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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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쿡언니의방구석극장#양국선#지식과감성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저자 양국선님이 책 속에서 밝힌 자신의 키다리 아저씨인

영화감독이자 영화 평론가이신 정성일님의 추천사로 책이 시작되었다.

이 책의 사용법에 대해 일단 무조건 믿고 자신이 쓴 일기처럼 읽어 나갈 것을 권했다.

영화를 보고 웃고 우는 이가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펑펑 울거나 깔깔 웃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는 말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신의 감정 사용법으로서의 영화...

영화를 통해 힐링과 치유의 시간을 얻을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자신의 공간에서 평화로운 자세로 영화를 보고 있는 책 표지의 그림에서도 벌써

여유로움과 마음의 평화가 느껴졌다. 

 

 

 

 

 

 

영화는 어떻게 인간을 치유할까 하는 1장 제목과 함께

저자의 어려웠던 시간들을 상기하며 담담히 그 역경의 시간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주인공 정원과 다림을 불러온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2013>을 비롯해 <안경, 2007>, <아이 엠 러브, 2009>등

1장에선 총 9편의 영화가 소개되고,

영화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가족과 직장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속 인물들의 상처도 저자의 마음 속 상처들도

함께 치유되어간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안내자로서의 영화로는 ,

<카모메 식당, 2009>, <HER, 2013>, <비포 선라이즈, 1995>등 7편을 3장에서 소개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가 궁금해져 독자인 나는 그동안 놓치고 보지 못했던 영화를

몇 편 찾아서 보게 되었다.

 

<카모메 식당>

 

 

 

누구에게나 마음이 지치는 날이 있다.

지친 마음에 이유가 없을 리 없다.

누군가에게 상처 받은 마음일수도, 혹은 스스로에게 낙담했을 마음.

한동안 삭이다 단단히 굳어진 마음이 어느 날 뻐근하게 지친 것처럼 느껴지는 날일 수도 있다.

<카모메 식당>에는 고마운 마음이 있고, 배려가 있고 따뜻한 위로가 있다.

마음이 지치는 순간 <카모메 식당>을 찾아보는 이유다. -p67-

 

 

손님이 없었던 핀란드의 <카모메 식당>주인 사치에의 가게에

각자의 사연이 있는 손님

토미, 미도리,마사코가 찾아오기 시작하며,

사치에의 위안이 되는 주먹밥 오니기리를 통해

위안과 행복을 얻게 되는 내용의 영화 장면들과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라는 대사에

슬로우라이프를 함께 누려보았다.

 

3장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영화 사용법으로

<라라랜드, 2016>,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6>등 다섯편의 영화를 맛볼 수 있다.

 

 

영화는 세상과 만나는 방법이라고...

미국 소설 <키다리 아저씨>처럼 저자가

자신의 키다리 아저씨 정성일님을 만나게 된 인연을 들을 수 있었다.

늦게 영화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저자를 응원해주고

격려해 준 은혜를 평생 갚으며 살겠다는 저자...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영화에게 이끌리고,

그 영화를 보면서 만든 사람의 진심을 알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가 좋았고, 그래서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고, 이젠 영화감독이 되었으며,

그는 나에게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였다. -p150-

 

 

4장인생 여행자를 위한 일곱가지 영화목록

<이터널 선샤인, 2004>과 <마지막 4중주, 2012>, <싱 스트리트, 2016>등을 소개한다.

<소공녀, 2017>는 저자의 늦은 대학공부와 아르바이트로 열심히 살았던 기억들과 함께

현실적 어려움이 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가족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거리를

스크린에 투영했다는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라고 소개한 <걸어도 걸어도, 2008>와

나를 살맛 나게 하는 행복한 영화라고 소개한 <아멜리아, 2001>를 찾아서 보려한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내가 이대로 꿈을 미루고 살다보면 앞으로 딱 그정도로 살고 있겠구나. -p180-

 

 

 

5장은 <줄리&줄리아, 2009>, <유스, 2015>등 6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꾸뻬씨의 행복여행, 2014>은 책으로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행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전 세계로 여행을 떠난 정신과 의사 헥터의 이야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하는 질문에 답을 던져주는 사람들의 행복의 조건들...

우리는 모두 행복할 의무가 있다.

꿈을 이룰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있을 때 행복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말에 나도 공감한다.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하는 저자는

모든 순간이 영화였다고 했다.

언제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해피엔딩의 영화가 아닌,

하루하루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이 모두 영화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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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아지트 - 야외 생활의 무한한 즐거움, 11곳의 캠프 사이트 방랑기 나의 캠핑 생활 4
서승범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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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그려지는 여유롭고 편안한 풍경들이 머릿 속을 채웠다. 나만의 캠핑 아지트 공간을 찾아 퇴근박, 비박, 오토캠핑을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어도 커피 한잔을 내려 마셔도 그 작은 일상들이 소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캠핑의 여유로움이 함께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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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아지트 - 야외 생활의 무한한 즐거움, 11곳의 캠프 사이트 방랑기 나의 캠핑 생활 4
서승범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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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에세이#나의캠핑아지트

나의 캠핑 아지트

-서승범-

 

 

캠핑 붐이 일며 주말 캠핑장을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나의 캠핑 아지트 책을 통해 저자만이 알고 있는 특별한 장소를 얻어갈 수 있을 거란 마음으로 책을 펼쳤던 것 같다.

몇몇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인가했는데,

저자가 경험한 캠핑일기에 가까운 캠핑에세이 책이어서 오히려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캠핑을 하며 겪은 여러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통해 캠핑에 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갖춰진 편리하고 쾌적한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최소한의 의식주만을 해결하며

그동안 잊고 있던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는 것이

캠핑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한 방법중에서 불편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캠핑인 것 같다.

 

캠핑은 여행의 한 방식이다.

여행이란 삶과 같아서 겉보기엔 멋있어도 하는 당사자는 고되다.

캠핑은 더하다.

고되지만 일상을 스스로 해결하니 바람직하고,

탁 트인 자연과 함께하니 아름답다.

 

 

저자의 책은 11곳의 캠프 사이트에서 겪은 야외 생활 방랑기를 통해

야외 생활의 무한한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퇴근박으로 떠난 캠핑 강화 함어동천에서의 이야기로 시작한 저자의 캠핑을 따라가 본다.

 

캠핑장에서의 가장 중요한 건 자연을 즐기는 것이지 고기굽는 것이 아니라고...

가까운 야영장을 여러번 찾아 커피 한잔 마시고 오고,

낮잠 자다 오고, 햄버거 싸가서 먹고 음악 좀 듣다 오는 것...

그렇게 시작한 캠핑이 햄버거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텐트 치고 비박도 하게 되고, 커피를 내려 먹다 원두를 볶게 되고...

 

p23 캠핑은 취향의 발견이다.

저자의 말대로 캠핑은 각자의 취향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장비를 갖춰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캠핑장비들을 늘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게 캠핑이라고 저자는 정의하며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닌, 잠깐의 일상을 누려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라고 조언한다.

 

강화 함허동천의 퇴근박,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으로 떠난 오토캠핑,

춘천 물로리의 오지 캠핑, 횡성 병지방계곡의 미니멀 캠핑, 영주 소백산자락길의 백패킹

태안반도의 비박, 섬진강 자전거길의 자전거 캠핑,

통영 연화도와 삼척 장호항의 카약 캠핑, 평창&나키진의 트레일러 캠핑,

그리고 해외 미국 예로스톤 국립공원의 백패킹과 일본 오키나와의 자전거 캠핑까지

캠핑의 공간과 방법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로 들을 수 있었다.

 

등산을 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태가 일어났을 때

한데서 밤을 지새우는 것을 일컫는 비박bivouac 이란 말이 프랑스어란 사실을 새롭게 알게됐다.

오카나와의 자전거 캠핑에서 저자가 겪었던 봉크 Bonk에 대한 조언에서

마라톤이나 사이클처럼 격렬한 운동을 지속하다가

급작스러운 탈진을 맞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카약과 카누, 조정과 카약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려지는 여유롭고 편안한 풍경들이 머릿 속을 채웠다.

삶에서 최소한의 것만을 지닌 채,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커피 내린 컵을 손에 쥐고

모닥불을 오도카니 바라 보는 것,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장작이 타닥 타닥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는 것 -p39-

 

노숙도 마다하지 않는 저자의 캠핑에 책과 함께 동행하며

한껏 자유로움을 누린 시간이었다.

여전히 시간을 내고 여건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부담없이 나설 수 있는 때가 올 것이기에

기대감을 갖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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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재테크다 - 오늘 뭐 먹지? 외식과 배달음식으로 지친 당신을 위한
김미진 지음 / 체인지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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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재테크다

-김미진-

물질이 중요해진 요즘 재테크의 열풍은 끝이 없는 것 같다.

20~30대 젊은 층까지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최근 TV예능프로에서까지도 유명한 재테크의 신들이 출현해

부자마인드와 노하우를 전해주는 모습을 자주 보며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 집밥마저도 재테크다!

외식과 배달음식을 줄이고 집밥을 해먹는 것이 금전적 소비를 줄이는 일이라서 재테크 일까?라는

책제목의 의미를 유추를 해보다가, 프롤로그의 MJ 김미진님의 말에

'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매끼 맛있고 건강하게 챙겨 먹는 집밥은 '건강 재테크',

알뜰하게 구입한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니 '금전 재테크'

무얼 먹을지 고민하며 새로운 요리를 찾아보고 검색하는 시간을 절약하니 '시간 재테크'

즐거운 식탁을 만들 수 있으니, '행복 재테크'가 된다.

가성비와 시간,건강과 행복을 모두 얻을 수 있는

맛있고 따뜻하고 건강한 집밥 레시피가 들어있는 책 <집밥 재테크>였다.

여러 요리프로그램들에서 선보인 복잡하고 어려운 레시피들은

왠지 나와 거리가 멀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은 생각에

선뜻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난 자칭 불량주부다.

주방에 20분 이상 서 있게 되면 멀미가 난다.

끼니때 외에는 주방에 거의 얼씬도 하지 않는 내게

이 책의 간단 명료한 조리 순서 사진과 짤막한 설명이

한눈에 들어와

완성된 요리사진 한장의 결과물을 쉽게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줄의 설명에 뚝딱~ 순식간에 군침이 돌게 하는 요리 하나가 완성된다.

 

                                

Part1의 1석 2조 28가지 레시피에서는 하나의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고

그 요리에 조리 과정을 추가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보거나,

한가지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p24-25 타코

 

 

 

사워크림 대신 시판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여 만든 멕시코 전통 요리 타코 레시피엔

타코안에 과카몰리를 넣어 먹거나, 스리라차 소스로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 MJ 의 한 끗' 에 Tip을 곁들어 놓았다.

간장불고기 레시피를 소개해주고, 간장불고기를 활용한 분짜 레시피를,

새우볶음밥 레시피를 소개하고는 새우 볶음밥을 활용한 퀘사디아를,

토마토 떡볶이 레시피로부터는 그 소스를 활용한 에그인헬 레시피를 알려주어

브런치 카페 부럽지 않은 요리들을 접할 수 있다.

 

 

p78 과카몰리 불고기 부리또

 

영양만점, 맛도 만점일 것 같은 소불고기를 활용한 과카몰리 불고기 부리또를

욕심내 본다. 바로 해보고 싶은 메뉴 1순위로 꼽아 놓았다.

한눈에 보이는 레시피 사진이 누구라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part 2에선 간단한 한끼 18가지 레시피를

참치죽, 소시지 라면볶음, 크림떡볶이,

김치 참치 콩나물밥, 스팸 가지 덮밥등

이름만으로도 재료 몇가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메뉴들의 레시피가 들어 있다.

part 3은 국, 찌개 17가지 레시피로

소고기 뭇국, 오징어 뭇국,부추계란국, 갈치, 고등어 조림등

냉장고속 친숙한 재료들로

쉽고 맛있게 끓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part 4는 매일반찬과 저장반찬, 그리고 간단한 김치등 반찬메뉴 26가지를 소개한다.

크래미 숙주무침, 베이컨 오이볶음, 어묵 콩나물볶음,

어묵전, 진미채 파김치...

한가지 재료만을 사용할 줄 알았던 메뉴에 참신한 재료를 조합해

색다른 요리가 될 것 같다.

part 5의 주말별식 12가지는

LA 갈비찜, 삼계탕, 감바스, 밀푀유 나베, 찜닭등 외식에 의존했던 메뉴들을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꿀팁과 함께 소개한다.

 

  '겹겹이 쌓은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의 밀푀유,

페이스트리 반죽 사이에 필링을 채워낸 프랑스 과자와 일본식 나베가 합쳐진 말이라고 한다.

큰 수고 없이도 좋은 비쥬얼을 얻을 수 있어

나 또한 자주 애용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추운 날 따뜻함을 전할 수 있고 눈도 입도 즐거운 행복 재테크 메뉴라는 생각이 든다

 

 자칭 불량주부의 야심작, 밀푀유나베 

 

part 6은 제철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 홈메이드 디저트 9가지를 소개해준다.

딸기청과 딸기우유, 토마토 마리네이드, 복숭아 병조림,

밤잼과 꿀생강청, 그리고

사과조림잼을 만들어 또띠아위에 올린 사과피자를,

우유와 생크림으로 리코타치즈까지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간단한 레시피를 보여준다.

누구나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고

조리과정 몇장의 사진의 심플한 구성에

요리가 즐거워지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그동안 쌓아 둔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던 나의 파트너...

요즘 퇴근 후 쇼파에 앉아 집밥재테크를 펼쳐든다. 우훗~!

요리에 대한 관심이 나와 비교하여 몇백배는 많은 줄은 알고 있었는데...

부인할 수 없이 인증이 된 셈이다.

앞으로 요리하는 남편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의 또다른 재테크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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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하루 시 같은 순간
박종민 지음 / SISO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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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하루

시시한 순간

-글/사진 박종민-

 

 

길을 걸을 때 가장 나다워진다는 저자 박종민님의

길에서 만난 사물과 풍경이 담긴 사진첩 같은 시집

'시시한 하루 시시한 순간' 은

새로운 문학 장르인 디카시이다.

디카와 시의 합성어로 디카(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과

문자를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 일본 시 문학의 일종)로

표현된 시집이기도 하다.

 

 글/사진 박종민

 

 

 

수고한 한 해를 끝내고, 다시 시작된 새해를 맞이한 날,

' 시시한 하루 시같은 순간 ' 을 만났다.

 

 

 

지나온 길은 되돌아가지 않고

가야할 길은 피하지 않는다.

해넘이도 해돋이도 모두 생략된 한 해의 시작...

한 장의 사진이 많은 걸 대체해 주었다.

내겐 언제나 해넘이와 해돋이의 모습이 구별되지 않는다.

해돋이 같은 해넘이, 해넘이 같은 해돋이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데에 같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해돋이와 해넘이건만

그 일상을 무심히 지나치다 연말에 와서야,

또 새해를 맞이할 때서야 주목받는 해는

늘 그 자리에서 성실히 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무덤덤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들이

힘든 일을 겪고 난 후에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작가는

책머리에 고백한다.

 

내게 버팀목이 되어준 벗,

'일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뜨끔!'

작가만이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목에 서서(16편), 머물고 싶던 길 위의 순간들(38편),

사소하고 느릿한 것들의 가치(28편), 인생은 짧고 순간은 길다(28편),

시시한 하루의 시 같은 순간(26편),,,

총 다섯개 제목의 Part 5로 구성된 책은

Part 1에서 Part 5 까지 모두 136편의 짦은 시를

사진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그냥 별 것이 아니라고 지나쳐버릴 수 있는

짧은 순간들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아놓았다.

그 순간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짧은 시와 함께...

책 속의 사진들은 어느 한 장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p48 꼰대 / 호연지기

 

허리 쭉 펴고

하늘에 닿으려는

또 하나의 산

나무의 모습에서는 꼰대도 호연지기도 나왔다.

사진의 배치는 한 가운데에 배치하지 않고

왼쪽면 또는 위쪽 면 끝에 배치하여

창의적인 구성으로

틀에 갇히지 않고 여백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편안함마저 느끼게 한다.

 

 p30 < 생방송 >

 

구름은 느릿느릿

바람은 설렁설렁

잎들은 살랑살랑

오늘도 채널고정

하루가 그냥 가네

 

 

문 밖의 풍경이 문틀 안에서 생방송중인 화면이 되었다.

그 즐거움에 채널고정한 채 아마도 하루를 모두 보냈나 보다.

시간에 쫓기었다면 누릴 수 없었던 즐거움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을 볼 줄 몰랐다면 놓쳤을 풍경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 속에 담아 두었고

그 때의 마음을 시로 남겨두었다.

 

  p99 < 1막 2장 >

 

 p85 < 전망 좋은 방 >

 

급하게 가느라

바닥에 떨어뜨린 건 없는지

지나온 길 한번 뒤돌아봐 -p85-

 

어디론가 바쁘게 걷고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며

그들에게서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그 속에 있었으면 나도 어디를 향해 가는 지 모르고

무엇을 떨어뜨린 지도 모르고

바쁘게 어딘가로 휩쓸려 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p140 < 페르소나 >

 

하루 종일 썼던 가면을 걸어놓고

퇴근하는 샐러리맨

내일은 누굴 만날까

내일은 어떤 걸 쓸까 -p140-

 

누구나 자신의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진짜 모습은 감춰둔 채...

시< 페르소나> 속의 퇴근하는 샐러리맨은 자신의 가면을 벗어 둘 장소가 있기나 한 지 모르겠다.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면

가면을 벗어 둘 장소도 마땅치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면을 벗어도 많은 차이가 나지 않게 내 본연의 모습으로

솔직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옳지 않은걸까.

너무 많은 걸 감추지 말고...

나인채로 살아보면 안되는 것인가.

 

 p136 단풍침대

 

 

잡고 있던 손 놓았더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상처는 남았지만

집착의 가지에서 이제 벗어났다네 -p136-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하나씩 지니고 있을 것 같다.

집념이라하기엔 집착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를 것들을 안간힘을 쓰며 붙잡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본다는 핑계로...

잡고 있던 것을 놓았을 때 홀가분함과

그로 인해 입은 상처의 깊이는 비교될 수 있는 것인가 알 수 없다.

 

놓고 싶지만 놓을 수 없는 것과 놓아도 괜찮은 것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한장 한장에 담긴 저자의 시에 함께 동화되기도 하고

또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게 되기도 했다.

핸드폰 속에 꽉 찬 사진들을 하나 하나 들춰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길을 걸으며 마주 했던 여러 일상들을

그냥 흘려버리고 싶지 않을 때 저장해 놓은 수많은 사진들이

글로 표현되길 기다릴 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핸드폰 속의 사진들을 꺼내오고 싶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일상의 시간들이 시가 되는 순간으로 만들어 주는 책이다.

누군가에게는 시시한 하루가

결코 시시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으로 만드는 것은

내 몫이다.

 

평범한 일상들이 '시시한 하루'가 될지,

시가 되는 '시시詩詩한 하루' 가 될지는

오롯이 시간의 주인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p218 < 겨울산 >

 

배낭을 등에 지고 눈쌓인 산을 오르고 있는

중년의 뒷모습이 담긴 시 < 겨울산 >이

시집의 마지막 장이다.

힘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지만,

오르는 길에 있을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얼어 붙어

햇빛에 반짝이는 눈꽃의 영롱함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눈오는 새해 첫날 아침 출근하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꿈속을 헤메여야할 것 같은 어둡고 깜깜한 새벽에

현실로 달려가는 차의 불빛이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책 뒷 표지를 덮었다.

 

마지막까지 여운이 남는 시집 한 권으로

새날을 시작했다.

 

누구나 만나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담아 시로 엮었다.

이로써 찰나는 영원해졌다.

인생은 짧고 순간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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