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 - 개정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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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너무 기대해서인가 조금 실망했다.답답하고 열정적이고 복잡한 남미의 삶.흡인력이 있고 재미도 있지만 읽고 나면 답답해진다.

라디오방송국에서 일하는 주인공 마리오는 친척 아주머니뻘 되는 14살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그리하여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뤄지는 연애,결혼을 위한 온갖 모험들이 등장하고 중간중간 흥미롭게 방송국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라는 페드로 카마초의 연속극 이야기들이 들어간다.

특출한 입담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어 나가는데,글을 쓰는 것이 삶 자체인 연속극 제조기 카마초가 어느 날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모든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여 시니리오는 엉망으로 뒤엉키고, 

 그 와중에 주인공은 사랑의 도피를 하고..뭔가 정신없이 재밌는 소설이었지만,나는 이름에 너무 기대를 했었는지 그엔 좀 못 미쳤다.그렇게 사랑의 도피를 했으면 잘 살 것이지 결국 이혼하고;; 이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세상 종말 전쟁>도 읽어보고 싶긴 한데,워낙 두꺼운데다 종교적인 색채가 짙어 영 손이 잘 안 가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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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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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은  도서관에서 책이 아니라 사람을 빌려서 30 동안 얘기를 나누고 그 대화를 묶어 엮은 책입니다.필자는 여러모로 평범한 (여러 가지 편견을 갖고 있는)사람입니다. 그런 필자가 여러 사람 책과 얘기를 나누며 편견과 선입견을 좁혀 나가는 과정이 눈에 보이는 책이에요.

 가장 먼저 리빙 라이브러리(사람책 대출) 고안한 사람과의 인터뷰가 있어요. 청년의 작은 착상이 호응을 받아 여러 나라에서 리빙 라이브러리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편견과 선입견들은 서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고,그렇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 그런 편견들을 모두 없애기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줄어드는 것은 명백하므로 거기에 의의를 둔다고 말하던 것이 인상깊었어요.

 천리길도 걸음부터죠.조금씩 조금씩 알아 나가면 조금씩 조금씩이지만 사회가 바뀌겠죠. 좋은 생각인 듯해요.

뒤에는 밝디 밝은 스물세 미혼모를 시작으로  레즈비언 이야기/ 장학사 선생님/ 사립학교 졸업생/ 예순에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 할머니/ 우울증 환자/ 없이 사는 실험을 하고 있는 청년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왔어요.

 레즈비언 여성과의 인터뷰에서 필자는 자신이 생각하던 레즈비언의 외양과 그녀가 너무 달라서 놀라죠(스톤 부치를 생각했나 봐요). 커밍아웃부터 결혼을 하려는 지금까지 부모님/세상과 싸워 이야기들을 들려줘요.  

열한 아이들 명이 자신을 대출해서,무슨 짓궂은 질문을 할까 긴장했었는데 동성애자로 사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본 아이가 다른 아이의 등을 툭툭 치면서 “거봐,게이로 사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잖아.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고,그래서 너무 감동받았다고 하는 이야기에 눈물이 돌았어요. 얼마나 좋은 친구들이에요 다음 세대에는 이렇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예순에 집을 떠나 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시인으로 등단하고 2 인생을 시작한 할머니. 용기가 부럽죠?

 마지막으로 없이 살아가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가 나왔어요.멀쩡한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 근무하던 청년은 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편의를 위해 생겨난 돈이라는 물질에 얽매여서 불행하게 산다고 생각하고, 없이 살아 보는 실험을 하기로 했대요.  

일을 주고 먹을 것을 얻고, 버리려던 캠핑가와 태양열 발전기를 얻어서 생활을 해요. 하지만 딱히 그렇게 불편하지 않고,행복하다고 해요. 돈이 목적이 되어 버려,불행한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삶이죠.

 이렇게 열네 ? 열다섯 정도의 사람들과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 모은 글이었습니다.우리의 편견과 선입견을 좁히고,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구나..하는 것들을 알아볼 있는 책이에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도움이 되는 책이죠. 책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네요.좋은 책을 추천해 주신 만세정님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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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걷다 노블우드 클럽 4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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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감상은..어설퍼서 귀여워!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월광 게임에서 느꼈던 감정(좀 어색하고 풋풋하고 작위적이지만 그런 점이 매력임)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음.

딕슨 카의 작품은 <세 개의 관><화형법정><황제의 코담뱃갑><모자수집광사건>등의 대표작은 다 읽었다.작가는 뭔가 오컬트? 호러? 분위기를 내는 걸 좋아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신비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현실성이랄까,트릭을 중심으로 하는 본격추리의 묘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랄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상당히 좋은 편.한 번 잡으면 끝까지 술술 읽어나가게 된다.이 책도 마찬가지.주인공은 파리의 실력자 방코랭 경감의 조수 역으로써 밀실에서 벌어진 살리니 공작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되는데,주인공이 얼빠진 게 참 귀엽다.풀라는 사건은 안 풀고 여자한테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방코랭은 오냐오냐 놔둔다.

방코랭은 홈즈+펠 박사+포와로 같은 느낌의 오만하고 자존심 세며 능력 좋은 경찰.혼자 사건의 전모를 알고서도 뜸을 들이며 주인공의 삽질을 놔둔다;;

사실 트릭 자체는 간단하며,제 1의 비밀(이랄 것까지도..살인마 로랑이 누구로 변장한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홈즈랑 뤼팽 정도만 읽어도 알 수 있는 문제다)은 바로 알아챌 수 있으며 제 2의 비밀(진범이 누구냐)하는 것도 추리 좀 읽었네 하면 느낌이 온다(나도 왔다)다만 트릭은 글쎄..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이없기도 하고,무엇보다 이게 의학적 생리학적으로 가능해? 싶다. 

본격추리소설이지만 트릭 풀기보다는 캐릭터들의 매력이나 작가의 줄기찬 미국 까기(작가 미국인임.자조?) 등의 요소가 훨씬 재미를 더했다.등장하는 살인마 로랑은 현재식으로 말하면 사이코패스다.아마 추리소설에서는 거의 처음 등장이 아닐까?

아무래도 데뷔작이라 여러모로 어설픈 데가 눈에 띄지만, 풋풋하고 신선함에 꽤나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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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이치코의 뷰티풀 월드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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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하! 동인녀 필독본. 이마 이치코도 우리랑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동인녀 필독본이 하나 또 늘었구나.뭐랄까 동인녀판 <감독 부적격>같은 느낌? <문조님과 나>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추천.

<뷰티풀 월드>는 이마 이치코의 신작인데,만화는 아니다.일종의 에세이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것인데,그게 다 BL얘기다.현실 사람들이나 퀴어 영화,혹은 일반 영화들의 퀴어 요소들을 잡아내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다.이마 이치코의 팬이 아니라면 꼭 구입할 필요까지는 없을 듯.거기다 나름 하드한? 내용이기 때문에 BL방어력? 이 없는 사람이 읽기도 힘들다.야한 그림은 없지만 얘기가 좀.(15금임)

하지만 이마 이치코의 팬이자 BL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원래 만화도 만화지만 뒤에 나오는 작가 후기를 항상 재미있게 읽는 스타일이라서 이런 형식도 참 좋았다.

유명한 퀴어 발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부터 시작해서 한국 영화<왕의 남자>와 <올드보이>까지 등장한다.(그러고 보니 유지태를 비뚤어진 애정을 표현하는 광공으로 볼 수도;;)브로크백 마운틴도 나오고,일본 드라마 <파트너>등도 등장하고.이 영화/드라마는 이렇게 보면 퀴어다! 거나 야오이다! 를 주장하고,문학 작품도 뒤지고,배우 커플링도 하고,누구누구의 게이설도 등장하고(근데 이거 명예훼손으로 안 걸려?)

우리 주위의 많은 동인녀들이 하고 있는 일을 이마 이치코도 하는구나,하는 동질감을 주는 책이다.나오는 용어들을 알아듣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신의 BL공력 테스트도 할 수 있다.(근데 이마 이치코가 아는 건 나도 다 알고 있더라;;) 의외로 그녀가 나름 보수적인? 데가 있음도 알게 되었다.보면서 실컷 웃고 즐거웠다.동인녀의 기분 전환용으로 아주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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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죽음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8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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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연상시키는 두 주인공과,치밀하고 깔끔한 복수극.추리소설로도 순수소설로도 손색이 없다.

표절,191970님(여행 잘 하고 계시겠죠?)께 추천받은 소설.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추리의 스타일을 띠고 있긴 하지만 추리가 아니었더라도)을 왜 몰랐을까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그만큼 재미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이번에 <편집된 죽음>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으니 꼭 읽어보시길.

두 친구 작가 에드워드와 니콜라.에드워드는 꽤나 잘 나가는 문학소년이었지만 니콜라,삶의 밝은 부분들만 가진 듯한 니콜라를 만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연인을 뺏기고 창작에서도 니콜라에게 밀리면서,에드워드는 니콜라의 친구이자 그의 소설의 교정자,번역자로서만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그 오래된 애증.에드워드는 서서히 복수를 준비하고 실행하여,니콜라를 감쪽같이 파멸시킨다.

글의 화자는 에드워드로서,그가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에 대한 심리와 옛 사건들에 대한 부분이 전반,복수의 계획과 실행이 후반을 구성하고 있는데 후반이 참으로 흥미진진하다.가장 독특한 점은,에드워드의 복수의 도구가 <표절>이라는 것이다.유명 작가인 니콜라의 필생의 대작을 표절 시비에 휘말리게 하고,그 원작? 을 가짜로 만들어내는 에드워드.덕분에? 니콜라는 자살하게 되고 에드워드는 완전범죄를 성공시킨다.

추리라면서 뒷이야기까지 해버려도 되나 싶긴 한데 그게 제일 포인트라서.추리소설로서 굉장한 트릭을 쓴다거나 하지는 않지만,범죄자의 심리와 기상천외한 살인법,에드워드의 범죄계획을 따라가는 재미가 만만찮다.술술 넘어가도록 흡인력이 있고,심리 표현이 잘 되어 있고,꼼꼼한 구성,독특한 소재라는 점이 눈에 띄는 장점.전반의 흐름이 약간 느리다 싶은 게 단점.

총평,상당히 재미있다.추천 타겟은 추리소설 팬들과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애서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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