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적 체질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류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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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地」

살아오는 동안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거의 언제나
일방적으로 버림받는 존재였다
내가 미처 준비하기 전에
결별의 1초 후를 예비하기 전에
다들 떠나버렸다

사람을 만나면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나기 전까지는
떠나지 않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가야 할 사람들은 늘 먼저 일어서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까지 잘 참아주었다

그러나 마침내 술자리가 끝났을 때
결국 취한 나를 데리고 어느 바닥에든 데려가
잠재우고 있는 것은 나였다

더 갈 데 없는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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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뜻을 헤아리려 하지 않고
읽는대로 느끼려하니 참 먹먹하구나.

시는 정말 시인들보다 느낌이 다 다르다보니 읽을 때마다 새롭고 어려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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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 펜으로 일상을 붙드는 봉현의 일기그림
봉현 지음 / 예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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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료하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특별하지 않은 시간과 뻔하디 뻔한 감정들 속에서 일기장에 남길 만한 특별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살아있는 기쁨이니까. 나 또한 그러했다. 그런 마음으로 긴 일기를 써왔다. 지금 나의 일기장이 당신에게 닿아 우리의 인연이 이어졌다.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당신 또한 그런 마음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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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도 오늘 같은 하루는 없듯
마주 달리는 자전거도 저 앞에 달리는 사람도 흘러가는 강물도 불어오는 바람도 어떤 것도 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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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기에
가능한 한두 가지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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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순수한 것들을 믿고 싶다. 맑고 건강한 생각을 하는 게 뭐가 나쁜가. 슬퍼하고 아파하는 게 뭐가 찌질한가. 언제부터 진심을 말하면 오글거리는 게 되었고 툭툭 내뱉는 말이 쿨한 것이 되었나.
나는 그런 마음을 말하지도, 쓰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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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다 보면 피곤함도 허전함도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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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때는 불행이 걱정되고
불행한 때는 행복이 간절하고
무료한 때는 뭐라도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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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연이 모두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와 감사 인사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어디서든 또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더 멋지게 살자고 다짐했다. 세상이 나를 찾지 않았을 때를 견뎌내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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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답답하고 지겹고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내 나라에게 계속 살아가려면,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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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만큼 사람을 초라하게 하는 것이 있을까. 타인을 좋아하는 기적 같은 마음이,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는 슬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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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나는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태어났지만, 함께한 시간이 우리를 닮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함께하지 않는 시간만큼 다르게 성장했다. 괜찮다. 친구와 나의 모든 것이 닮을 필요는 없을테니까. 같지 않지만 같이 있었주는 너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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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때 이미 엄마였던 나의 엄마는 자신만의 꿈이 있었고 미래가 있었을 터인데, 나로 인해 내가 꿈이 되고 미래가 되었다. 그게 어떤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는 엄마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엄마는 엄마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엄마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게 못난 딸이 엄마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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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궁금했던 것들을 경험하면서 차라리 이젠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도 끊임없이 어제 오늘 내일이 계속된다. 그렇게 어린아이는 노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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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하게 음식을 먹고
게으르게 누워 있고 싶다.
인간은 게으를 필요가 있고
게을러도 세상은 잘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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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가득한 곳에서
책 읽다가
책 쓰다가
책 보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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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이다. 기왕이면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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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혼자인 시간이 두려워서
반드시 혼자인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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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고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매장에 빨리 입고가 되길 기도했는데, 어제 들어와서 바로 구매!
내용도 좋지만 글 마다 그림이 들어가있다. 왜냐면 작가의 일기그림이니까. 단순하게 보려고 했는데 무언가 자꾸 울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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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이병률.윤동희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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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시인에 진솔한 생각을 글로 엿볼수 있었던 좋은 책! 이 책을 읽고 이병률 시인이 더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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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이병률.윤동희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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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좋은 게 아니니까, 그저 마음에만 두는 것도 괜찮죠. 누군가에게 잘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도 연애라고 생각해요. 이성한테만 국한된 게 아니라 그냥 나하고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하고 함께하면서 서로 주고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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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좋아지고 그 사람에게 뭔가를 먹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래서 요리를 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인다면 그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예술은 그냥 사랑의 감정이랑 비슷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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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살고 싶어요.
인간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건
인간이 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으로 사는 건 관심없는데
인간적으로 사는 거에 비중은 많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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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우리 모두 병에 걸려 있잖아요. 외로움이라는 병. 하지만 젊은 사람한테 외로움은 약이 될 거에요. 외로움이란 스스로 `자존`하기 위한 방식에서 생겨나는 거니까. 특권이라 여겨도 참 괜찮겠다 싶지만, 지금의 청춘은 자기를 필요 이상으로 아끼고 과하게 사랑해요. 자기를 사랑하는 것, 중요하죠. 사람이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지만,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외로운 쪽으로 기우는 건 쫌. 혼자 있는 시간을 얼마나 갖느냐가 결국 그 사람을 빛나게 합니다. `외로움의 세포`를 잘 다스리면 괜찮은 사람, 나은 사람이 돼요. 이건 명백히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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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시간이 많은 직업을 갖게 된 건 축복이죠. 책은 읽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세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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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많이, 자주 행복하다면, 어쩌면 행복이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알아버려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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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 하려면 그 사람을 사랑하면 돼요.
일이니까 어려울 수밖에 없거든요.
같이 일하는 사람을 내가 먼저 사랑하면
그 일에서 승리하게 돼요.
이건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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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을 누군가에게 권해줘요. 하지만 그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강요하는 걸 수도 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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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건 사는 것하고 똑같아서 `안으로 멀리 뛰기`같은 걸 수도 있어요. 글을 쓰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외로운 일이지요. 미친 짓이구요. 그러다 죽을 만큼 기쁜 일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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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면 안 되는 건 왜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꽤 아픈 일이죠. 하지만 나는 그 부위를 마취시킬 줄 알게 됐습니다. 배고픈 것도 마취가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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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철갑을 두르고 무장을 해도 우리가 가야 하는 길에는 바로 `나`라는 장애요인이 있어요. 나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들, 나여서 가 닿을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우리는 금을 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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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라도 변명하는 일이 생길까 봐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한테는 잘해주죠.
사랑하는 사람이건, 그냥 관계건.
그런데 왜 잘 못해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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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좋아했던 이병률 시인에 대해 더 많은걸 알게되어 뭔가 기분이 좋은☺

내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고 책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내가 혹시라도 서점을 그만두게 되어도 나는 앞으로도 책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연예인 사인보다 작가 사인이 더 좋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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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김얀 지음 / 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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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창 너머 바다를 보며 ˝참 아름답지요?˝ 라고 물어오면, 나는 이내 잊고 싶은 기억이 떠올라 울상이 되고 만다. 누군가 내게 사랑에 관해 물어온다 해도 나는 역시 같은 표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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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색은 계절마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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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원래 삶이란 게 그렇지 않나요? 굳이 유년기만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나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건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다들 뻔한 선택을 강요받고, 결국 그렇게 비슷비슷하게 살다가 가는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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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던 자체가 결국 그 일에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 내가 늘 능동적이었던 이유는 피동적인 상황, 다시 말해 피해자의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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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세상은 너무 잔인하고, 사랑을 하기에 세상은 너무 더러워져 있지 않은지. 하지만 나는 이미 그 세상 속 한 명이 되어있었다. 잘못된 대상에게 마구 쏘아버린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모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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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러니까 사랑은 언제부터 우리 곁에 왔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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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고통은 잠시뿐이다. 이별이야말로 새로운 것 을 가져다주는 묘약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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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본적인 `번신욕`으로 `성욕`과는 달라서 한 번에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다고 했다. 성욕과 사랑은 다르다는 것. 성욕은 다른 파트너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그러니까 나처럼 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잊을 수 있다는 사람은 아직도 진짜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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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어떤 것을 가지고도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의미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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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귐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는 법이라는 구절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이라고. 사랑으로부터 모든 재앙이 시작되는 것을 깊이 깨닫고 광야를 달리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왜 이렇게 헤어져 집으로 돌아갈 때 번뜩 생각이 났던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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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꼭 필요할까요? 사랑은 슬픔이고, 사랑은 실수죠. 사랑은 돈이고, 사랑은 고통이죠. 사랑은 결국 변하는 것이고, 사랑을 해치는 건 결국 사랑이에요. 나는 예전부터 사랑이라는 단어가 싫었어요. 이렇게 여러 얼굴을 가진 복잡한 감정을 한 단어 안에 모두 넣을 수 있을까요? 아이 러브 유. 어떤 작가는 `러브`라는 자리에 마시멜로나 오렌지 같은 걸 넣기도 하던데, 사실 저 자리는 그냥 비어놓아도 충분할 것 같지 않나요?
I ___ you, 나와 당신, 당신과 나. 사랑이라는 말이 없어도 나와 당신만으로 충분한 사이.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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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지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읽어버렸다. 몰입도가 참 좋은 책이다. 물론 야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자기 얘기를 저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었을까. 작가소개에 사진이 있는데 계속 🙊 이런 표정으로 봤다. 그래서인지 얼마전에 구매한 그녀의 첫 번째 작품이 궁금해졌다. 아마 그 책도 오늘 다 읽지 않을까 싶은데..☺
첫번째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 기대될 듯 하다. 작가의 지금 사랑은 과거의 사랑만큼 아프지 않길 빌어본다.🙏

#다음엔뭐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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