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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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두시탈출 컬투쇼'의 PD로 있는 이재익님의 소설 < 압구정 소년들 > 을 만났다. 이재익님의 글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의 작품 <카시오페아 공주>를 통해 이재익님의 존재감을 익혔고, 그에 따른 명성에 <압구정 소년들>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을런지도 모른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연예계 핫 이슈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압구정 고등학교의 '압구정 소년들'이라는 록밴드의 친구 네명.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는 반포 소녀 3총사. 이 들 중에서 압구정 소년들의 리더 '박대웅'과 이 소설의 주체 '현우주' 그리고 그들의 사이에 있는 반포 소녀 '서연희'의 풋풋한 청춘의 이야기가 흐른다. 어느날, ESP엔터테인먼트 박대웅의 아내, 가수이자 연기자인 서연희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연희는 무엇때문에 죽은 것일까? 자살일까, 타살일까. 서연희가 죽는 그날밤 CCTV에 찍힌 얼굴은 언뜻보니 박대웅인데, 박대웅은 그 시각 미국에 있었다. 성립되지 않는 알리바이. 박대웅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그와 결혼한 서연희의 과거는 무엇인지...... 현우주는 서연희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박대웅과 서연희의 관계를 눈치채고 마음을 접어야 했던 현직 기자 현우주는 서연희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 쇼는 계속되어야 해. 가슴이 찢어지고 분장이 지워져도 내 미소는 남아 있을 거야. 나는 주인공이 될 거야. 나는 찬사를 받을 거야. 쇼는 계속되어야 해.

 

(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프레디 머큐리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불렀던 노래.

 

Page. 252 중에서......


 

 

 

 스토리는 여배우의 죽음으로 둘러싸인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형식이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현우주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독자에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며 미스터리 조각을 함께 맞춰 나가게 한다. B2B라는 남성그룹과 G2G이라는 여성그룹의 태범과 세희의 비디오파문으로 ESP엔터테인먼트 박대웅은 둘을 각자의 그룹에서 탈퇴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런 중 태범은 미국으로 출국하고, 다시금 한국으로 돌아와 박대웅을 향한 증오를 내비치며 재기를 도모한다. 태범이 탈퇴를 하게 된 것은 세희와의 스캔들 때문인데다 태범이 탈퇴하는 이유를 다른 B2B멤버들조차 그의 행동은 그룹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탈퇴를 받아들이는 입장의 인터뷰를 한다. 순간? 어! 하는 감탄사, 이 책을 읽는 사람 모두 느낄 것이다. 화제였던 모 그룹의 미국교포 출신의 아이돌 가수의 탈퇴사건.

 

 

 그리고 여성 그룹 G2G은 역시 모 그룹의 미국교포 출신의 아이돌 가수가 탈퇴한 그룹이 속해 있는 같은 소속사의 그룹과 닮았다. 이 그룹 역시 미국진출로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중 한 멤버가 탈퇴를 하게 된다. 이유는 어린 나이에 미국 투어가 힘들었을 수도 있고, 이제 자신은 공부를 하며 평범한 인생을 살고 싶다? 이런 인터뷰가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고보니 상당히 닮았다. 특징적으로 OOO소속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압구정 소년들>은 이재익 작가의 반자전적 소설이다. 실제 그는 압구정 소년들의 멤버였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실제 주인이 있다. 그리고 그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이 실제 있는 그 누구와 상당히 닮았다.

 

 

 

 어떻게 보면 책 읽는 재미가 꽤 좋다고 할 수 있다. 실제를 보는 느낌이 물씬 든다. 하지만, 「이 소설은 실존하는 특정 인물, 단체, 사건들과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라는 첫 페이지의 경고문구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실존 인물들이 떠오르고 의혹이 붉어져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아무래도 PD일을 맡은 그라서 숨겨진 비밀을 나보다는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겠지만, 교포출신의 한 아이돌 남성이 탈퇴하여 미국으로 퇴출되다시피 떠난건 당시에도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충격적이지 않았나 싶다.

 

 

 <압구정 소년들>을 읽으면서 서현희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상당히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니 왠지 모를 미소가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 후~ 다행이군'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어찌 너무 급작스러운 급반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박대웅이란 남자의 태도도 사뭇 이해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건 소설이다. 소설이기에 가능하다. 역시 이재익 작가는 미스터리계의 숨은 진주가 아닐까? 현실이라는 물고기 뼈대에 살점을 살짝 살짝 얹어놓았다. 새로운 물고기를 탄생시킬 줄 아는 것 또한 작가의 귀중한 능력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압구정 소년들은 음악을 하는 밴드인 만큼 주인공 현우주가 듣는 음악을 엿보는 재미도 좋다. 이재익 작가는 자신의 직업을 한껏 살려낸다. 나 또한 그가 나열해주며 살짝 살짝 부연설명이 붙은 노래 제목들이 반갑기도 했으니까.

 

이번이 다섯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곧이어 또다른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재익 작가. 그의 또다른 작품을 기다리며 그가 앞서 냈던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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