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그러진 만화 (부앙단 댓글 에디션) - 부앙단의 댓글과 함께 돌아온 망그러진 친구들! 망그러진 만화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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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곰이ʕ•̀ω•́ʔ✧가, 세파에 시달려 낡고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책.ᐟ

랜덤 투명포카 2종과 2026캘린더 엽서가 초판 한정 포함이다. 포카도 엽서도 예쁘고 귀여운 망곰이 에피소드가 한가득이라 가볍게 선물하기도 좋을 듯 하다. 부앙단이라면 반드시, 아니라도 한번쯤 만나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이번 단행본은 부앙단 댓글 에디션으로 혼자 읽으면서도 교환독서 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에피소드 중간에 등장하는, 부앙단이 직접 작성한 댓글들과 함께 웃고 감동하고 위로받는다.

정신없이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을 돌아보게 하고,
엄마이기 이전에 꿈 많은 어린이였던 시절을 곱씹게 하고,
사회적 잣대로 들여다 보면 한껏 모자라지만 사랑으로 보면 넘치도록 멋진 재능,
드리는 것 없어도 그저 내리사랑만 가득한 할머니와의 일화,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고, 힙 따라하다 삐걱대는 날도 있다. 무엇보다 진실한 마음이 투명하게 빛나는 망곰이와 친구들 그리고 부앙단 댓글이 어우러져서 시끌벅적 행복한 책이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겉모습보다는 내면을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렵지만 또 마음 한번 바꿔먹으면 쉬울 수 있는 일이다. 망곰이처럼, 망곰 유니버스 속 캐릭터들처럼 감정 앞에 솔직하고, 투명하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망그러져도 괜찮은 세상, 울적하고 화가 나면 부아아앙 하고 울부짖고 눈물, 콧물로 다 없애버려야지.ᐟ.ᐟ

망그러져도 괜찮아~ ʕ•̀ﻌ•́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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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키는 사람
류츠신 지음, 곽수진 그림,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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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세계의 동쪽 끝, 이스턴섬에는 혼자서 불을 지키는 노인이 산다. 그는 불치병을 살릴 수도 있는 자이기에 방문객 샤사가 도움을 간구하며 내뱉는 각오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노인이 “그게 사랑이냐?” 라고 물었고, 그와 샤사는 함께 빛 잃은 별을 찾아 나섰다. 모험의 끝에서 노인은 다시 “넌 사랑이 뭔지 알기 때문이야.”라고 말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의 말 속에 다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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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체와 글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세계관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언뜻 보면 간결한 서사 구조를 가진 sf 판타지 동화다. 하지만 철학적 사유에 닿게끔 우리를 끌어당긴다. 땅에 사는 모든 존재가 하늘의 자기 별을 지녔고, 이 별의 빛이 그 존재의 생노병사에 관여한다는 설정은 모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주인공 샤사 역시 이 설정에 따라 연인을 구하기 위해 모험과 ‘희생’을 불사하며 고군분투한다. 밤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바치겠다는 상투적인 고백은 샤사 앞에서 무색하다.

불지기 노인과 샤사가 별을 고치기 위해서는 고래의 ’희생‘도 요구된다. 고래가 죽는 광경은 잔혹함과 숭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롭던 고래의 육신은, 뭍에서 오히려 족쇄가 된다. 고래의 생명이 죽음으로 뒤바뀔 때, 그의 뼈와 기름은 별을 고치는 도구이자 태양을 밝히는 연료가 된다.

이렇듯 노인, 샤사, 고래는 제각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한 사람을, 계절을, 밤과 새벽을, 세상을 지켜낸다.

몽환적인 그림과 설정으로 서사를 채워가면서 희생과 사랑에 관해 노래하는 동화다. 쉽게 읽히고 금세 빠져들기에 ‘이스턴섬’에 오래 머물게 된다. 달 기울고 해 뜰 녘이면 샤사의 이름과 그의 신념과 사랑에 관해 마음을 쏟을 것만 같다. 별 반짝이는 밤이면 이제 우리는 저마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과 연결된 별을 찾아 하늘 어귀를 더듬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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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만 알면 되는 경제학 만화 - 뉴스가 어렵고 숫자에 약해도
김상현 지음 / 빅피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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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투자, 주식, 미수거래, 비트코인 등등 대충 이름은 알고 지내지만 마음 열고 가까이 하지는 못 하는 것들에 한 발 다가서게 하는 책.

간단한 전개와 일상과 맞닿은 주제의 만화가 부담스럽지 않고 간간히 웃음도 나온다. 경제학의 허들을 낮춰 마음 편하게 완독하게 이끄는 책이다. 경제학이라는 다소 까다롭고, 방대해보이는 학문을 만화에 녹여내 접근성을 확실히 낮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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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읽고 경제학에 흥미를 가진 뒤, 다른 경제학 입문서들을 두루 읽어보길 권한다. 경제학만큼 다양한 해석과 관점이 껴들기 좋은 학문도 없거니와 책마다 저자가 중점을 두는 방향성이 다르기에 두어가지 책을 견주어 읽어가는 것의 장점을 밝혀두었다.

이 책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경제학은 세상을 읽는 강력한 도구다’(p.4)라는 것이다. 이 ‘읽어내는’ 행위에 비추어 보면 경제학이 우리 일상과 상당히 밀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투자나 비트코인 외에도 교육열 고조, 퇴사 열망하는 직장인, k-pop의 성공법칙과 같은 쟁점을 헤아릴 때도 경제학은 빠지지 않는다.

책은 크게 네개의 파트로 나누고, 14화로 이루어져 있다. 간단한 흐름의 만화를 각 파트 첫머리에 소개한다. 정말 경제학 지식이 하나도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하게끔 독자를 이끈다. 보충 및 심화 내용도 부담없는 길이의 줄글로 이어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고 목차를 보고 좀 더 흥미 있는 부분을 골라 읽어도 좋다.

호흡을 짧게 끊어가며 읽기 좋아서, 병렬독서파나 대중교통 이용시간이나 틈틈이 쪼개지는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틈새독서파가 선택하기도 좋다.

다 읽고 나면 책 뒷표지 다섯가지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 명쾌하고 유려하게는 아니어도.

1.월급과 경제학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2.부동산과 금리가 얽힌 상황을 파악하고, 3. 돈 버는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장기 투자와 분산투자라는 것이 머리에 떠오른다. 4. 비트코인이 화폐로 동등한 위치에 오를지, 화폐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5. AI시대에 이르러 기업과 개인의 입장에 대해서 각각의 변화양상과 데이터 소유권에 관한 쟁점들을 파악할 수 있다.

살짝 맛만 보고 느낌 괜찮으면 이것도 저것도 한번 먹어보라고 능수능란하게 권하는 시식코너 판매왕에게 붙들린 것 같다. 다른 경제학 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경제학 #경제학만화 #이정도만알면되는경제학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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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오브 어스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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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함무라비 법전이 생각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응수하고, 마음 농락해 유린한 자라면 비슷한 순간을 겪게 만들면 그만이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사이로 속시원한 쾌감이 치솟는다.

여기 여자들과 남자들이 있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외모로 유혹하고 사기로 재산을 앗고 이혼 소송 중 재산분할 과정에서 표독스럽게 굴고 도박빚을 전가하고 또, 위협한다.

여자가 여자에게 제안한다. 우리 ‘걸코드’로 무장하고 우리들을 구원하는 구원자가 되자고, 남자에게 의지하지 말고 도리어 ‘남자처럼’ 행동하고 연대하고,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전쟁의 승리자들이 되자고. 그 승리를 위한 복수전은 눈물겹게 애틋하고 때로는 악착같이 열렬하다.

재밌고 결말이 완벽하다. 여성 연대는 매력적이라 끝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승리는 도처에 있고 이제 승자 타이틀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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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요 화자는 메그와 캣이다. 시점이 번갈아 나오면서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나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각기 상대를 향한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도 소설 서사만큼 착실하게 쌓인다. 오해와 분노, 증오를 거쳐 어느덧 연민하게 되는 캣과 여자에게는 열린 마음인 대인배 메그의 포용력이 인상깊다.

주인공 메그는 ‘복수와 응징의 차이는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고 밝혀둔다.(p.399) 국어사전에는, 복수는 원수를 갚는 것이고, 응징은 잘못을 깨우쳐 뉘우치도록 징계함이라고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메그의 목적이 달성되기를 바라면서 그녀의 서사에 집중했다.

메그가 삶의 신조로 삼는 것 중 하나는 ‘걸코드’이다. 고교 시절 유일하게 손 내밀고 느슨하게나마 우정의 테두리에 넣어준 크리스틴이 주창하는 슬로건이다. 이 걸코드는 여자인 나와 여자인 네가, ‘우리’가 되어서 힘을 합치면 무서울 게 없단 의미다.(p.33)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가 된 크리스틴을 위해서 가해자 코리 뎀시의 민낯을 벗기는 과정에서 이 말을 되새긴다.

또 하나의 불문율은 엄마의 말이다. 남자가 아니라 ‘오직 우리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고, ‘우리가 손을 맞잡으면 무서울 게 없’(p.51)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연대만큼 강력한 건 없다고 숱하게 일깨운다.

메그의 갖가지 ‘사기극’ 목표들은 저마다 여성을 가해한 남자다. 그 역시 엄마와 함께 로맨스를 빙자한 부동산 사기로 고초를 겪었다. 모든 작전의 최종 목표는 이 가해자, 론 애시턴의 패망이다.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설쳐대던 가해자들의 허를 찌르는 면면이 통쾌하고 유쾌하다. 사회적인 문제점을 들추어 내면서도, 이렇게 취약하고 유약한 존재들일지라도 함께 한다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희망을 보여준다. 메그는 여성 연대를 실천해 나가는 선구자나 다름없다.

메그와 캣의 두뇌싸움도 흥미롭지만 여자들간의 연대가 진정 아름답고 통쾌하다.

#줄리클라크 #책추천 #여성서사 #스릴러추천 #투오브어스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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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매듭
배미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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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다섯 명의 작가가 ‘모계 전승’에 관해 말한다.

다채로운 목소리만큼 그들의 이야기가 가진 세계관은 시공간을 초월해, 서사와 문제의식을 폭넓게 확장한다. 독자를 사로잡고 강력한 연대와 구원의 의지를 북돋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흥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오래도록 대물림 되어 온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것들에 대해 지적한다.

‘투명한 존재’로 치부되는 노동자, 사회적 약자, ‘진화’의 전복이 타당함을 알리는 선구자, 친족 간 학대, 자매애, 여성 서사 수집과 전승을 업으로 삼는 자들, 만연한 여성 범죄를 별 것 아닌 일로 보는 타자의 시선, 보도행태 등 현실과 허구를 엮어서 선보인다. 여성과 관련한 일련의 가치관들을 곰곰히 되짚어 보게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전복된 시선으로 훑어볼 때, 어딘가 미묘한 지점들은 분명히 있다.

특히, 매 단편이 끝나면 따로 작가의 인터뷰가 실린 게 좋았다. 그냥 읽고 넘길 이야기에서, 한 번 더 짚어 볼 이야기가 되게끔 한다.

‘우리가 영원히 우리로 연결되어 있음’(p.47)을 알리고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은 다 버려도’(p.88)된다고 말한다. ‘종이 아닌 개체‘를 강조하면서 ‘저마다의 우리는 이미 온전한 개체’(p141) 단언한다. ‘자매란 내가 겪은 고통을 알겠다고 이해하는 사이’(p.190)로 이것은 혈연관계를 초월하기에, 다시 말해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를 구할 것’(p.261)이라 소리 높이는데, 여지없이 전율이 인다.



배미주 작가의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

: 여성 간 연대, 강요된 모성애. 특히 도도 씨의 건조하지만 최소한의 곁을 내어주는 설정이 좋았고, 이삭의 엄마를 전형적인 ‘어머니 상’에서 빗나가게 그린 게 통쾌하다.

정보라 작가의 「엄마의 마음」

: 주인공 완의 집안에 얽힌 ‘저주’는 마치 ‘가임기 여성’에서 여성은 지워버리는 세태가 떠오른다. 여자든 엄마든 자식이든 그전에 사람이라는 것. 완이 평범‘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낳지 않는 것만이‘ ’아이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p.83)이라 생각하는 장면이 제목을 관통한다.

길상효 작가의 「행성의 한때」

: 종이 아닌 개체, 개개인 개성.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라는 간극을 둠으로써 오히려 종렬로 내리꽂히는 모계 전승 극대화한다. 단순히 일반화 된 여성상을 깨뜨리며 ‘늑대’를 끌어온 게 멋지다. 인간 진화론 뒤집는 데서 쾌감이 일고 신선했다.

구한나리 작가의 「거짓말쟁이의 새벽」

: 친족 간 성적 폭력을 함의하고 있다. 불행은 이모-조카 대로 대물림되고, 주인공 지효는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원인 불명의 고통, 타인의 고통 전이되는 증상으로 삶이 해체된다. 초반에는 의미가 선명하게 와닿지 않고 어수선한데 마무리 부분에서 여성 간의 연대가 선명하게 느껴진다. 쌍둥이 지효와 지인이라는 설정으로 ’자매애‘를 강조한다.

오정연 작가의 「오랜 일」

: 여성 서사, 사연을 수집하고 꿈으로 이어지게 전달하는 ‘수집가’ 설정이 독특하다. 이 수집가들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들어 있는데 흥미롭다. 시대와 지리적 배경은 다양하고 오직 ‘여성’에게 이어지는 업이라는 점에서 모계전승 그 자체다. 특히 수집한 사연을 소리 내어 말할 때, 스스로를 구원한 자매의 이야기는 현 시대의 상황과 맞물려 더 와닿는다. 우리가 목소리낼 때만이 ‘우리를 구원’(p.235)할 것이다.

주인공 영설은 기자로 그의 반려인 미지는 여성 대상 범죄에 의해 희생된다. 그가 그것에 관해 ‘어떻게 목소리 낼 지’ 고민하는 끝에 해답을 찾는다. 사유하는 길은 수집가들이 이미 열어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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