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세상과 무관한 존재이다. 우리는 생물 사이로, 즉 머릿속에 아무것도 없는 그 모든 자연의 꼭두각시 사이로 돌아다닌다. 하지만 우리 머리는 다른 곳, 즉 모든 꼭두각시가 삶 한가운데가 아닌 삶 바깥에 존재하는 동떨어진 세계에 있다. 우리가 그런 꼭두각시, 바로 인간 꼭두각시다. - P306
우리는 결코 우리 것이 되지 않을 평안을 찾아 헤매는 자연의 미친 흉내꾼이다. 그리고 우리가 분주히 돌아다니는 환경은 초자연적인 것의 생활공간, 즉 공포라는 음울한 환경이다. 이곳은 무엇이 존재해야 하고 존재해서는 안 되는지를 믿는 이들을 위한 장소이다. 여기가 우리의 비밀 구역이다. 여기는 실재가 파열되고 일상의 법칙이 무너지는 형이상학의 차원에서, 우리가 제정신이 아닌 채로 헛소리를 늘어놓는 곳이다. -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