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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김얀 지음 / 달 / 2016년 8월
평점 :
누군가 내게 창 너머 바다를 보며 ˝참 아름답지요?˝ 라고 물어오면, 나는 이내 잊고 싶은 기억이 떠올라 울상이 되고 만다. 누군가 내게 사랑에 관해 물어온다 해도 나는 역시 같은 표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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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색은 계절마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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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원래 삶이란 게 그렇지 않나요? 굳이 유년기만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나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건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다들 뻔한 선택을 강요받고, 결국 그렇게 비슷비슷하게 살다가 가는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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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던 자체가 결국 그 일에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 내가 늘 능동적이었던 이유는 피동적인 상황, 다시 말해 피해자의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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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세상은 너무 잔인하고, 사랑을 하기에 세상은 너무 더러워져 있지 않은지. 하지만 나는 이미 그 세상 속 한 명이 되어있었다. 잘못된 대상에게 마구 쏘아버린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모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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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러니까 사랑은 언제부터 우리 곁에 왔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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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고통은 잠시뿐이다. 이별이야말로 새로운 것 을 가져다주는 묘약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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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본적인 `번신욕`으로 `성욕`과는 달라서 한 번에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다고 했다. 성욕과 사랑은 다르다는 것. 성욕은 다른 파트너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그러니까 나처럼 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잊을 수 있다는 사람은 아직도 진짜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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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어떤 것을 가지고도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의미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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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귐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는 법이라는 구절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이라고. 사랑으로부터 모든 재앙이 시작되는 것을 깊이 깨닫고 광야를 달리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왜 이렇게 헤어져 집으로 돌아갈 때 번뜩 생각이 났던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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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꼭 필요할까요? 사랑은 슬픔이고, 사랑은 실수죠. 사랑은 돈이고, 사랑은 고통이죠. 사랑은 결국 변하는 것이고, 사랑을 해치는 건 결국 사랑이에요. 나는 예전부터 사랑이라는 단어가 싫었어요. 이렇게 여러 얼굴을 가진 복잡한 감정을 한 단어 안에 모두 넣을 수 있을까요? 아이 러브 유. 어떤 작가는 `러브`라는 자리에 마시멜로나 오렌지 같은 걸 넣기도 하던데, 사실 저 자리는 그냥 비어놓아도 충분할 것 같지 않나요?
I ___ you, 나와 당신, 당신과 나. 사랑이라는 말이 없어도 나와 당신만으로 충분한 사이.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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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지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읽어버렸다. 몰입도가 참 좋은 책이다. 물론 야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자기 얘기를 저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었을까. 작가소개에 사진이 있는데 계속 🙊 이런 표정으로 봤다. 그래서인지 얼마전에 구매한 그녀의 첫 번째 작품이 궁금해졌다. 아마 그 책도 오늘 다 읽지 않을까 싶은데..☺
첫번째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 기대될 듯 하다. 작가의 지금 사랑은 과거의 사랑만큼 아프지 않길 빌어본다.🙏
#다음엔뭐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