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가방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선생님의 가방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나의 점수 : ★★★★

묘한 문체의 매력.사랑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
가와카미의 히로미의 다른 이야기입니다.이건 묘한 분위기는 종종 띠지만 환상적 요소는 없는,그러니까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하지만 그녀 특유의 묘한 분위기,편안하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지는 것을 이런 식으로도 그려낼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요시다 슈이치의 <파크 라이프>만큼이나.(그것도 아주 독특한 느낌이었거든요.그의 최근작 <동경만경>에서는 무지 실망했습니다ㅠㅠ)

거의 십 년? 이십 년?그쯤 전의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게 된 중년의 여주인공.단골 술집에서 약속 없이,하지만 항상 만나며 둘은 가까워집니다.그런데,아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요.직접 읽어보셔야 이 독특한 접근방식,표현을 아실 겁니다.사실 <뱀을 밟다>보다는 훨씬 재미도 있어요.(여기서 선생님은 노인입니다.노인과의 사랑을 다룬 다른 글을 읽고 싶다면 다이도 다마키의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를 읽어보세요.)

상당히 괜찮은 글이었고,최근에 읽은 그녀의 다른 작품<니시노 유키히코의 사랑과 모험>은 니시노 유키히코라는 한 남자와 사귀었던,그리고 그를 차버린 열 명의 여자의 그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온갖 사랑의 형식과 관계들이 있지만,니시노는 항상 사랑하길 원하고 정착하고 싶어하지만 진짜 사랑을 할 수가 없습니다.그래서 그녀들은 그를 떠나죠.어째서 사랑을 할 수 없는 것인지 자책하고 노력하지만 버림받는 니시노가 좀 애처롭긴 합니다.하지만 반은 자기 책임 같기도 하고.여전이 히로미의 묘한 분위기는 살아있죠.제가 아는 그녀의 작품은 요게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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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을 밟다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뱀을 밟다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나의 점수 : ★★★★

묘한 환상성의 세계로.

가네하라 히토미(뱀에게 피어싱)보다는 히로미 ,이 작가를 개인적으로 더 좋아합니다.(히토미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거북하거든요.그런 점이 그녀의 개상이고 장점이기도 하지만.항상 책들이 편하고 아름다워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뱀을 밟다>는 그녀의 아쿠타가와 수상작으로,(아쿠타가와 수상작들 리뷰가 많죠? 개인적으로 이 상 수상작들의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이건 일 년에 두 번 주니 수상작 자체도 많거든요.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일본의 요절한 천재 작가를 기려서 주는 건데,<나생문><톱니바퀴><어느 바보의 일생><거미줄>등의 작픔들이 있는데,다 읽어봤으니 포스팅 올릴 수 있을 겁니다.제가 엄청 좋아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였어요)<뱀을 밟다>이외에도 <사라진다>와 또하나의 단편이 묶인 단편집입니다.책 자체도 얇은데 세 개나 있으니,<뱀을 밟다>작품 자체는 30분이면 다 읽을 분량입니다.

그녀는 책의 해설을 참고하자면 <꿈이라는 단어를 절대 쓰지 않는 몽환적 세계> 를 뛰어나게 표현한다는군요.제 생각을 말하자면,일상 속에 어느새 숨어들어온 괴이함을 표현해내는 재주가 아주 멋져요.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아주 모호하고,기이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녹아들어가는 분위기와 그 표현.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환상소설<러시아 인형>을 연상케도 하더군요.사실 카사레스 정도의 유머 감각은 없지만.

그러니까,환상 소설이죠 일종의.하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어느새 스며들어와 어떤 것이 현실인지 헷갈려하게 만드는 느낌의.<뱀을 밟다>는 여주인공이 뱀을 밟습니다.그러니 그 뱀이 사람으로 스르르 변하여,자신의 주인공의 엄마라고 지칭하며 집에 눌러앉습니다.그런데도 주인공은 담담합니다.그녀?와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쫓아내 버리라는 일하는곳 주인의 말에 그러려고 해 보기도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그리하여,"나는 이 여자-뱀-를 짊어졌다"라고 생각해 버립니다.그런데 그녀는 그 뱀 이외에도 다른 인간 모습으로 바뀌는 뱀들을 만나고,뱀은 자꾸만 "뱀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그녀를 유혹합니다.그녀는 그런 뱀들과 싸우고.

읽고 나면,뭔가 몽환적이면서 멍-합니다.하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신선한 표현들,특유이ㅡ 개성에 빠져 버리면 계속 찾게 되죠.<사라진다>는 어느 날 큰오빠가 말 그대로<사라지고> 작은오빠와 결혼한 새언니는 말 그대로<엄지손가락만큼 작아지고> 자신은 손댈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오르는>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어요.정말 기묘하다니까.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무슨 이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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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욱송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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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욱송 옮김 / 도서출판 숲
나의 점수 : ★★★★

3.5.단편들 편차가 심하다.하지만 멋진 건 꽤 좋은걸.하지만 역시 대표작은 <인간 실격>이에요.(사양을 아직 읽지 못했으니;;)

다자이 오사무는 역시 <사양>과 <인간 실격>때문,그리고 소세키를 비롯 미시마 유키오,오에 겐자부로 같은 사람들의 책을 읽다 보면 뒤에 나오는 해설에 심심찮게 이름이 등장해서 알게 되었다.그래서 <인간 실격>부터 읽었는데,"뭐야 이거! 엄청 우울한데.하지만 확실히 독특하긴 하네.웬지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을 연상시키는구만."했었다.비참하고 바닥의 바닥까지 가는 자서전적 소설이라.

어쨌든 확실히 강렬한 기억이라,그의 단편도 읽어보고 싶었던 것.(<인간 실격>이란 일본 드라마가 한때 굉장한 인기를 끌었는데-무슨 아이돌 남자애가 그렇게 귀여웠다고-그거랑은 정말 다르다.난 그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둘다 본 입바른 선배가 그렇다고 하니,그 드라마를 기대하지 말자.)

이 단편집의 표제작<달려라 메로스>는 친구의 목숨을 볼모로 잡혀두고 일을 보고 돌아와(돌아오는 길에 유혹도 겪고 힘든 일들도 겪지만)자신을 처형하라는 말에 감동한 왕이 둘 다 사면해준다-라는 원래 어딘가에 있던 이야기를 약간의 픽션을 가해 쓴 글.주인공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며 확실히 읽을 만하다.

<유다의 고백>도 달려라 메로스와 구성과 스타일 자체는 비슷하다.가롯 유다가 예수를 배신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심리를 독백의 형식을 받아 풀어내는데,어라? 상당하다.그 복잡미묘의 심리,애증의 마음.예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읽다 보니 어떻게 보면 가장 상식적이고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졌던 유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

유다의 존재에 대해서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많다지만 신자가 아닌 나는 항상 유다라는 캐릭터에게 끌렸었다.가장 똑똑하고 이성적이었던 사람,하지만 많은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다 배반하기까지.대체 그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을까? 그런 궁금증에 대한 하나의 시각,해석을 제공한다,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유다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모양.그에 대한 수많은 책과 그림,음악 등등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아마 권교정이 그렸던 "유다의 키스"라는 만화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그녀인지 확실하진 않다)또 이 글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뭔가를 바탕으로 연극으로 만들어져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이 글을 읽으며 연극으로 만들면 굉장히 잘 맞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 외에 여학생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잘 포착해낸 <여학생>도 괜찮군 싶었고.하지만 다른 단편들은 대부분 신변잡기적,자전적 글들.(얼마 전 읽은 나쓰메 소세키의 거의 모든 단편을 담은 <몽십야>에도 그런 글이 많아서 비슷한 느낌이었다)하지만 요 셋만은 상당한 수작이란 생각이 들어,그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사양>을 읽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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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10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닷컴(웅진.com)
나의 점수 : ★★★★

저번에 읽은 <안녕,갱들이여>보다 훨씬 낫다.생각할 거리도 많고,소장하고 싶어요ㅠㅠ.

이 웅진출판 20세기 일문학 시리즈,하나하나가 다들 보석이군요! 제발 다시 나와주세요ㅠㅠ
<사요나라 갱들이여>포스팅을 올렸을 때 다들 이 책이 낫다고 추천해 주셔서 엄청 읽고 싶었거든요.도서관서 발견! 역시 이 참신함과 신선함,독특함이란.

굉장히 독특한 소설입니다.그래서 줄거리 소개하기가 참 애매한데요,야구가 사라진 근미래.야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회.그 속에서 진정한 야구,야구의 의미라든가 하는 것들을 찾는 사람들과 야구에 관한 독특한 에피소드들을 엮은 글입니다.그런데 야구 자체라기보다는,야구에 빗대어 문학,소설,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작가는 문학 평론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까요.소설의 형식을 빌린 문학 비평(평론)-그러니까 문학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

뒤쪽의 작품해설에서 상당히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마음에 드는데요 이런 수고.언어와 의미의 불일치,감동에 관한 이야기들.그런 식일 거라 생각은 했지만 난해해서 정리하기 어려운 생각들에 가이드를 잡아준다고나 할까.소설 제작의 일상적 규범을 벗어남으로서 진부한 문학의 범람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새롭게 나아가려는 모색의 하나라는데요-확실히 <사요나라,갱들이여>보다는 그런 것들이 확실히 보이고,재미도 더 있고,잘 짜여졌고,의미의 이해도 쉽고,음 어떻게든 그것보단 훨씬 낫네요.

그런데 정말 해설? 하기 힘드네요.역시,읽어보셔야 알고,깨달으실 겁니다.그러니까,일단 읽어보세요.확실히 이런저런 면들로 읽을 가치가 충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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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의 나라
샬롯 퍼킨스 길먼 지음, 손영미 옮김 / 한국문화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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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샬롯 퍼킨스의 <여자만의 나라>는 페미니즘 유토피아에 관한 이야기.세 남자가 오지에서 여성들만으로 이루어진 나라에 들어가게 되고,거기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기록한 스타일.유토피아에 관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번에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여성학 유토피아는 또 처음일세.어쨌든 새롭고 독특한 스타일의 접근이자 글이었다.그렇게 지루하지도 않고.(근데 여러모로 오웰의 <금지된 섬>을 연상시키긴 하더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리틀북스
나의 점수 : ★★★★

재미있는데,재미있긴 한데...정이 안 간다.끝.

사실 영화도 아직 안 봤는데(돈이 없어ㅠㅠ)재밌다는 분들도 계시고,웬지 땡기고 해서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얼씨구나 빌려왔다.재미있다.영화를 안 보긴 했지만,일단 재밌다.이야기는 독특하고 재미있으며(세세한 곳이 재미있는 세계관이라고나 할까) 캐릭터들도 개성적이고,행동들에 인과도 있고,구성도 괜찮고,그러니까 진짜 읽을 만한데,

근데....역시 정이 안 간다.
문제의 원인?은 <황금나침반>때와 비슷하다.대체 맘에 드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는 것.하울은 이런 싸가지!(물론 가끔씩은 미워할 수 없게 만들지만 그래도 싸가지는 싸가지다) 고,소피도 히스테리 상당하고 굉장히 제멋대로(아니 청손 좋은데,이건 어디 놔둔다 얘기라도 하든지,맘대로 칠을 해서 이사할 때 표지를 다 다시 만들고 재어야 하질 않나..하울과 마이클이 엄청나게 시달린다) 그나마 정상적인 게 마이클이랑 캘시퍼인데 얘들도 사실 별로.소피의 여동생들이랑 새엄마도 영-맘에 안 들고.그러다보니 재밌긴 재밌는데 가끔 에잇 보기싫어..라는 생각이 엄습.

그래도 껄끄러움을 극복하고 완독.2권은 전혀 다른 내용이라니 그렇다면 일단 읽어봐야지,라고 생각.

내용은 모자 가게 첫딸 소피가 어느 날 황야의 마녀의 저주에 걸려 노파가 되고,어두운 소문에 싸인 마법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 청소하면서 저주를 풀 방도를 찾는데 그러면서 성의 사람들과 이런저런 일을 겪고,나중엔 하울의 계약도 풀어주고 자기 저주도 풀려서,둘이서 러브러브한다..가 되겠으나,이거야 다들 아실 테고,영화에선 아마 안 나왔을 세세한 에피소드들이라든가 둘의 옥신각신,소피의 감정의 행로 따라가기,캘시퍼의 심리 묘사 등등이 재밌다.영화 보셨을 분이라면 더 재미있을 듯.

그 밖에,

카미유 로랑스의 <그 품안에>는 한 여자가 기록한 자기 인생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에피소드식으로 자신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된 남자들과 자신의 이야기,자전소설인 듯함)이 작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참 남성관이..그녀가 세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가지는 건 남자가 유일.남자-여자,그리고 그 사이의 감정,사랑만이 전부라고 한다.모든 게 그걸 중심으로 돌아가는데..뭐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긴 하지만 읽으면서 계속 껄끄럽고 당황스럽더라.뭐 난 나대로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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