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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연구가 황혜성 - 한국의 손맛을 잇다 ㅣ 예술가 이야기 5
안혜령 지음 / 나무숲 / 2007년 12월
평점 :
우리는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라는 말들로 감탄과 존경을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인 그분의 삶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사실 한국의 손맛을 이어나가는 그분의 삶은 어쩌면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도 생깁니다. 좀더 큰 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정갈하게 음식에 대한 마음가짐을 항시 잊지 않았을 그분의 삶은 정말 자신보다는 공동체의 전통을 먼저 생각하는 정신이 있었기에 더 위대해 보이지요.
황혜성 음식연구가는 2006년에 타계하셨지만 그분의 음식에 대한 열정, 특히 궁중요리에 대한 연구의 결실과 정신은 후대에 계속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사실 황혜성 음식연구가보다는 한복려 요리가를 저는 알고 있었는데, 역시 그렇게 요리연구에 열정을 다하는 어머님 밑에서 큰 딸이었기에 어쩌면 더욱 그 정신까지 이어받아 지금도 좋은 활동을 하고 어머님의 뒤를 이어서 궁중요리를 연구하시는데 주력하게 되었구나 싶어서 더욱 반가웠어요. 대를 잇는 장인정신을 만난 듯해서 오늘날처럼 빠르고 세련된 것, 그리고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는 때에 묵묵히 전통의 맥을 이으며 정신 문화를 가꾸는 분들의 위대함과 그 장인정신을 특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예술가이야기라는 주제에 맞추어서 황혜성 님의 유년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을 갖고 입문하는 과정들의 일대기를 잘 담아내고 있고 중간중간 아이들이 보고서는 우와 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옛날 모습, 그리고 요리들의 사진자료들이 많이 등장하여 그분의 삶과 요리 인생, 음식 연구에 대한 열정을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인정하듯이, 역시 어떤 분야에서 대가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남다른 열정과 그 일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열정을 쏟아부을 때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 정신을 소리없이 가르쳐주고 있어서 감동적입니다.
아이들도 이제 조금 힘들다고 투정을 부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고 말을 하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었고 나이가 들더라도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랑, 일에 대한 의욕이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고 삶을 가꾸게 만드는 것인지 황혜성 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전통적인 상차림들, 궁중요리에 대한 소개가 선명한 사진 자료로 더욱 감탄을 자아내며 등장하기 때문에 내용도 자료도 모두 눈여겨 보게 되는 좋은 책을 만나서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