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해도 수학이 된다
쓰루사키 히사노리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 필수로 배우는 과목인 수학. 초중고등학교까지 징글징글하게 만나는 친구지만, 도저히 친해지려야 친해질 수 없었던 존재였음을 기억한다. 이 친구와 본격적으로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기초 문제에서 조금 더 응용이 필요한 문제를 마주한 순간 두려움을 느꼈고, 중학교 때 방정식에서 알파벳이 등장한 순간 도망치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특성화고등학교로 가게 된 것도 수학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하여튼 결론은 본인은 수포자였다. 지금도 수포자인 건 여전하다. 그나마 할 줄 알았던 사칙연산도 이제는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수학이라니. 그래도 사실은 내심 수학을 잘하고 싶었고, 지금도 조금은 수학이라는 걸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교과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정도로 열정적인 마음은 아니다. 굳이 따지면 살짝 찍먹하는 정도로 친해지고는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마음이 들 때 읽어보면 좋을 듯한 ‘수학이 된다’를 소개할까 한다. 이 책은 ‘수포자들을 위한 수학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교과서처럼 단순히 정답을 맞히기 위한 공식만이 지루하게 나열된 것이 아닌, 공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이야기가 함께 나열되어 있어 비교적 수학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학이 재미없고 싫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해가 되지 않는 까닭은 ‘이야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공식만 암기해서 정답을 찾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단순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효율만 찾는 방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재미’를 잃는다는 것이다. 재미를 잃으면 오래갈 수 없다.

따라서 수학은 정규적으로만 배운 뒤 손을 놓게 되는 학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 맥락에서 ‘수학이 된다’는 수학을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독자가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 방정식, 함수 및 그래프, 도형, 확률, 정수, 논리와 증명 등 수학의 주요 핵심적인 7가지를 주제로 다양한 예문 및 시각 자료를 통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수학에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생각해 보면 세상은 수학이 만들어낸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이 수학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수학은 수의 체계, 확률, 도형 등을 통해 세상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종 수학을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의구심을 품곤 하지만, 사실 수학은 이처럼 일상 곳곳에 밀접하게 연관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만약 세상을 구성하는 주된 요소인 수학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의 80%를 줄이는 방법
이다 요시히로 지음, 최현영 옮김 / 푸른숲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야 하는 일은 매 순간 쏟아지지만,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마냥 촉박하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게다가 분명히 열심히 일했는데도 일한 만큼의 결과가 나온 것 같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스스로 능력이 없는 건가 싶은 생각으로 자책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염려하지 마시길. 열심히 일한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 다만 앞서 언급한 사례의 경험이 있다면, 그런 당신에게 필요한 점은 ‘이제껏 일했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좋으나, 그 열정과 노력에 비롯한 결과가 매번 만족스럽지 않다면 결국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에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일하는 방식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할까? 바로 ‘일의 80%를 줄이는 방법’에서 그 변화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하게 되면서 야근을 거듭해 업무 목표를 달성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새로운 직장인 글로벌 기업에서는 정시 퇴근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업무 성과를 내는 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는 일하는 방식에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느냐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일에 대한 결과에 유의미한 차이를 불러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단순히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의 ‘효율’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효율에 따라 업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은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업무관리 방식’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제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굉장히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다. 회사 업무 외에도 일상에서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일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과 거리가 있는 별개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없는 점이 좋았다. 책이 전하려는 주제인 ‘효율적인 일 처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 필요를 위해 어떤 방식을 행해야 하는지’를 바로 알기 쉽게 핵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제까지 이러한 효율을 생각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않은 채 무작정 일을 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효율의 차이가 바로 그 지점에서 찾아온다고 한다. 더욱이 일 잘하는 사람은 바로 앞선 두 가지의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구분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뤄진다. 설령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영영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을 대폭으로 줄여주니 참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은 스스로 매번 촉박하게 일에 치여 산다고 느끼거나, 일을 하는데도 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필수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완벽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게 도움을 준 책이라 좋았다. 보통 일이 늘어지면서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는,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에 휩싸이게 되었을 때 그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본인은 대학에서 의복 구성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졸업 요건으로 자신이 창작한 의복을 제작해서 실물로 구현해야 한다. 이때 의복을 만들면서 작은 부분 하나까지 지나치게 신경 쓰게 되면 의복 전체를 완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령,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의복의 내부 봉제 부분까지 깔끔하게 봉제했는지에 대한 강박에 과도하게 매몰되는 것이 그러한 예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 꼭 필요한 부분은 확실히 보여주고, 중요도가 높지 않은 부분은 적당히 묻어가는 방식을 알려주면서 일에 대한 높은 효율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 방식을 제시해주니 본인이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 - 실화를 바탕으로 영혼의 싸움터를 추적한 르포
폴 김.김인종 지음 / 마름모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가 재단한 정상이라는 규범은 어느 누군가에겐 종종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요소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자의나 타의적인 영향으로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그러한 ‘정상성’의 방향에 속하기 위한 고집을 버리기 어렵다. 따라서 정상 규범에 속하지 못한 사람은 깊은 좌절을 겪게 된다.

정신질환 또한 그러한 경향을 강하게 보이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근래 정신질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널리 알려지고 사회적인 편견도 많이 옅어진 덕에 이전보다는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음은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인식에는 많은 개선과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오늘 다룰 책인 ‘아주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은 앞선 쟁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한 점에서는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치료 방향 인지와 인식의 개선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다.

이 책은 정신건강가족미션이라는 단체의 소장으로 있는 저자 폴 김이 실제 정신질환을 겪는 여러 가정의 이야기를 보고 들어 엮은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가정들은 대체로 기독교를 믿고 있는데, 이 가정에서 정신질환을 겪는 가족이 생겼을 때 다른 가족 구성원이 겪는 심리적인 반응이나 어떤 대처를 시도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보통 정신질환을 마주하는 종교가 없는 가정에서는 정신질환을 겪는 가족 구성원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 막막함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종교가 있는 가정이라면 그래도 기댈 곳이 있어 상황이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되레 종교를 가진 가정이 정신질환을 겪는 이의 상황을 악화할 수 있으며, 한 가정을 파멸로 이끌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령,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에게 의사가 아니라 하나님을 우선으로 찾게 한다는 점이 그러하다. 정신질환 및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사탄이 주는 영적인 문제로 인식하여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정신질환은 중증에 가까울 때마다 개인 의지로 극복을 시도하거나, 단지 기도를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더욱이 종교적인 관점을 우선하는 것보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정신질환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기 이전의 저자는 일찍이 상태가 호전될 수 있었던 여동생을 안타깝게 잃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겪고 있는 정신질환자 가족을 돌보는 일을 하는 중이다.

이 책은 정신질환을 겪는 가족을 가장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고통의 과정을 건너는 가족 구성원의 내밀한 경험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다만 정신질환을 마주하는 사고방식에는 기독교적인 색채가 짙어서, 무교인이나 타 종교인의 입장으로서는 다소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또한, 종교를 가진 가정에서는 정신질환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은 무교인으로 정신질환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먼저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책을 읽은 뒤 단지 그 방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학적인 관점의 치료와 함께 종교적인 시도나 주변 인간관계에서 비롯한 사랑과 안정을 통해 효과적인 정신질환의 치료와 극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때로는 단지 알약 몇 알을 삼키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선 방법은 개별적인 시도만으로는 효과가 없을지 몰라도, 의학적인 치료와 함께한다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책의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정신질환이라는 안개가 찾아오면 그 사랑을 인식할 수 있는 시야를 가리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이 시야를 밝혀야 한다. 그 싸움은 때로는 고독하고 고통스러움이 따른다. 그러나 이 책은 나만이 그러한 싸움에 맞서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길고 쓸모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자기 계발의 아이콘이자 갓생의 대명사라 여겨지며 인쇄공으로 시작해서 과학자, 사회 활동가, 외교관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겸직한 인물이 있다. 그는 비록 명망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여러 경험과 대담한 행동에서 비롯한 자수성가를 통해 미국에서는 대통령 이상으로 인지도가 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이름은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인물일 수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100달러 지폐에 새겨질 만큼 유명하다.

이렇듯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인물에게는 어쩐지 거리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한 국가의 지폐에 얼굴이 새겨진 위인이라면 더더욱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다가오기도 한다. 뭔가 나와는 다른 완벽함을 가졌을 것 같고, 도덕적인 흠결도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

‘프랭클린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는 말한다. 프랭클린은 생각과 달리 절대 완벽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에릭 와이너의 말에 따르면, 프랭클린은 이따금 상상력과 융통성이 지나치게 부족했다. 또 지나치게 신중하기도 했고, 자민족 중심적이고 편협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역시 여느 인간과 다르지 않게 분명한 결함과 결핍된 모습이 존재했다.

그러나 프랭클린에게는 배울 점이 있었다. 프랭클린이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개선하기 위해, 때로는 생각을 바꾸어 행동했다는 것이 바로 그러한 점이었다. 가령, 노예제가 당연하게 여겨졌던 프랭클린의 시대에서 그는 노예를 부리기도 했지만, 후에는 생각을 바꾸어 노예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굳혔다.

수많은 정보가 시시각각 쏟아지는 현대를 사는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에서 비롯된 잘못과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잘못을 인식하고 나아가 인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더욱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려는 행위는 더더욱 어렵다. 200년 전에 살았던 프랭클린이 과연 현대에서 어떠한 의의와 배움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바로 프랭클린이 그 어렵다는 잘못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자 했던 삶의 방식을 가졌다는 것이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포괄적으로 본 프랭클린의 삶의 방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지 모른다. 시대는 변하더라도 인간이 직면하게 되는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갈등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마주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사람과의 관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 걱정되는 노년기까지. 이 책은 인생의 난제에 가까운 여러 문제를 프랭클린은 어떤 식으로 풀어가며 살아냈을지를 저자와 함께 짚어가는 여정이 담겼다. 실용적이고 쓸모 있는 삶을 추구했던 프랭클린의 삶의 방식을 통해, 독자도 마찬가지로 프랭클린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고, 자기 삶 또한 숙고하여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또한, 프랭클린이 살았던 보스턴, 런던, 필라델피아 등 다양한 지역을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문장을 읽어가다 보면, 마치 실제로 그 지역을 거니는 듯한 생동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물리적, 심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프랭클린이라는 인물에 독자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저자가 깊이 신경 쓴 부분이라고 느꼈다.

프랭클린이라는 인물은 완벽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저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도 완벽하지 못하고, 아마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자주 미래에 대한 불안에 빠지고, 과거의 실수를 한탄하곤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은 생에서 사를 건너는 과정 내내 완벽함을 좇으며 불완전함에 머물 수밖에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러한 불완전함을 개선하여 ‘더 나은’, 무엇보다 ‘쓸모 있는’ 방향을 추구하고자 하는 프랭클린의 삶의 방식을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알아가게 된다면, 이제껏 각자가 품었던 불완전함을 딛고 조금 더 용기있게 내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완벽함에 집착하는 것과는 별개로 조금씩 불완전함을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내일은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격려를 주는 고마운 책,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과연 다음 익스프레스는 누구와 어디로 떠나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작품 중 하나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모자 장수, 시계 토끼, 체셔 고양이 등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이 있다는 건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익숙한 앨리스는 연극, 영화, 만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 및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다채로운 형식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를 가진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이토록 창조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앨리스 이야기를 과학적 측면에서 새롭게 읽어 본다면 어떨까?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본다면 생태학적으로 말이다.
본 글의 주제가 되는 책 <사이언스 원더랜드>의 두 저자는 동물행동학자로, 앨리스 이야기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의외로 현실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가령, 독자는 체셔 고양이의 웃는 모습의 예시를 통해 동물이 미소 짓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앨리스 이야기에 나오는 다양한 생물의 생태적 구조와 생애주기가 어떻게 되는지, 모자 장수가 왜 미친 캐릭터로 등장하게 되었는지 등의 이유를 당시 시대적 배경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허구적 상상력에 기반해 탄생했다고 생각했던 앨리스 이야기의 세계관이, 사실은 이처럼 맥락이 있는 배경에 비롯되었다는 점이 재미있고 새로웠다.

본인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책에서 원작에 등장하는 독특한 동물들의 생태를 알게 됨으로써 원작에도 흥미가 생겼다. (이렇게 또 도서 장바구니가 늘어간다.) 앨리스 원작에는 앞서 언급했던 토끼, 고양이 외에도 도도새, 쐐기벌레, 산쥐, 거북(?)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 듯하다. 이미 앨리스 원작을 아는 독자라면 제2의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아직 앨리스 원작을 모르는 독자라면 본인처럼 원작에 흥미를 갖고 읽게 될 것이다.

앨리스를 아는 사람도, 몰랐던 사람도 기존의 작품에 더 신선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맛있는 소스 역할을 해 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