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길은 되돌아가지 않고
가야할 길은 피하지 않는다.
해넘이도 해돋이도 모두 생략된 한 해의 시작...
한 장의 사진이 많은 걸 대체해 주었다.
내겐 언제나 해넘이와 해돋이의 모습이 구별되지 않는다.
해돋이 같은 해넘이, 해넘이 같은 해돋이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데에 같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해돋이와 해넘이건만
그 일상을 무심히 지나치다 연말에 와서야,
또 새해를 맞이할 때서야 주목받는 해는
늘 그 자리에서 성실히 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무덤덤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들이
힘든 일을 겪고 난 후에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작가는
책머리에 고백한다.
내게 버팀목이 되어준 벗,
'일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뜨끔!'
작가만이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목에 서서(16편), 머물고 싶던 길 위의 순간들(38편),
사소하고 느릿한 것들의 가치(28편), 인생은 짧고 순간은 길다(28편),
시시한 하루의 시 같은 순간(26편),,,
총 다섯개 제목의 Part 5로 구성된 책은
Part 1에서 Part 5 까지 모두 136편의 짦은 시를
사진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그냥 별 것이 아니라고 지나쳐버릴 수 있는
짧은 순간들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아놓았다.
그 순간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짧은 시와 함께...
책 속의 사진들은 어느 한 장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