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피스 - Wisdom Peace 위즈덤 미니 4
앤드루 저커먼 지음, 이경희 옮김, 앨릭스 블랙 정리, 윤희영 감수 / 샘터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보다 한해를 더 산 사람에게는 나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나이든 사람에게서 빛나는 것은 바로 '지혜'다. 경험을 통해 얻는 지혜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영화제작자이면서 수상경력도 화려한 사진작가인 앤드루 저커먼이 65세 이상 된 세계의 저명 작가, 미술가, 디자이너, 배우, 정치인, 음악가, 종교 지도자, 기업인 등 이시대의 상징적 인물 50여 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육성과 모습을 기록했다. 그것은 <위즈덤 Wisdom>으로 탄생하게 되었고, 시리즈 출간으로 미국을 뜨겁게 달구었다고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친구들에게 적극 권장할 정도로 좋은 책이라고, 거금을 주고서라도 구해서 읽기를 권하던 그 책! 바로 위즈덤 시리즈였다. Ideas, Life, Love, Peace편으로 나뉜 위즈덤 시리즈 중에서 나는 위드덤 Peace를 만났다.

 

샘터 출판사에서 출판된 위즈덤 시리즈는 영향력있는 그들의 사진과 함께 그들이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를 들을 수 있다. 3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위즈덤 피스>를 읽고 나니 평화라는 것이 이렇게 해석될 수 있구나 하는 의외의 시간을 갖게 된다. 오노 요코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페이지 가득 주름 하나하나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적나라한 사진과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는 글귀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진을 보면 흰 배경에 인물이 배치되는 구도여서 사진 속 인물의 표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뭔가, 그들은 나를 향해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부드럽고 강하고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눈빛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사진. 그리고 그 사진 한장과 그가 말하는 인생의 지혜는 감동적이다. 순간! 나도 그와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인생을 이루는 이 큰 주제들을 이런 식으로 답할 수 있을까 싶었다.

  

 

자신에게 진실하라. 자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라. 그리고 평화를 생각하라. 평화에 불을 당기는 일은 숨쉬기만큼이나 간단하다.

 

당신의 오아시스와 나의 오아시스가 소통한다. 물은 아주 재미있다. 우리 몸은 90%가 물이라고 했던가. 우리 안에는 아름답고 깨끗한 물이 있다.

이 물은 우리의 생각으로 인해 더러워질 수도 있다. 내 물과 당신의 물은 서로 반응하니까 좋은 생각으로 우리 안의 물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당신도 물, 나도 물이다. 그러니 서로 숨길 수 있는 것이 없다. 우리가 서로 숨기려고 하는 사이에도 우리의 물은 소통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건데, 맞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우리는 물을 담은 그릇들이다. 싸울 때 우리의 맥박은 하나가 된다.

상상이 되는가. 서로 죽이려고 덤비는데 맥박은 쿵. 쿵. 쿵. 똑같이 뛴다.

(오노 요코 - 챔버스스트리트 시리즈로 악명을 떨친, 1966년 존 레논을 만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그녀. 퍼포먼스와 추상 작품 작업활동 중)

 

 

책을 펼치자 마자 만날 수 있는 그녀, 오노 요코의 말이다. 우리 각자는 세상의 오아시스라고 말한다. 물을 담고 있는 그릇이기에, 서로 통한다고...... 첫 페이지부터 가슴뛰는 문장을 만나 벅차올랐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절절하게 와 닿는 글들로 가득한 건 ' 나이 탓'이 아니라 ' 나이 덕'이 아닐까. 얼마나 많은 생각으로 세월을 흘렸겠는가. 수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깨달음으로 그들은 이렇게 글로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숨쉬는 것만큼이나 단순하다. 누구도 숨을 쉴 때 불협화음을 내쉬지 않는다. 그저 숨을 쉴 뿐이다. 그렇게 단순하다. 그녀가 말하는 인생은 숨쉬는 것 만큼 단순하는 것. 아둥바둥할 시간에 주변을 돌아보고, 평화롭게 살아보자.....

 

침팬지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간으로써는 최초로 침팬지 사회에 들어가 생활한 그녀, 환경보전운동가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제인 구달'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제로 시작된다. 인류가 달나라를 가고 세계 구석구석을 통신할 수 있도록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똑똑한 머리로, 지혜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원주민들은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그 결정이 앞으로 일곱세대 뒤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려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손익 계산만 문제 삼아 결정을 내린다고..... 말로는 우리 자녀, 손주를 위한다고 하면서도 알고보면 아이들의 미래를 도둑질하고 있는 것이라고 따끔하게 꼬집어 말한다. 최근들어 환경에 눈을 돌리는 세계적 조짐이 반갑기보단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복구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는 안타까움에 환경보호운동을 시작하는 우리네 실상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제인 구달의 말처럼 자그마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그 시작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조금 더 겸손해지자.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벽에 작은 손톱자국같은 변화라도 늦추지말고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지혜를 읽는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다. 나는 아직 살날이 조금은 더, 아니 넉넉하게 남아있다. 살아가는 동안 이들의 지혜를 잊지 않고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내가 세상을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기억하면서 인류를 위해 전 지구상 생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하고자 한다. 더이상 지혜를 잃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하루 한편의 지혜를 가족들과 함께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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