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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녀 이야기 - 환상문학전집 04 ㅣ 시녀 이야기 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물찾기' 책모임에서 2번에 나눠 읽기로 했다.
‘불친절하다!’
책을 읽고 모인 우리들이 한결같이 처음 튀어 나온 말이다.
절반을 읽었는데도 정확한 연대와 배경이 잘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처음 읽을 때는 대화체와 혼잣말이 헷갈리고, 방 안 인지 합숙소인지, 또 집 안인지 도통 구분하기 어렵다.
그저 신분이 명확한 시대라는 것. 가부장 사회지만 과거는 아니라는 것. 미국 디트로이트가 주 장소라는 것, 환경 오염이 심각해서 발육이 정상인 태아가 별로 없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남자들은 수호자, 천사, 사령관 등으로 계급이 나뉜다.
여자는 자신들 스르로의 정체성이기라가 보다 누구누구의 아내, 또는 시녀, 하녀 그리고 시녀와 하녀를 관리하는 아주머니가 있다.
시녀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들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 색 옷과 신발을 착용한다. 하녀는 초록색 옷을 입는다. 공통점은 얼굴에는 하얀 베일을 써서 남자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도록 한다.
주인공의 이름도 거의 반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오브프레드. 그녀의 주인이라할 수 있는 사령관의 이름이 프레드이기 때문이다. 진짜 이름은 알 수 없다. 그녀는 과거에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다정한 남편과 딸아이도 있었다. 어찌된 연유로 가정이 파괴되고 남의 아이를 낳아주는 시녀가 되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녀의 의무는 아이를 낳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령관 프레드와는 그저 교접 의식을 치룰 뿐이다. 어느 날 사령관이 찾는다는 비밀 전갈을 받고 밤에 그를 만난다. 그가 원한 것은 단어 게임. 위험하다. 시녀들은 글을 읽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헤어지기 직전 그는 키스를 해달란다. 그와 비밀스러운 만남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의 아내 세레나 조이에게 발견되면 시녀의 인생은 위험해진다.
인류 미래에 대한 섬뜩한 예언서란다.
중반부까지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바뀌고 보수화되면서 30년 전의 책이 베스트셀러가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희망이 보이기를 바란다. 후반부가 어떻게 펼쳐질 지 기대가 된다.
보물찾기 책모임 시녀이야기 두 번째 시간
드디어 주인공 그녀 오브프레드가 잡혀서 시녀가 된 이유가 나온다. 그녀의 전 남편과 불륜 관계 속에서 아이를 낳고 이혼 후 결혼 했기때문이란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설명이지만 그게 이유다.
전반부에서 사령관과 시녀 오브 프레드의 미묘한 관계가 예고되었지만, 둘 사이에 서로의 마음이 움직이는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사령관 프레드는 자신의 시녀를 뒷골목 여자들처럼 분장시켜 비밀스러운 사교 모임에 데리고 간다. 오브프레드는 그곳에서 길리어드 세계를 부정하고 탈출한 친구 모이라를 만난다. 새로운 세계에서 새롭게 살아가기를 아니면 저항 세력을 키워나갈 줄 알았으나 결국 붙잡혀 남자들의 노리개로 살아가고 있었다.
불경스러운 남녀에게 벌을 주는 행사인 ‘구제의 날’은 혐오스럽다. 여자들은 불령한 남자를 때려 죽이고, 불경한 여자는 목매달아 죽인다. 죄인을 구제해주는 날이 아니라 벌을 살인을 저지르는 날이다.
책의 후반까지도 시녀 오브프레드는 각성하지 못한다. 사령관의 아내 세레나 조이를 통해 수호자 닉과 만나 정을 통한다. 아이를 만들라는 의무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오브프레드는 닉을 계속 찾아가고 닉 역시 그녀를 받아준다.
그녀는 남편 루크를 그리워하면서도 닉을 찾아간다. 그건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닉은 도피처였을까? 그녀가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사랑일까? 책이 끝날 무렵 오브프레드는 임신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닉은 그녀를 국경 밖으로 빼돌리려 한다.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자신을 믿으라면서.
성경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도시 국가 길리어드는 잔인하고 참혹하다. 독재국가는 어떤 형태든 자유를 억압하고 일부 사람들만 그 혜택을 누려 불평등이 심화된다. 책 말미에 나오는 역사적 주해를 통해 ‘길리어드’는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시녀 오브프레드와 닉 그리고 사령관 부부에 관한 진실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무언가 막힌 것을 뚫어줋 것으로 기대했던 후반부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답답한 세계가 환경과 전쟁,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요즘 현실을 보면 정말로 만들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오싹해졌다.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를 우리 스스로 파괴하지 않고 서로를 도우면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