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의 천사 -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반려견들의 이야기
리처드 데이 고어.줄리안 게리 엮음, 이선미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좋은 친구, 반려견! 나도 7년동안 키웠던 강아지가 있었다. 요크 종류였고, 이름이 그냥 ’ 이쁜이’였다. 이름 지어주기가 고민스러울 때 엄마가 이쁜이라고 불러보니 쪼르르 달려오더란다. 그래서 그녀석 이름은 이쁜이였다. 7년동안 참 다사다난했는데, 녀석이 대소변을 제대로 못 가리게 되면서 엄마에게 미움을 받기도 했다. 그 이유를 잘 알지도 못한 채 녀석이 아무대나 실례를 하면 속상해서 야단을 치곤 했다. 그런데 요크라는 개종족은 외로움을 상당히 탄다고 한다. 그래서 외로워서 주인에게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으로 대소변의 실례를 한다고 말이다. 그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면 더 잘 키울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을 그 7년동안 키운 강아지가 우리집을 떠나고서야 알게되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다른 집에 사는 강아지와 즐겁게 지내면서 대소변도 잘 가린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섭섭했었다.

 

반려견 키우면서 참 다양한 일이 많았다고 앞서 말했지만, 어떤 동물을 키우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우리집은 웃고, 가족이 모이고 하나의 주제로 대화를 하는 집안 분위기가 생겨났다. 퇴근후의 아버지는 자식들과 함께 둘러앉아 티비를 시청하는 것 외에 그 어떤 대화도 오고가지 않았고, 무뚝뚝한 아버지는 웃음이 있는 분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강아지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아버지 무릎까지 점프하며 격하게 환영을 하니, 힘들었던 고단함이 거센 바람에 밀려나듯 사라지더라고 말하셨던 아버지. 그래서 강아지는 키우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 마지막 가족 일원이였는데, 그런 녀석을 떠나보내는 그 심정이 찢어지듯 아팠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다시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녀석의 임종까지 지켜줄 것이다.

 

 



 

 

좋은생각에서 <네발의 천사>가 출간되었다. 네발의 천사라는 제목이 딱! 알맞은 반려견의 이야기가 스물아홉편 실려있다. 실제 주인공들의 이야기이고, 따뜻하고 기적같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서 반려견을 키워본 그때 그 기억이 떠오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스물아홉편의 이야기 중에서 펑펑 울면서 읽었던 글이 있다. 소제목이 ’ 함께 치유되다’였는데, 관절염을 심하게 앓고 있어 무릎을 제대로 펴지도 못한채 절둑거리는 아들을 위해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 그런데 데려온 강아지가 하필이면 굶어 죽은 강아지 형제중 살아남은 녀석인데다 기생충이 득실거리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던 강아지였다. 그런 강아지를 데려다 치료해서 잘 키워보리라 마음먹은 엄마는 아이에게 선물하게 되고, 기뻐하는 아이의 마음이 읽는 나에게도 전달되어 가슴이 쿵쿵거렸다. 이름은 ’스트라이커’. 그런데 데려온 다음날 스트라이커가 발작을 일으켰다. 그런 강아지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천달러가량 되는 돈을 들인 후 치료했다. 그리고 관절염을 앓는 아들도 뒤이어 수술하게 되고 스트라이커가 아들과 함께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이 감동적인 7페이지의 글이 나를 정신없게 만들었다. 스트라이커는 재활치료하는 아들과 함께 걷고 넘어지고 또 부축해주는 친구였다. 그렇게 그 둘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가 되었다. 엄마는 그렇게 아들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선물한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이 글을 더 진실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키워보지 않은 것과 키워본 차이는 엄청나다고 본다. 그렇지만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읽게 된다면 이 해피 바이러스에 정신이 혼미해질지도 모른다. 강력한 사랑의 무기, 반려동물과 나누는 정이다.

 

 



 

 

<네발의 천사>에서 등장하는 29마리의 강아지들. 이들은 이 가족을 만난 동기부터 그 반려견으로 인해 생겨난 뜨겁고 행복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스물아홉의 가족이야기를 읽으면서 때론 우끼고 때론 슬펐다. 영리하다 못해 가족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강아지들이 기특하고 대견했다. 반려견은 우리에게 가장 충직한 친구다. 그런 반려견을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은 죽기전에 반드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을 해 보길 권한다. 얼마전 읽은 <멋지게 나이드는 법>이란 책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워보는 것을 말했다. 내가 살면서 해 봐야할 것들 중에서 반려동물을 만나보는 기쁨을 놓치는 일이 없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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