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 환경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5
이재민 지음,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수만가지의 감동과 깨달음 그리고 후회되는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는 교훈적인 그림책을 만나 보신적 있으신가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그림책 <희망>은 바로 그러한 책입니다. 책을 눈으로 보는 시간 3분. 책을 다시 넘겨보았을 때 걸리는 시간 10분. 책을 덮고 나서 책 덕분에 생각에 잠길 시간 30분. 책 덕분에 생겨난 내 마음속 뜨거운 '희망'을 향한 열정에 필요한 시간은 측정불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어른의 눈으로 본 깊이있는 이 <희망>이라는 그림책을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꼭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 건 책을 만난 후 얼마 되지 않았죠.

 

 2005년 4월 5일 바로 식목일이죠. 그날 강원도 양양의 산불이 기억납니다. 이 책은 실로 그 산불을 기억으로 그려진 것 같아요. 하필이면 식목일이였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불길이 눈앞에 생생하네요. 보도되는 화면을 미처 턱도 닫지 못한 채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말 그대로 어이없는 장면이였어요. 그리고 속상했죠. 도데체 무엇때문에 저렇게 큰 산불이 난 걸까? 삽시간에 집어삼킨 녹지와 문화유산 그리고 삶의 터전은 어마어마했잖아요? 낙산사를 불태우고 보물이였던 동종을 녹게 만든 무시무시한 붉은 불길은 그 어떤 악마보다도 잔인해보였답니다.

 

 작가가 그때의 그 끔찍한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은 '생각해보자'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자연을 너무나 당연하게 뜯어 먹고 있지요. 배 부른 만큼 먹으라고 만들어진 포만중추는 그 언젠가부터 고장나버리고, 개걸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인간의 자연훼손은 끝을 보려고 한답니다. 강에는 썩은 물이 흐르고, 자연이 몸살을 앓고 뱉어내는 바이러스에 우리들은 아파가고 있지 않나요? 자연속에서 태어난 우리 인간을 자연이 거부하고 있어요. 인간의 몸에 비유해서 말한다면 이는 자가면역결핍이라고 해야하나요? 자연에게는 우리가 암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나 봅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공격해대니 결국엔 양쪽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겁입니다.

 

 작가의 의도는 이러합니다.

" 가슴 아픈 그때를 새삼스럽게 곱씹는 이유는 아름다운 우리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 삶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 역사가 담긴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작가는 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어떤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장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다시 큰 숲을 이룰 수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시커멓게 타버린, 정말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 어딘가에선 파릇한 새싹이 돋고 있었지요. 자연은 그렇게 힘겨운 싸움을 해냈습니다. 절망하던 우리 인간에게 보란듯이 일어서는 위대함에 눈물이 왈칵 솟았습니다.  인간을 포용해 주는 이 자연이 이토록 위대해 보일 줄이야. 사소한 것에 목숨걸며 쉽게 좌절하는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시험성적이 떨어졌다고 좌절하는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작장에서 짤린 중년의 사람들 얼굴도 생각나구요. 사기당해서 집을 줄여 이사를 가야했던 친척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포기한다는 말보다 무조건 선행되어야 하는 말, 바로 '희망'인 것 같습니다. 근위축증으로 12년의 삶을 선고받은 친척동생 녀석이 당당하게 대학에 합격해서 휠체어에 앉아 숨쉬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사회복지에 앞장서는 모습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사지 멀정한 전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요.  아직도 가진자들은 가지지 못한 자보다 덜 성숙한 것 같습니다. 갖고 있음이 갖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또다시 '내려놓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네요.

 

 이 책을 보는 어른들도, 어린이들도 모두 '희망'의 불씨를 틔우는 방법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인간의 욕심, 그리고 부주의와 무관심과 같은 것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아파하는 자연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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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노란돼지 < 희망 > 내용 살펴보기 



 
 
 
 

 

아름답고 평화로운 숲입니다. 


 
 

 

벌이 어디인가로 급히 날아갑니다.

다람쥐도 뒤따라 뛰어갑니다.

 

너구리도 토끼도 허둥지둥 뛰어갑니다.

 

무슨 일일까요?


 
 

 
 작은 불씨가......


 
 

 

나무를 휘감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온 산으로 번져 갑니다.

 

불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괴물처럼 숲을 삼켜 버립니다.


 
 

 

소중한 것을 송두리째 빼앗아 갑니다.

 

희망도

 

 

살의 터전도

 

 

온통 잿빛투성이입니다.

 

 

모든것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희망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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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그림묘사와 간결하지만 짧은 글속에서는 말해도 끝이 없을 진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어디론가 허둥지둥 도망가는 저 곤충과 동물 친구들에게 산을 되찾아 주고 싶은 마음과 뭉클함이 뒤섞여 주먹을 쥐게 하는,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주는 책 <희망>입니다.


 
 





 



 

 어떤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장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다시 큰 숲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온통 숯덩이만 남은 그곳에, 이름 모를 새싹이 힘차게 돋아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희망적인 일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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