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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로 이어지는 디자인 법칙 - 감각을 넘어 확실한 수익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생존법
양희선 지음 / 지콜론북 / 2026년 1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매출로 이어지는 디자인 법칙'을 펼쳤을 때, 솔직히 마음은 반신반의 했습니다. 먼저 제목부터가 너무 익숙했거든요. '매출', '법칙', '디자인'. 괜히 또 공식 몇 개 알려주고 끝나는 책 아닐까 싶었습니다. 예쁘게 만드는 법, 잘 배치하는 법,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같은 이야기라면... 이미 머릿속에 잔뜩 쌓여 있었고, 그게 딱히 결과로 이어진 적도 많지 않았으니까요. ^^;;;
이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왜 내디자인은 수익을 이어지지 않을까?'로 시작해서, 2장 '성과를 만드는 디자인의 7가지 성공 법칙', 3장 '내 디자인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원칙', 4장 '나만의 무기를 만드는 응용과 차별의 기술', 그리고, 5장은 '당신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결정적 요인'으로 마무리하고 있어요.
음... 이 책은 생각보다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이 디자인이 예쁜가?"가 아니라 "왜 이 디자인을 선택했는가?"라는 질문이 지속적으로 따라붙더군요. 이게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정작 디자인에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거의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읽으면서 자꾸 떠오른 건, 예쁘긴 한데... 왜 있는지 잘 모르겠는 화면들이었습니다. 색감도 괜찮고, 구성도 나쁘지 않은데 막상 보면 "그래서 뭘 해야 하지?" 싶은 페이지들.
이 책은 그런 디자인을 대놓고 실패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주 담담하게 이렇게 말하는 느낌이었어요. 고객은 디자인을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자기 문제를 해결할 단서를 찾으러 온다고요. 그 관점이 꽤 크게 다가왔습니다. 디자인을 감각의 결과물로만 생각해왔는데, 이 책은 디자인을 '설득의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여백, 대비, 일관성 같은 요소들도 멋을 부리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신뢰를 만들기 위한 장치라는 말이 읽고 나서야 조금 실감이 났습니다.
사례들도 과하게 화려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광고비를 아무리 써도 반응이 없던 쇼핑몰이 디자인을 바꾸면서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앞으로 꺼냈는지. 그 이야기를 읽다 보니 디자인은 기술보다 선택의 문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넣는 선택이 아니라,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선택. 이 책이 강조하는 '명확함'이라는 말이 점점 이해됐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이건 디자인 책이라기보다 일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관찰하는 힘, 한 방향을 오래 붙잡는 용기, 계속 고치고 다시 보는 시간. 전문성이란 타고난 감각이 아니라 반복과 수정 끝에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말이 괜히 오래 남았습니다. 결국 결과를 만드는 사람은 방향을 정하고, 의심하면서도 손을 계속 움직인 사람이구나 싶었고요.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달라진 건, 질문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디자인을 보면서 "이거 예쁜가?"를 먼저 물었다면 지금은 "이걸 본 사람은 뭘 이해할까, 그리고 뭘 하게 될까?"를 먼저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감각에 대한 불안 대신 기준을 세우는 쪽으로 시선이 옮겨간 느낌이랄까요. '매출로 이어지는 디자인 법칙'은 디자인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려 주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디자인을 바라보는 자리를 살짝 바꿔 줍니다. 예쁘게 만들고 보는 사람의 자리에서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의 자리로요. 그래서 이 책은 디자이너뿐 아니라, 저와 같이 무언가를 설명해야 하고, 선택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천천히 읽어볼 만한 책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분명히 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 이 책은 그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끝까지 붙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