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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0
아놀드 로벨 지음,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의 유래와 뜻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우공이산은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래는 아래와 같습니다.
북산에 우공이라는 아흔 살 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집 앞에는 넓이가 칠백 리, 만 길 높이의 태행산과 왕옥산이 가로막고 있어 생활하는 데 무척 불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힘을 합쳐 두 산을 옮겼으면 한다. 그러면 길이 넓어져 다니기에 편리할 것이다.”
당연히 가족들은 반대했지요. 그러나 노인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다음날부터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우공과 아들, 손자는 지게에 흙을 지고 발해 바다에 갔다 버리고 돌아왔는데, 꼬박 1년이 걸렸지요. 이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이제 멀지 않아 죽을 당신인데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합니까?” 하고 비웃자,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 할 것이오. 그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오.”라고 하였습니다. 두 산을 지키던 산신이 이 말을 듣고는 큰일났다고 여겨 즉시 상제에게 달려가 산을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상제는 두 산을 각각 멀리 삭 땅 동쪽과 옹 땅 남쪽으로 옮기도록 하였답니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69804&cid=50801&categoryId=50804)

밍로의 집 바로 옆에 근 산이 있었답니다. 밍로는 집은 좋았지만 산은 싫었어요. 산에서 굴러떨어진 돌덩어리들이 자꾸 지붕에 구멍을 뚫었거든요.

밍로와 밍로의 아내는 집을 망가뜨리는 산이 싫었죠. 그래서 그 산을 옮겨버리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산을 옮기는 방법을 알지 못해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가요. 그런데, 지혜로운 노인이 가르쳐 주는 방법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방법들을 가르쳐줍니다. 밍로는 그 말도 안되는 방법을 따라하고요. 방법이 틀렸으니 당연히 산도 움직일리 없겠죠. 밍로는 다시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혜로운 노인은 산을 움직일 방법을 가르쳐주죠.

바로 이사를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사를 가라고 한마디 하면 될 것을 노인은 빙빙 둘러서 웃긴 방법으로 밍로가 이사갈 수 있게끔 유도를 합니다. 뭐 어쨌든 밍로는 좋아하던 집도 지켰고 산에서도 멀어졌으니 만족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말이죠, 지혜로운 노인은 왜 처음부터 이사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이상한 방법들만 가르쳐주었던 걸까요? 6살 딸아이는 그러더군요, 그 사람이 지혜로운 노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요. 정말 명쾌한 대답이죠.
자신만의 생각이 강한 사람은 주변에서 누가 아무리 무어라 그래도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할 때가 있습니다. 밍로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산을 옮기고 싶으니까 산을 옮기는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밍로에게 집을 옮기라고 그러면 밍로는 받아들이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지혜로운 노인은 빙빙 돌리고 돌려서 밍로가 이사할 수 있게끔 이끈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는 이렇게 우공이산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비튼 이야기입니다. 산을 옮기겠다는 밍로의 모습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인간이 바꿀 수 없다라는 걸 가르쳐 주죠. 우직함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도 있고요. 노력이라는 건 적재적소에 제대로 써야 그 성과를 발휘하는 것이지, 아무곳에서나 노력한다고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라는 것도 배울 수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결말로 풀어냄으로써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도 아주 크게 변해버렸습니다. 전 이렇게 변해버린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