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밟다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뱀을 밟다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나의 점수 : ★★★★

묘한 환상성의 세계로.

가네하라 히토미(뱀에게 피어싱)보다는 히로미 ,이 작가를 개인적으로 더 좋아합니다.(히토미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거북하거든요.그런 점이 그녀의 개상이고 장점이기도 하지만.항상 책들이 편하고 아름다워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뱀을 밟다>는 그녀의 아쿠타가와 수상작으로,(아쿠타가와 수상작들 리뷰가 많죠? 개인적으로 이 상 수상작들의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이건 일 년에 두 번 주니 수상작 자체도 많거든요.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일본의 요절한 천재 작가를 기려서 주는 건데,<나생문><톱니바퀴><어느 바보의 일생><거미줄>등의 작픔들이 있는데,다 읽어봤으니 포스팅 올릴 수 있을 겁니다.제가 엄청 좋아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였어요)<뱀을 밟다>이외에도 <사라진다>와 또하나의 단편이 묶인 단편집입니다.책 자체도 얇은데 세 개나 있으니,<뱀을 밟다>작품 자체는 30분이면 다 읽을 분량입니다.

그녀는 책의 해설을 참고하자면 <꿈이라는 단어를 절대 쓰지 않는 몽환적 세계> 를 뛰어나게 표현한다는군요.제 생각을 말하자면,일상 속에 어느새 숨어들어온 괴이함을 표현해내는 재주가 아주 멋져요.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아주 모호하고,기이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녹아들어가는 분위기와 그 표현.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환상소설<러시아 인형>을 연상케도 하더군요.사실 카사레스 정도의 유머 감각은 없지만.

그러니까,환상 소설이죠 일종의.하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어느새 스며들어와 어떤 것이 현실인지 헷갈려하게 만드는 느낌의.<뱀을 밟다>는 여주인공이 뱀을 밟습니다.그러니 그 뱀이 사람으로 스르르 변하여,자신의 주인공의 엄마라고 지칭하며 집에 눌러앉습니다.그런데도 주인공은 담담합니다.그녀?와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쫓아내 버리라는 일하는곳 주인의 말에 그러려고 해 보기도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그리하여,"나는 이 여자-뱀-를 짊어졌다"라고 생각해 버립니다.그런데 그녀는 그 뱀 이외에도 다른 인간 모습으로 바뀌는 뱀들을 만나고,뱀은 자꾸만 "뱀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그녀를 유혹합니다.그녀는 그런 뱀들과 싸우고.

읽고 나면,뭔가 몽환적이면서 멍-합니다.하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신선한 표현들,특유이ㅡ 개성에 빠져 버리면 계속 찾게 되죠.<사라진다>는 어느 날 큰오빠가 말 그대로<사라지고> 작은오빠와 결혼한 새언니는 말 그대로<엄지손가락만큼 작아지고> 자신은 손댈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오르는>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어요.정말 기묘하다니까.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무슨 이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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