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의 초상화는 ‘자아‘의 한계에 대한 질문이다. 어느 정도까지 왜곡될 때 한 개인은 여전히 그 자신으로 남아 있을까? 어느 정도까지 왜곡될 때, 사랑하는 존재는 여전히 사랑하는 존재로 남아 있을까? 소중한 얼굴이 질병 때문에, 광기 때문에, 증오 때문에, 죽음 때문에 멀어질 때, 얼마나 오랫동안 그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까? ‘자아‘가 더 이상 ‘자아‘이기를 멈추는 경계는 어디인가? - P19
상이한 예술들은 상이한 방식으로 우리 뇌에 접근해서, 각기 다른 용이함으로, 각기 다른 속도로, 각기 다른 정도의 불가피한 단순화를 통해, 그리고 각기 다른 항구성으로 자리를 잡는다. 우리 모두는 문학사에 대해서 말하고 문학사를 내세우면서 문학사를 안다고 확신하지만, 공동 기억 속에서 문학사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수많은 독자들이 순전히 우연에 의해, 제 각각 자신을 위해 그리는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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