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나라의 앨리스
심정희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타일리스트가 되기에는 돈이 많이 든다?

 

<스타일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나서 패션에 대한 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방관자? 아니면 스타일리스트?

퍠션에 관심이 많아서 잡지도 많이 보고, 아이쇼핑은 기본이며 유행을 따르는 것 또한 물론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패션에 눈 뜨기 시작한 20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5~6년 동안 지속되다가 결국 자폭해버렸다. 돈도 많이 들고, 쌓여가는 옷은 어떤가. 청바지만 정리해보니 세상에~ 20벌이 훌쩍 넘더라.(물론 옷은 언니와 함께 샀지만......)예를들어 찢어진 청바지 갯수를 보니 무려 5~7벌이나 되는데, 바닥에 펼쳐놓고 비교해보니 거기서 거기다. 당시엔 왜 다르다고 생각하고 샀을까? 코트는 어떤가!같은 색의 갈색과 검정색만 즐비하다. 간혹 빨간색 코트도 눈에 띄지만 나는 갈색과 검은색 마니아다. 유행을 따른답시고 샀을 것 같은데 결국 색감에선 과감하지 못했다.

 

엄마와 함께 계절맞이 옷정리를 하는 날엔 등짝에 불이 났다. 엄마는 인내심의 바닥을 보였다. 당신도 기가 막히신거다. 같은 옷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어느날 엄마는 천장까지 닿이는 헹거를 설치했다. 줄줄이 걸어보니 또한 기가막히고 코가 막힌다. 같은 옷이란 느낌이 드는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게다가 옷의 가격표도 안 땐 것도 많더라. 아까워서 갖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도 못 입고 있다. 유행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옷은 역시 옷장에 쳐박아 두면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타일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심정희님은 옷을 샀다면 무엇보다도 옷을 여러번 입어보라고 한다. 거울 앞에서 패션쇼? 내가 갖고 있는 옷이 어떤 것이 있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옷이 중복되지 않는다. 요즘들어서 나는 옷을 세트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에 매료되었다. 얼마나 간단한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세트로 사면 값도 저렴하다. 그래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머리 아픈 것도 나아진다. 그러나 그 옷은 활용하기 힘들다. 어떤 옷이랑 맞춰 입어야 하나... 이런 생각조차도 안해본다는 문제..

저자 심정희님이 주는 패션에 대한 팁들은 나에게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스카프 매는 법이나 뚱뚱한 허벅지 가리는 법, 파티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찾는 법 등을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미안하지만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나는 옷을 잘 입는 방법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보다는 삶을 빛나게 하는 한 요소로써 스타일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쓸 참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스타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나? 나에게 있어서 스타일이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나 할까...... 늘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는 내가 아니기에, 기분에 따라 나의 스타일은 변한다. 내 기분이 맑으면 옷 차림의 코드는 옐로우가 된다.

 

 



 이쯤에서 당신에게 고백할 게 있다. 부탁인데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신이 죽는 날까지 비밀로 간직해 주면 좋겠다.

 

사실 나는 … 빈티지가 싫다. 패션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나를 몰아세운대도 어쩔 수 없다. 이 시대가 인정하는 몇 안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마크 제이콥스가 아무리 " 제 머릿속이 아이디어로 가장 충만한 때는 다양한 시대의 빈티지 의상들을 구경하고 있을 때입니다." 라고 말한대도, 세계적인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가 " 이제 컬렉션의 성패 여부는 얼마나 로운 것을 창조하느냐가 아니라 과거의 디자이너들이 내놓았던 것을 어떻게 변형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고 말한대도 그렇다.

 

그들이 뭐라하든 나는 빈티지가 싫다.


 

 

그녀의 충격적인 고백에  눈을 힘있게 감았다가 뜨면서 다시 이 단락을 읽었다. 너무 빠르게 읽어서 뭐라고 했느가 싶어서도 아니다. 패션계에서 빈티지를 빼고 논할수 있을까. 다른 에디터들도 이 책을 읽었다면 놀라지 않았을까? 빈티지가 싫다고 고백하다니...... 하하 정말 그녀는 독특하다.

 

사실 나는 빈티지가 싫지 않다. 빈티지가 좋지만 빈티지의 어느정도 허용경계는 있다. 때가 바짝 낀 운동화는 사실 정말정말정말싫다. 어떤 사람이 신었던 신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삶을 향해 뛰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에게서 흘러내린 그 냄새까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뭐 다른 빈티지 역시 손때와 세월의 때가 있겠지만 신발만큼은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빈티지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스타일리쉬하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건 빈티지를 입으면 패셔니스타다. 라는 고정관념을 깨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익히 말하는 빈티지의 정의가 저자에겐 마음에 들지 않나보다. 사실 어디까지가 빈티지인지 나도 모르겠다. 그녀 말대로 고정관념에서 좀 벗어나서 빈티지스타일을 즐겨봄은 어떨까 싶다.

 

 

저자 심정희님은  자신이 패션계에 뛰어들었던 처음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패션에디터라고 해서 시행착오가 없으랴. 좌충우돌 그녀의 이야기는 개인스러우면서도 나와 맞닿는다. 패션을 모른다고 유행을 따르는게 식상하다고 생각만 하지 말자. 당당하게 나만의 패션으로 세상에 나서도 될 것 같다. 어느정도 유행을 따라가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똑같아지고 싶어하는 요즘의 패션에는 신물나긴 한다. 나만의 패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옷장을 활짝 열어 부끄럽지만...... 옷을 모조리 꺼내보고 이리저지 대보고 고민해봤다. 늘 세트로 생각하면서 입었던 옷을 뒤섞어보고 싶었다. 이제 나도 패션계에 조금은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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