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집은 전에 살던집의 반텀만한 느낌이다.아마도 방이 하나가 더 늘고, 넓은 베란다가 없고, 옥상이 없는집이라서 더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집이니 이쁘게 살아야지 잘 채워야지...문제는 책인데...신랑하고 나는 연애때도 서점에서 늘 만났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또 많이 산다.전성기때는 신랑과 나의 월급의 반.그러니까 한사람분의 월급이 책값일 정도였다.
책의 종류도 다양해서, 트렌드, 마케팅, 셀프컨트롤, 순수소설, 회화, MBA, 각종여행서적과 요리등...정말이지 우리의 왕성한 식욕은 다양한 먹거리를 헤치우기 시작했다.
문제는 책장인데...결혼한지 3년이 지나가는 지금...무려 일곱개의 큰 책장이 가득차고, 박스마다책들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줄잡아서 3천여권이 넘는 것같다.우리는 신혼때 단한권의 책도 각자의 집에서 가지고 오지않고,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할때 1000일이 지난 지금 하루에 세권정도를 줄기차게 사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산지 불과 3년이 지나는 싯점에서 보면 정말이지 무서운 양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는 전집은 단 한질도 없다는 것도 그렇고...
좁은 24평 하지만 실평수는 그 반밖에 되지 않는 우리집에서 두개의 방과 작은 베란다는 심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는 그러나 꼭 필요한 일들을 시작했다. 책을 사람들에게 마구 선물하고, 그냥 가져라가라고 안기고, 트렌드나 잡지들은 고물장수 할머니에게 드리는 어찌보면 좋아보이나 실상은 끝도 안보이는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아주 우연히 알라딘이라는 싸이트에 접속했다. 왜 우리는 그동안 이 유명한 싸이트를 몰랐을까 싶었다. 좋은 이벤트도 많고, 책값도 다른 곳보다 저렴한데...왜 우리는 오프매장만을 생각했을까 싶었다. 시간도 없다고 늘 힘들어하는 우리가...그런데 정말 행운인지...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연히 본 이벤트...
중고책을 사드립니다. 중고책샵을 열었습니다.중고책을 파세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더니...이럴수가...
중고샵에서 나는 하루저녁에 30권이 넘는 책들을 팔아버렸다. 상냥한 알라딘님께...친절한 그님께...아직은 돌쟁이 아가를 따돌릴 시간이 없어서 구체적인 판매를 왕성하게 시작하지 못했지만,일단 숨통이 팍! 트인 느낌이다.
중고책은 어떻게 팔면 좋을까?
1.최대한 저렴하게 올린다.(중고를 찾는 매력중 하나가 아닐까? 구매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2.책의 상태나 느낌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한줄 문구를 올린다.(결정적 구매의 역할을 할듯)
3.깨끗한 상태의 책을 보내서 단골을 확보한다.(한번 단골은 영원한 단골 이라는 신념으로)
4.작은 쪽지나 사은품을 보내면 더 좋다.(사람들은 작은 것에 잘 감동한다)
5.시간을 내서 수시로 업데이트한다.(물건이 계속 생겨야 사람들도 모인다)
6.빠른배송을 하도록 노력한다(위에 것들이 다 아무리 좋아도 기다리게 하면 허사다)
7.새로운 책을 계속 구입해서 새로운 것을 계속 공급한다.(윈윈전략이다)
이외에도 나의 좋은 책의 선택이 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도 있겠지만 그건 각자의 취향에 따라 누구에게는 최악의 책들이나 장르가 누구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기도 하기때문에 나의 선택은 그냥 나만의 만족으로 그칠 것같다.
하여간 알라딘에 나오는 마술램프의 요정이 마술이라도 부린건지 나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어서얼마나 고맙고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얼른 아이 재우고 다시 책정리를 시작해야지'. 이생각뿐이다.
아. 그리고 나도 중고샵에서 8권정도를 구입했다. 배송이 알라딘배송에 비해서 판매자의 배송이기때문에 조금 느린 것같지만 그래도 내가 딱 원하던 책들을 60%정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다기 보다는 기분이 좋다.
이래저래 알라딘의 매니아가 될 것같은 느낌이다. 알라딘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