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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긍정태도론 ㅣ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박선령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2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데일 카네기 긍정태도론'을 펼칠 때, 솔직히 마음이 조금 삐딱했습니다. 데일 카네기라는 이름이 너무 익숙해서였어요. "또 긍정해라, 태도를 바꿔라, 사람 잘 대하라" 같은 말이 나오겠지 싶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그런 말들이 좀 공허하게 들릴 때도 많고요. 그래서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책이 훨씬 거칠게(?) 느껴졌습니다. 예쁘게 포장된 위로가 아니라, 그냥 현장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흔드는 말 같았달까요.
읽다 보니 이 책이 말하는 '긍정'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기분 좋은 마음 상태가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카네기는 태도를 감정이 아니라 행동 쪽으로 끌고 옵니다. 두려움이 왜 생기는지, 왜 우리는 알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 상태를 어떻게 깨뜨릴 수 있는지를 사례로 계속 보여줍니다. "두려워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두려움은 반드시 죽는다"라는 문장을 처음 봤을 때는 좀 뻔하게 느껴졌는데, 앞뒤 이야기를 읽다 보니 이게 그냥 멋있는 말이 아니라 꽤 현실적인 설명처럼 다가왔습니다. 두려움은 생각으로는 잘 안 줄어들고, 행동할 때 조금씩 약해진다는 말이요.
중간에 나오는 자유투 실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잠깐 멈췄습니다. 실제로 연습한 사람들만큼, 머릿속으로 성공 장면을 계속 상상한 사람들도 성과가 좋았다는 부분이요. 그걸 보면서, 제가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네기가 말하는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라"는 말도, 허세를 부리라는 뜻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를 바꾸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고요.
이 책에서 의외로 마음에 남았던 건 '성실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래 버티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믿음, 저도 꽤 오래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카네기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성과를 가르는 건 노력의 양보다, 사람과 문제를 대하는 태도라는 거죠. 정육점 점원에서 큰 회사를 만든 사람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재능보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좀 묘한 기분이 남았습니다. 위로받았다기보다는, 약간 들킨 느낌이랄까요. 저는 쉽게 "운이 없어서", "환경이 그래서"라고 말하면서 저 스스로를 보호하곤 했는데, 이 책은 그 말을 살짝 옆으로 밀어내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내 자리가 내가 세상과 맺어온 태도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요. 듣기 좋은 말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상하게도 희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태도라는 건, 어쨌든 배울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는 거니까요.
'데일 카네기 긍정태도론'을 읽고 나서 세상이 갑자기 밝아지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대하는 제 방식이나, 어떤 상황 앞에서 움츠러드는 제 모습이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을 다 바꿀 수는 없어도, 그걸 대하는 제 쪽은 조금 움직여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책은 제게 그 정도의 질문을 남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