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노미콘 1 - 에니그마 코드 메피스토(Mephisto) 6
닐 스티븐슨 지음, 이수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실은 4.5.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전체 읽는 시간의 1/5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미친듯 재미있다.오랜만에 밤새서 읽음.원츄!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될 듯한 압박감.

1.닐 스티븐슨<크립토노미콘>
..무지무지 재미있었음.전형적? 미국식 분위기와 남성 중심주의적인 시각이 좀 거슬리긴 했고,자주 등장하는 수학이니 암호와 컴퓨터관련 지식들이 좀 머리아프긴 했지만,이렇게 재미있는 것도 오랜만이라 용서.유머 센스도 발군이요 이야기 구성과 개성있는 캐릭터 형상화도 멋지고 아이디어도 굿.추리소설 암호소설 스릴러 전쟁소설 등등 여러 특징들을 지니고 있음.

2차 대전시 숨겨둔 필리핀에 숨겨둔 전쟁금을 중심으로 암호학자? 로렌스,그의 손자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랜디,2차 대전시의 단순무식 상병 보비 샤프토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이리저리 잘 섞어 풀어냄.분량은 많지만 술술 읽힘.추천 타겟(가장 좋아할 만한 사람들)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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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스의 인어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실은 3.5쯤.인어에 대한 환상적이면서도 소름끼치는 판타지였지만,슌지는 작가보단 감독이 낫다.

정말 이 책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알프레드 월리스라는 학자가 쓴 <홍콩 인어록>이란 책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예전 홍콩에서 발견된 인어와 그 실험에 관한 이야기.그 이후 근미래,호주 근처의 세인트 마리아 섬에서 독특한 저주파가 발견되고 사람들이 환각과 환상을 보는 일들이 일어난다.그리고 섬에서 돌고래를 연구하던 학자들과 기자는 그것이 인어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임을 밝히게 된다.그를 연구한 결과 우연히 나타난 인어를 포획하게 되나,기업 집단에 의해 그를 도둑맞는다.

그 이후 3년,히소카란 청년이 바다(섬이 아니라)에서 2달이나 조난당하고도 살아남는 일이 발생한다.그 일을 그가 인어의 자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학자들이 다가오면서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는데,그를 중심으로 예전 인어의 전설들이 밝혀지기 시작하고 인어를 이용하려는 다른 한편의 학자들의 음모도 진행된다...

상당히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책이다.과학적 지식들과 인어의 전설,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그럭저럭 엮어가고 있고,무엇보다 인어의 생태에 관한 묘사와 설명들이 아름다우면서 섬뜩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독특하고 매력적인 향기를 풍긴다.심리 묘사나 구성들이 가끔서툴러 거슬리지만,그리고 가끔 너무 감상적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그게 감정의 이유다),이 독특함만은 칭찬할 만하다.소설이지만 오히려 기묘한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소설보단 슌지가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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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여왕 - 상 - 거울 속의 미로
카이 마이어 지음, 두행숙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독특하고 잘 짜인 판타지다.주인공 소녀와 전체적으로 흐르는 어두운 분위기 등등 여러 면에서 <황금 나침반>을 연상시킨다.그 결과,내 취향은 아니다.

코윈님의 요청으로,물의 여왕 포스팅.한 마디로 줄이자면<황금 나침반> 스타일이에요! 되겠다.
실은 상밖에 읽지 못했지만(누군가 계속 중을 빌려간 건지 도서관 직원이 상하만 있는 걸로 착각해 사들였는지 상과 하밖에 없었다;;)

고아원에서 추방당한 마법 거울 제조자의 견습생이 되어 그의 집으로 가게 된 주인공 메를레와 친구 주니파.이 도시-베네치아-는 비행선과 좀비 등등을 이용해 거의 모든 도시를 지배한 이집트 제국에 <물의 여왕>이란 존재의 도움으로 정복되지 않고 있었다.정체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존재 물의 여왕.그런데 메를레에게는 물에 뜬 대바구니 속에서 고아원에 발견될 때 같이 있던 물건인,면이 물로 된 신기한 거울이 있었다...어쩌고저쩌고, 메를레는 사건에 휘말려 곤경에 처한 물의 여왕을 만나고,베네치아와 여왕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까지가 상권의 내용)

마법 거울과 거울 속 환영,<악마> 와 <지옥>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물의 여왕이란 신비한 존재 등 꽤나 신선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다.전개 속도도 빠른 편이라,뒷권이 보고 싶기는 하다.그러나 맘에 드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리 좋아지지는 않는다.여주인공의 성격이나 분위기,곰을 연상시키는 돌사자 등 황금나침반이 계속 연상된다.캐릭터만,그리고 약간 어두운 분위기라는 것만 제외하면 상당히 괜찮은 판타지.그런데 어른들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청소년층이 타켓으로 보인다.(그게 안 맞을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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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혹은 블루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구혜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매력적인 도플갱어 이야기.

풍족하지만 남편과의 서먹함으로 도쿄에서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사자키 소코는,어쩌다 내리게 된 후쿠오카에서 자신의 옛 애인 가와미를 보게 된다.그런데 그의 곁에 있는 것은,놀랍게도 그녀 자신이었다! (뭔가 말초적 선전문구같군;;) 그녀는 예전 사자키와 가와미 중 누구와 결혼할까 죽을 듯이 고민하다,사자키를 선택했던 것.그런데 또 하나의 소코는 그 때 분리되어 나와,가와미와 결혼해 지금까지 후쿠오카에서 살아온 것이다.

둘은 이 기묘한 이야기에 두려워도 하고 감탄도 하고,혹시 어렸을 때 헤어진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하는데,여러 실험들로 도쿄의 사자키 소코가 본체이며 가와미 소코가 도플갱어임이 밝혀진다.그런데 서로 만난 후의 삶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졌고,그 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그리하여 사자키 소코는 한 달 동안 서로 바꿔 살아보자는 제안을 하며,그를 받아들인 가와미 소코.두 소코는 서로의 생활에 대해 공부하여 바꿔치기를 실행하는데,모두가 그를 알아채지 못한다.

처음에는 둘 모두가 행복했다.그런데 일들이 서서히 꼬이기 시작한다.가와미 소코는 본체가 자신에게 가혹하게 대했던 것에 대해 증오를 느끼고,도쿄 생활에 적응해 후쿠오카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본체였던 사자키 소코는 가와미의 폭력과 가난하고 힘든 생활에 진저리가 나 계약을 마치려고 도쿄로 돌아오지만,왜인지 본체와 도플갱어가 서로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또 후쿠오카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가와미 소코의 계획에 휩쓸려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서로를 죽이려 드는 두 소코.하지만 대부분의 도플갱어 이야기와는 달리,둘이 다 살아남는 쪽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두 남자에게서 모두 벗어난 두 소코.서로 자신의 발로 걸어나가는,그런 열린 결말.개인적으로 두 소코가 함께 있을 때 그들을 둘다 처음 보는 사람은 둘을 다 알아보지만,본체를 먼저 알던 사람에게 둘이 같이 다가가면 본체만이 보인다는 설정이 독특했다.(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 등도 주목할 만하다.)

야마모토 후미오의 글솜씨야 전작들을 통해서 이미 여실히 알던 바이고,(그녀는 청소년 소설인 코발트문고 대상을 받으며 등단해 나오키상도 수상했다)-재미있단 얘기다-인간과 사랑을 보는 그 한편으로 비관적인 듯하지만 따뜻함을 잃지 않는 묘한 스타일(눈)이 역시 그녀만의 개성이자 가장 큰 매력이라 하겠다.한편으로는 섬뜩한 호러 소설이면서,한편으로는 사랑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 묘한 분위기.독특한 도플갱어 이야기를 맛보고 싶다면,혹은 새로운 일본 소설을 접하고 싶다면 추천.추천 타켓층은 20대 초중반에서 30대까지의 여성과 도플갱어에 흥미가 있는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남성.

도플갱어 스토리는 수많은 판타지 소설과 만화,호러 소설 등에서 접해왔었다.이 글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야쿠쇼 코지 주연의 영화<도플갱어>.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추천하는데,인공지능 휠체어?를 만드는 과학자 하야사키 앞에 어느 날 자신의 도플갱어가 나타난다.두려워하지만 발명을 위해 서로 계약을 맺지만,도플갱어는 점점 악한 일에 빠져들고 그들 둘도 서로를 죽이려 드는데..어쩌고저쩌고.섬뜩함과 약간의 유머?가 버무려진 묘하게 재미있는 영화였다.(최근 개봉했던 <팜므 파탈>도 좀 비슷한 이야기였던 듯한데...)

이렇게 여러 도플갱어 등장 매체들에서는,대부분의 도플갱어와 본체가 서로를 죽이려 하는데,(거야 이성적으로 이해가능하고)아니면 반대로 무척이나 두려워한다.(이 두려워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유쾌한 만화가 작년에 작고한 아토리 케이코의 <도플갱어>다.)드래곤 라자에서는 무슨 숲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고,등등.

덧,야마모토 후미오의 <연애중독>과 <플라나리아>도 상당히 좋은 작품들인데,포스팅하겠다고 약속하고선 이런 기세로 가다간 아무래도 못할 듯하니 일단 짧게라도 남겨두자.<연애중독>은 중년의 여인이 사랑에 대해 중독되어? 스토킹과 편집증으로 빠져들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섬뜩하게 그린 장편소설이다.

<플라나리아>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정신적으로)상처입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들이 담긴 단편집인데,리얼하고 섬세한 캐릭터의 묘사와 서늘하면서도 희망을 모두 버리지는 않은 듯한,작가 특유의 사랑관이나 인간관이 드러나는 멋진 이야기들이다.나오키상을 이 작품으로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읽고 나면 참 묘한 기분이 든다.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느낌도 들고.어쩄든 그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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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도시 백서 - Snow White City
이신조 지음 / 열림원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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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마사히코의 <로코코 거리>를 연상시키기도 하고,한국의 미래에 정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어쨌든 독특한 도시에 관한 끌리는 이야기.

제목을 보고 "어라? sf인가?"싶어 들쳐보지도 않고 빌려온 책.(어이?)말하자면 근미래 sf라고 할 수도 있겠다.순수문학이라고 봐줄 수도 있겠지만,나한테는 순문학같기도 한 sf쪽의 느낌이 더 강했다는 정도.sf로 분류하는 사람도 꽤 있더만.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였다.제목처럼,<만토>라는 가상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요 도시의 설정이 참으로 매력적이다.한참 전쟁을 하던 <제국>과 <공화국>(이들은 같은 민족이다)이 통일을 해 <연합국>으로 새로 태어나는데,통일에 수반되는 여러 비밀스러운 임무들-통칭 통일국가안정기초협력사업-이 없을 수 없고,이에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되는 사람들이 사는 ,예전 국경에 위치한 대형 마트처럼 한날 한시에 개장된 계획행정도시-그것이 <만토>이다.

만토의 사람들은 수많은 서류 심사를 거친 성인 남녀이고(아이는 물론 물고기를 제외한 애완동물은 키울 수 없다),겉으로는 도시에 있을 수 있는 여러 일들을 하지만 어떻게든 통일국가...사업에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항상100,375명의 시민수를 유지하며,통행금지가 있고 숙박업소가 없고(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으므로) 시외전화를 걸 때마다 자료가 남는 도시,중앙청사인 <거울탑>의 전광판에는 임무를 위한 시적인 암호문들이 종종 보이는-기묘한 도시.

이 도시의 이런저런 설정들과 그 표현이,오호라 멋지구나!그리고 그 도시에 사는 여섯 남자와 한 여자가 바 <스노우 화이트>에서 만난다.(그들을 <난쟁이>로 표현함으로서,백설공주의 모티프도 빌려온다)그녀는 모든 남자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그녀와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들,그들의 이야기들,그것이 이 이야기이다.

이야기 자체는,그렇게 확 빠져들 정도의 즐거움이나 흥겨움을 주지는 않지만 -많은 순수문학,특히 한국 순수문학들이 그렇듯이 그들의 일상은 담담하고 조금은 무기력하게 흘러가므로-이 만토라는 도시를 접한다는 것은 기이하고 흥분된 지적 유희가 되고,이 글에서 가장 흥미를 제공하는 요소이다.만토에서 살기 때문에,그에 맞춰 사는 삶이라서 일어나는 일들.<만토>라는 기묘한 도시는 모든 주인공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고 있다.주인공들의 캐릭터도 잘 드러나 있고(여주인공이 영 맘에 안 들기는 해도)

이런저런 의미들로,상당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남북의 통일 이후의 여러 면들이 궁금하신 분들,행정도시가 어떤 식으로 기능할까가 궁금하신 분,통행금지가 있고 모두가 중앙정보부원같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그 이유로 서로가 벌이는 머리싸움도 조금은 나온다)가 궁금하신 분,<로코코 거리>를 즐거이 읽으신 분들에게 추천,<1984년>을 괜찮게 읽으신 분들에게 추천,sf비스무리하다면 무조건 읽는 분들에게 추천,매력적인 한국 순수문학을 읽고프신 분들에게 추천,등등.내가 생각한 예상타켓층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남녀.(여성보단 남성에게 어필할 듯)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만토에서는 무언가 확실해지는 것만큼 무언가 더욱 불확실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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