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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린의 멜로디북 - Lovelyn's Melody Book
린 (Lyn)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가수 린의 '작가놀이'인 <러블린의 멜로디북>은 놀이치곤 제대로다. 멜로디북이라 해서 온통 노래가 가득할 줄 알았더니, 노란 표지부터 포근한 기운을 감싸주며, 소소한 그녀의 이야기와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웃어주는 린의 모습이 나른한 오후와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린을 무척 좋아한다. 그녀의 노래가 좋고, 그녀의 콜콜거리는 콧소리도 좋다. 반달눈이 매력있는데다, 부끄러우면 늘상 혀를 쏙 내미는 강아지같다. 그래서 정말, 그녀는 러블린이다.
가수 린에겐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쾅쾅 방망이질 해대는 그가 있었다. 연예인은 베일에 싸여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직업으로 인해 드러내지 못하는 그들의 고충도 이해된다. 사랑받고 싶고, 사랑 또한 주고 싶고...... 그를 향한 마음이 드러나기도, 그를 향한 마음을 걷어내기도 하는 아주 개인적이지만, 모든 부분이 상당히 공감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린.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과 사랑앓이 중인 사람들, 사랑의 끝과 시작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함께 수다 떠는 또하나의 친구처럼 느껴질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길에 오르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다고 한다. 자신을 다시 찾아보기 위한 여행. 린 역시 서른을 맞이한 기념으로 뉴욕으로 떠났다. 그녀는 그곳에서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 " 그래, 힘든 가수생활을 접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거야."라는 결심으로 간 건 아닐꺼다. 다만, 누구나 그러하듯 자신을 지켜준 방지턱을 넘어 새로운 세계에 발 딛어보는 기분은 상당히 매력있다. 그냥! 가보는거다. 뉴욕이든, 도쿄든 어디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 어디든...... 린처럼 나도 어디든 가보고 싶다.
나에게 한없이 사랑스러운 그녀, 린은 손글씨도 귀엽다. 아기자기한 손글씨에 글쓰는 재치까지 이 책은 소장가치까지 있다. 그녀를 좋아하는 그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그럴 것이다. 그리고 린 역시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친구와 수다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며, 드라마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남길씨, ' 비담'을 좋아한다. 비담에게 고백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 같아서 깔깔 웃었다. ' 거봐, 린도 나랑 다르지 않잖아?' 라는 말을 속으로 삭히면서 말이다.
억울함
나는 가면을 쓴 채
손톱만한 구멍으로 컬러 톤의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은 시들시들 잿빛 눈동자로 내게 의미 없는 시선을 던진다.
아, 몹시 억울하다.
이렇게 불공평할 때가 또 있을까. (page.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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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캐 상쾌 통쾌
유쾌한 당신이 명쾌하게 선을 그어주셨으니
상쾌하게 정신차리겠습니다.
그동안 통쾌하게 약 올려주셔서 감사했어요! (page.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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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오해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 이름을 스치듯 듣는 순간, 빠른 맥박으로 가슴이 마구 뛰더니 이내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심장은 기억력이 참 좋은가 보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랬는데.
page.155
2001년 ' 사랑에 아파 본 적 있나요'라는 곡이 생각난다. 실연한 것도 아닌데, 노래방에만 가면 이 노래를 불렀다. 그냥 그 노랫말이 너무 좋았고, 린의 목소리가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녀의 노래는 나를 포함한 많은 여자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울림이 되어 퍼진다는 게 얼마나 감동적인 것인지 그녀는 알까? 가수 린이기 보다 세상의 절반, 여자로..여자 이세진으로 서른이라는 기점에서 새로운 삶을 일궈보겠다는 당찬 깃발을 꽂았다. 자기 인생의 전환점을 정확하게 아는 것 자체가 시작의 반이라고 했던가? 그녀의 새로운 도전 <멜로디북>을 시작으로 그 누구보다도 멋진 인생을 이어나가길......그녀의 팬으로써, 그리고 그녀와 같은 여자로써 듬뿍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