아니라 머리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인물에게는 용맹함보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머.. 힘센사람이 강한게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구요..

세이렌 장면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도 다시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유혹을 피하려면 아예 듣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할 텐데... 헐... 이 오디세우스는 굳이 그 노래를 듣고 싶어 합니다. 대신 미래의 자신이 이성을 잃을 것을 예상하고 몸을 돛대에 묶어버립니다. 저는 이 장면이 묘하게 현실적이었습니다. 유혹 앞에서 늘 의지만으로 버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 행동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 세이렌의 소리를 듣고 싶어 방책을 마련하다니... 대단한 사람이긴 하더군요... 나중의 나를 믿지 못하니 지금의 내가 미리 빠져나갈 수 없는 장치를 만들어놓는... ㅋㅋㅋ 3천 년 전 이야기인데도 이런 부분은 이상할 정도로 현대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남은 것은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온 뒤였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타카에 도착했는데도 당장 왕의 모습으로 들어가지 않고 거지로 변장한 채 상황을 살펴봅니다. 스무 해 동안 기다렸으니 마음 같아서는 바로 문을 박차고 들어갈 것 같은데, 그는 또 기다립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인내'가 단순히 고난을 꾹 참고 견디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가 올 때까지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인내였습니다. 힘이 있다고 바로 쓰지 않고, 알고 있다고 바로 밝히지 않는 모습이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을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아들 텔레마코스와 다시 만나는 부분은 모험 장면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집을 떠났을 때 아들은 아기였는데, 다시 만났을 때는 함께 싸울 수 있는 청년이 되어 있습니다. 오디세우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는 20년이었지만 아들 텔레마코스에게는 아버지 없이 자란 20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던 셈입니다.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고 우는 장면에서는 긴 모험보다 지나가버린 시간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내 페넬로페와의 재회도 비슷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돌아온 남편을 보자마자 알아보고 끝나는 이야기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페넬로페는 쉽게 믿지 않습니다. 수많은 거짓말과 속임수를 견뎌온 사람이니 어쩌면 당연했을 것입니다. 특히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올리브나무 침대의 비밀로 오디세우스를 확인하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얼굴이나 외모가 아니라 함께 살았던 사람만 알 수 있는 기억이 신분을 증명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사람의 모습은 변해도 둘 사이에 남은 기억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처럼 느껴졌습니다.

음...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는 의식하게 됐습니다. 제목이 '초역 오디세이'인 만큼 고대 서사시를 오늘 읽기 편한 이야기로 상당히 빠르게 재구성한 책이라는 점입니다. 문장이 영화 장면처럼 빠르고 인물의 감정도 분명하게 표현돼 있어서 고전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곧바로 호메로스 원전의 문장과 분위기 자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는 오히려 이 점이 이 책의 역할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름만 들어봤던 오래된 고전에 먼저 발을 들여놓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까요... 처음부터 원전의 낯선 이름과 긴 서사에 들어갔다면 저처럼 처음부터 읽지않고 패스하거나,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따라가고 나니 원래 '오디세이아'는 어떤 느낌일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 흐... 아마 원작을 정독할거 같아요... ^^;;;

다 읽고 나니, 역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그 많은 유혹과 위험을 견디는 이유도 결국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습니다. 더 편안한 곳에서 칼립소와 머물 수도 있었고, 중간에 포기할 이유도 충분했지만 계속 이타카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멀리 돌아가고 중간에 길을 잃더라도 내가 돌아갈 곳을 잊지 않는 것. 어쩌면 '오디세이'가 그렇게 오래 살아남은 이유도 괴물이나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는 이런 '돌아가는 길'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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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미녀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부자 세팅법 -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이다.
김희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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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자녀에게 돈을 많이 물려주기 위한 절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부자 세팅법'이라는 표현도 그렇고, 증여나 상속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돈이 많은 집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 하지만 책을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이 달라진 것은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니까 아직 상속이나 증여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상속세나 증여세는 자산이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문제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 한 채와 금융자산을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에서도 시간이 지나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 언젠가는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얼마를 물려줄 것인가'보다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를 좀 더 중요하게 보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은 돈이라도 아무 준비 없이 한꺼번에 주는 것과 어릴 때부터 조금씩 자신의 계좌를 관리해보고 돈이 불어나거나 세금이 생기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결과를 만들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정작 돈을 받은 아이가 그것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큰돈이 꼭 좋은 선물만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밥상머리에서 시작하는 세금 교육'이라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주식 계좌 하나 만들어주는 것보다 왜 돈을 모으는지, 세금은 왜 내는지, 투자해서 얻은 수익에는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책에 나오는 여러 절세 방법들은 조금 조심스럽게 읽게 됐습니다. 세대생략 증여, 부담부증여, 부모 자식 간 차용, 배우자 증여, 가족법인처럼 이름만 들어도 복잡한 방법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것 같습니다.  가족 구성이나 보유 자산, 시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으니 책에서 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이런 선택지도 있다는 정도로 먼저 알아두는 편이 어쩌면 저에게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의 지식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아가 '일찍, 나눠, 기록, 점검'이라는 방향은 복잡한 세법을 잘 모르는 사람인 저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자녀에게 돈을 주고도 나중에 무엇을 언제 얼마나 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끼리 주고받은 돈이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은 조금 귀찮더라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0세부터 60세까지 나누어 설명한 구성도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를 위한 책인데 왜 60세까지 다룰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녀가 마흔, 쉰 살이 되어도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재산 이전과 상속 문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부의 이전이라는 것은 한 번 돈을 주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시간과 연결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부에 가면 오히려 자녀보다 부모 자신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부모님의 자산을 정리하고, 병원비와 간병비를 준비하고, 자신의 노후와 자녀 증여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재산을 물려주는 문제도 결국 부모 자신의 노후가 먼저 안정되어 있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를 위해 무리해서 증여하다가 정작 부모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순서가 바뀐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에게 얼마를 줄 수 있을까?'보다 '내 아이에게 무엇을 준비시켜야 할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돈을 많이 남겨주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돈이 어디서 생기고 어떻게 불어나며 세금은 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더 오래가는 자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세금을 다루는 지식'이라는 것도 결국 세금을 피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자기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능력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음... '절세미녀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부자 세팅법'을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특별한 절세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내 아이에게 돈만 주는 것과 돈을 다룰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부모인 제가 평생 모은 재산은 언젠가 줄어들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일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돈과 세금, 투자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습관을 만들어준다면 그것은 꽤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서는 정말 좋은 배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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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초보 탈출 - 이론부터 실전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경매 입문서
안진희 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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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동산 경매라고 하면 저는 먼저 '시세보다 싸게 집을 사는 방법'이라는 생각부터 했습니다. 뉴스나 인터넷에서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낙찰받았다는 이야기를 가끔 접하다 보니, 경매의 핵심은 좋은 물건을 싸게 찾아내는 데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경매 초보 탈출'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책은 싸게 낙찰받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일을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경매 책이라면 어떻게 좋은 물건을 찾고, 얼마에 낙찰받아 수익을 낼 것인지를 먼저 이야기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는 입찰을 멈춰야 하는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경매를 어렵게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용어인 것 같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 말소기준권리, 대항력, 우선변제 같은 말이 연이어 나오면 저 같은 초보자는 시작부터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 책을 처음에 잠시 훑어봤을 때도 솔직히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경매 절차를 먼저 살펴보고, 필요한 서류를 알아본 다음 권리분석과 가격 분석, 현장조사와 명도, 자금 계획으로 넘어가는 구성을 따라가면서 적어도 무엇부터 공부해야 하는지는 조금 감이 잡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은 '초보자에게 가장 큰 수익은 잃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투자를 생각할 때 주로 얼마를 벌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매는 낙찰받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임차인의 권리를 잘못 판단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수리비나 명도 비용이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세금과 이자까지 생각하면 처음 계산했던 금액과 실제로 들어가는 돈이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싸게 샀다는 사실만 보고 좋아할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대 입찰가격을 미리 확정해두라'는 부분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실제 경매 법정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여러 사람이 경쟁해서 가격을 써내는 상황이라면 조금만 더 쓰면 될 것 같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몇백만 원 차이로 물건을 놓치면 괜히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한 번, 두 번 금액을 올리다 보면 처음 계산했던 수익률과는 전혀 다른 투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현장에서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계산한 기준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 정말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경매에서는 상대방과 경쟁하는 일보다 자기 욕심을 조절하는 일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낙찰 이후에 들어가는 돈이었습니다. 저는 낙찰대금과 세금 정도만 생각했는데, 책에는 점유 정리부터 공과금, 청소, 수리,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비용도 나옵니다. 하나하나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모두 합치면 제법 큰돈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잔금 이후에 생길 변수까지 감당할 여유를 남겨두어야 한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돈으로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는가'보다 '예상 밖의 일이 생겨도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계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경매를 실제로 하게 된다면 수익률을 조금 낮게 잡더라도 여유자금을 남겨두는 편이 저에게는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대출에 대한 부분도 비슷했습니다. 낙찰을 받고 나면 필요한 만큼 당연히 대출이 나오겠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대출 규제나 DSR, 낙찰가와 감정가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예상 대출액을 최대한으로 잡아놓고 입찰하는 것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낙찰은 받았는데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경매에서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이유가 이해됐습니다.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나오는 '경매 실력은 공부한 시간이 아니라 끝까지 분석한 횟수만큼 늘어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매 용어를 아무리 많이 외워도 실제 물건 하나를 놓고 등기사항증명서와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를 직접 살펴보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책 속의 문자로만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고 당장 경매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실제 경매 물건 하나를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을 다 읽으면 어느 정도 '경매 초보를 탈출'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오히려 경매가 생각했던 것보다 확인해야 할 것이 많은 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경매가 전보다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막연히 무서웠던 것들이 하나씩 확인해야 할 항목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흐... '경매 초보 탈출'은 저에게 경매를 바라보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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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으로 은퇴하라! - 월급날 단 5분으로 ETF 월배당 500만 원 만들기
자본주의학교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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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월배당으로 은퇴하라!'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솔깃했습니다.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직장인 입장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볼 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월배당 500만 원'이라는 숫자가 워낙 크게 보이다 보니 정말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가능한 이야기인지부터 궁금했습니다. ^^

책에서 가장 먼저 와닿은 것은 월급과 자산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월급은 내가 일해야 들어오지만, 자산은 내가 자는 동안에도 움직인다는 표현이 단순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조금 서글프게 들리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근로소득의 일부라도 꾸준히 자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월급날 5분"이라는 방식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매달 시장을 분석하고 어떤 종목을 살지 새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한 원칙과 비중에 따라 반복해서 투자한다는 방식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좋은 종목을 한 번 맞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는 일이라는 말도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투자할 때 시장이 오르면 사고 싶고, 떨어지면 괜히 불안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매달 새롭게 판단하지 않도록 구조를 만들어두면 감정에 덜 흔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을 줄이면 실수도 줄어든다'는 식의 접근이 오히려 저와 같은 바쁜 직장인에게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월배당 ETF에 관한 부분도 관심이 갔습니다.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은 특히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다만 월배당이라는 말만 보고 마치 매달 공짜 돈이 생기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레버리지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조심스럽게 읽었습니다. 책에서는 소득이 안정적이고, 현금이 부족하지 않으며, 강제 청산 위험이 없다는 조건 아래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하락장을 버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좌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키려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오히려 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은 현금 비중과 대응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현금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돈으로 보지 않고,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사용할 수 있는 여유로 보는 시각이었습니다. 모든 돈을 투자해놓고 하락장이 오면 불안해지는 것보다, 처음부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두는 편이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사회초년생, 맞벌이 부부, 외벌이 직장인, 은퇴 준비자처럼 상황별로 포트폴리오를 나눈 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ETF라도 나이와 소득, 가족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남이 좋다고 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내 생활비와 투자 기간을 먼저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월배당 500만 원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바로 생겨난 것은 아니었니다. 오히려 그 숫자보다 월급의 일부를 매달 자산으로 옮기는 습관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17년 동안 같은 원칙을 반복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 결과보다 시간이 먼저 보입니다. 월배당 500만 원이라는 현재의 모습만 보면 멀게 느껴지지만, 결국 시작은 월급날 일정 금액을 떼어 투자하는 단순한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월배당으로 은퇴하라!'를 읽고 가장 기억에 남은 것도 특별한 ETF 이름이 아니라 '매달 멈추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투자도 운동이나 저축처럼 한 번 크게 하는 것보다 오래 이어가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음... 저에게는 은퇴를 서두르게 만드는 책이라기보다, 지금의 월급을 그냥 소비하고 끝낼 것인지 아니면 조금씩 미래의 월급으로 바꿔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 책에 가까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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