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 펜으로 일상을 붙드는 봉현의 일기그림
봉현 지음 / 예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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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료하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특별하지 않은 시간과 뻔하디 뻔한 감정들 속에서 일기장에 남길 만한 특별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살아있는 기쁨이니까. 나 또한 그러했다. 그런 마음으로 긴 일기를 써왔다. 지금 나의 일기장이 당신에게 닿아 우리의 인연이 이어졌다.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당신 또한 그런 마음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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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도 오늘 같은 하루는 없듯
마주 달리는 자전거도 저 앞에 달리는 사람도 흘러가는 강물도 불어오는 바람도 어떤 것도 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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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기에
가능한 한두 가지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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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순수한 것들을 믿고 싶다. 맑고 건강한 생각을 하는 게 뭐가 나쁜가. 슬퍼하고 아파하는 게 뭐가 찌질한가. 언제부터 진심을 말하면 오글거리는 게 되었고 툭툭 내뱉는 말이 쿨한 것이 되었나.
나는 그런 마음을 말하지도, 쓰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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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다 보면 피곤함도 허전함도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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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때는 불행이 걱정되고
불행한 때는 행복이 간절하고
무료한 때는 뭐라도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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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연이 모두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와 감사 인사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어디서든 또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더 멋지게 살자고 다짐했다. 세상이 나를 찾지 않았을 때를 견뎌내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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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답답하고 지겹고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내 나라에게 계속 살아가려면,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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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만큼 사람을 초라하게 하는 것이 있을까. 타인을 좋아하는 기적 같은 마음이,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는 슬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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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나는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태어났지만, 함께한 시간이 우리를 닮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함께하지 않는 시간만큼 다르게 성장했다. 괜찮다. 친구와 나의 모든 것이 닮을 필요는 없을테니까. 같지 않지만 같이 있었주는 너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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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때 이미 엄마였던 나의 엄마는 자신만의 꿈이 있었고 미래가 있었을 터인데, 나로 인해 내가 꿈이 되고 미래가 되었다. 그게 어떤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는 엄마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엄마는 엄마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엄마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게 못난 딸이 엄마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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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궁금했던 것들을 경험하면서 차라리 이젠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도 끊임없이 어제 오늘 내일이 계속된다. 그렇게 어린아이는 노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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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하게 음식을 먹고
게으르게 누워 있고 싶다.
인간은 게으를 필요가 있고
게을러도 세상은 잘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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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가득한 곳에서
책 읽다가
책 쓰다가
책 보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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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이다. 기왕이면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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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혼자인 시간이 두려워서
반드시 혼자인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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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고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매장에 빨리 입고가 되길 기도했는데, 어제 들어와서 바로 구매!
내용도 좋지만 글 마다 그림이 들어가있다. 왜냐면 작가의 일기그림이니까. 단순하게 보려고 했는데 무언가 자꾸 울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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