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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여행자 - 가벼운 소설
김민수 지음 / 달꽃 / 2021년 12월
평점 :
대리 여행자 진짜 대신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다. 소설이 아닌 여행에세이집 같다. 친구에게 쓴 편지 같기도 하고 가벼운 소설이라 했지만 재미보다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코로나 시국에 랜선여행을 했다. 쿠바 바라테로 뜨리니다드,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페루 리마 쿠스크, 볼리비아 우유니, 칠레이스터섬 정해진 코스를 함께 다녔다. 친구에게 여행기록을 메일로 보내는 감성이 좋다.
21살에 헤어진 여자친구를 15년이 지나서 만나 대신 여행을 다녀오라는 말을 듣고 떠난 여행이다.위로를 해 줘야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워 위로해주지 못함이 미안해 대신 떠나 달라고 했다. 이별을 통보했을때 마지막에 들려온 한숨이 마음에 걸리고 초롱초롱 했던 눈빛을 잊을 수 없어서였다. 헤어지고 난 후에 꿈을 위해 가는 친구를 지켜만 보았다. 언제나 늘 함께 했지만 드러내 놓고 하지 못했다.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잃어버린 초롱초롱했던 눈을 찾아주기 위해
친구에게 여행을 통해서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제안한 것이다.
한번도 해외여행을 떠나보지 못했지만 위로가 될 수 있는 여행이 될거라고 느껴서 자신도 누군가를 위로해줘야 하지만 자신은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이 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기에 누군가에게 위로를 헤야하지만 자신이 어릴적 사랑에 위로하지 못하고 떠났기에 자신이 정작 누군가를 위로해 줘야 할 상황에서 자신이 미처 위로해 주지 못했음을 깨닫는다.그 위로를 해주기 위해 찾아나서서 결국엔 대리여행을 제안하게 된다. 투병하는 남편과 함께 대리여행의 편지를 통해 남편도 자신도 위로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되고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만남을 가지게 된다. 15년전과는 다르지만 함께 수다를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기원하며 한번도 떠나지 못한 여행의 첫 출발선인 공항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하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근 십오 년이 흘렀고, 편지가 한 장 한 장 더해지며 다짐한 게 있거든. 떠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도, 왜곡하지도 말자. 그대로 기록하자. 설사 누군가 상처 받고, 내가 나의 글에 시간이 흘러 부끄러움을 느끼더라도 그래서할래 외로운 조지를 보는데 나를 보는 거 같았어. 너에게 버림받고 혼자 남게 된 나.P63
미움이란 건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허무하게 무너져버리지. 그래서 우리는 누군갈 함부로 미워하지 않아야 하나봐. 뒤늦게 멋쩍거나 미안할 수 있기에. 그렇기에 관대하자 관대하자 세상과 상대에게 그리고 나에게 관대하자.P87
힘없는 인간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가까워졌고, 불현듯 작별 때 나눴던 포옹이 떠올랐어. 정성을 다해 나눴던 서로의 온기를 P160
사는 건 어찌 보면 기적의 연속이지 않을까. 순간순간 우린 기적을 만나지만 너무 쉽게 보내버리는 건 아닐까. 맞아 너에게 기적을 얘기해주고 싶었어. 기적이 일어나 사랑하는 이를 살리지는 못했지만, 다른 방식의 기적이 너의 짙은 슬픔을 옅게 만들어 주길 바라며... 미안하지만 겨우 이 정도가 내 방식의 위로란다.P203
여행은 새로운 곳에서 다르게 자신을 보게 되고 감정에 솔직해진다는 사실
누가 대신 여행을 다녀오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