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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폐업할 것처럼 팔아라
김종언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다소 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지금 당장 폐업할 것처럼 팔아라?'라니... 너무 극단적인 말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읽다 보니 단순히 자극적인 표현이라기보다, 실제로 무너져 본 사람이 던지는 질문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오늘 하루 살아남지 못하면, 장기전이라는 미래도 없다"는 첫 장이 괜시리 불편하게 남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엑시트 Exit: 가짜 나로부터의 탈출'을 시작으로, 2부 '리브랜딩 Revranding: 나를 다시 이해하기 시작하다', 3부 '플레이어 Player: 구경꾼처럼 살지 않기 위해', 4부 '완성 Destiny: 내가 만든 테두리 밖의 세상을 리뷰하다', 그리고, 마지막 5부 '서사 Narrative: AI 시대, 당신의 고통은 가장 비싼 자산이 된다'로 마무리 되죠.
읽는 내내 느꼈던 건, 이 책이 흔한 성공담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은 어떻게 하면 잘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오히려 무너졌던 시간, 그리고 그 이후에 무엇을 다시 봤는지에 더 많은 이야기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실패나 붕괴를 단순한 과정으로 넘기지 않고, 그걸 다시 해석해가는 흐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부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늘 하루 살아남지 못하면 장기전이라는 미래도 없다'는 메시지였습니다.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내일을 기다리지 말고, 오늘의 손님에게 인생을 걸어라'는 표현도 비슷하게 다가왔고요. 이 부분은 단순히 장사를 잘하는 방법이라기보다, 일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중간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단순히 '더 열심히'가 아니라, 그동안의 방식 자체를 돌아보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거든요. 특히 ‘성실함이라는 최면에 가려진 '자기 착취'의 민낯'이라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숨이 막혔는지,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방향일 수도 있다는 질문들이 이어지는데, 읽으면서 괜히 찔리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냥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믿고 있었던 시간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실패를 실패로만 보지 않는 시선이었습니다. '실패가 아니라 해석하지 못했던 경험'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건 꽤 낯설면서도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결과 자체보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요.
후반부에서는 조금 더 명확하게 방향이 드러납니다. 구경꾼처럼 살지 말고,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반복되는데, 이게 단순한 의지 이야기라기보다는 태도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에게 선택당한다'는 부분은 읽고 나서도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선택하느냐'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이야기는 조금 더 넓어집니다. 특히 AI 시대를 언급하면서, 지식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서사가 중요해진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신의 고통이 가장 비싼 자산이 된다'는 표현은 다소 강하게 들렸지만, 동시에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저자는 실패나 고통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걸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던 것 같았습니다.
다 읽고 나서 기분이 막 좋아지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조금 불편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선택한 방향, 그리고 그냥 익숙해서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거든요. 이 책은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책이라기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에 더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런 종류의 책이었습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