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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머리방
문정회 지음, 마야 셀리야 그림 / 애플트리태일즈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appletreetales에서 나온 <구름머리방>
가까이서든 멀리서든 아이를 챙기는 엄마의 마음은 상상을 초월한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아이를 어떻게 돌보는 걸까? 아이의 학교 등하교를 책임지고, 학원에 출석까지 도와주는 직작맘들.
난 그들을 슈퍼맘이라고 부른다. 슈퍼맘이 될 수 있기는 할걸까? 나는 자신이 없어져서 내가 그토록 열심이였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아이 옆에 있어주는 엄마가 최고의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이 나의 미래의 꿈을 절반 이루는 것이라 믿었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나를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그 중 하나가 머리감기 혹은 머리 가꾸기다. 화장을 안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머리 감기는 2~3일에 겨우 한번 했다.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는 쌍둥이 키우기는 나에게 방광염을 선물하기도 했다. 쌍둥이를 열정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생각이 앞섰으나, 몸조리 2주 후 혼자서 아이돌보기의 첫시간부터 끼니를 거르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하루 두끼 먹는다. 세끼 챙겨 먹어줘야 모유가 나올텐데 젖몸살 하나 없이 나오던 모유가 가물어가는 강줄기처럼 말라갔다.
쌍둥이 키우는 나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려나. 이해한다고 해도 100% 이해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늘 혼자 힘들어하고 매일 반복되는 것들에게 식상해하면서도 아이 돌보기는 절대 멈출 수 없는 나의 또다른 직업이다.
바쁜 요즘 엄마들에게 동화책 한권이 위안이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작은 무언가에 의해 시작이 되는 것처럼 이 동화책 한권으로 나는 오늘도 힘내어 쌍둥이와 함께하는 이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구름머리방>을 보는 순간 독특한 표지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책의 표지를 옆으로 돌리자 이해되는 그림. 엄마의 머리는 풍성하면서도 새끼줄 꼬아놓은 듯 꼬여 있고 그 안에 아이가 들어있다. 실제 아이 두 발만 보이지만 분명 아이는 엄마 머리카락 속에 있다.
책 모서리 둥글림을 잊지 않은 애플트리태이즈.
적지않은 페이지수.톡톡한 두께가 느껴지는 내지가 무려 18장이다.
첫 면에 보이는 다양한 머리를 한 엄마들.
바쁜 우리 엄마들은 하나같이 모습은 다르나, 길게 늘어뜨린 머리를 가졌다는 독특한 발상의 작가.
엄마의 부풀러지고 헝클어진 머리를 아이는 작대기 하나 밑에 꽂아 넣었다.
분명, 저 그림은 ' 솜사탕 ' 이 맞는거지?
요즘 엄마들 컴퓨터 안하는 이가 없다. 키보드가 보이는 이 그림을 보니 내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엄마의 머리는 병아리만하다가 어느새 솜사탕 만해지더니 결국엔 구름만해졌다.
아이는 우연치않게 엄마의 커다랗게 말린 머리를 보고 손을 넣어보더니 아늑함에 이끌려 쑥! 들어가버린다.
구름머리방안에서 아빠의 면도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엄마와 함께 목욕하고 엄마가 가는 시장에도 따라가게 된다.
자신만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방이 생긴 아이는 그 방안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 모든것을 넣었다.
그런 엄마를 보다못한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무거워보이는 머리를 보면서 하시는 말씀이......
" 머리가 무거워 보이다. 등은 굽어 보이고, 여자는 머리를 잘 가꾸어야 해."
우리 엄마들은 언제 자신의 등이 굽고 언제 미용실을 갔나 생각 나지도 않는 치렁치렁한 머리를 보게 될까?
가족이 혹은 남이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면 1~2년은 거뜬히 아무렇지도 않게 넘거가기 마련이다.
외할머니 덕분에 엄마는 길고 긴 그리고 풍성한 구름머리를 싹뚝! 잘라버렸다.
가벼운 머리 덕분일까? 엄마의 표정도 한결 시원해졌다.
"앗, 안돼요!"
우리 주인공 아이는 엉엉 울어버린다. 자신의 따스하고 포근한 구름머리방이 없어졌기 때문이지.
그러나 아이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 울지마라. 아들아. 엄마가 더 좋은 방을 만들어 줄게."하고 말이다.
구름머리 방을 알고 있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깜짝 놀라게 된다.
아이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엄마는 아이의 모든 것에 정성을 쏟는다.
자신보다도 앞서 생각하는 것이 아이라는 것을 우리의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알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자신이 항상 언제 어디서든 엄마에게서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테데...말이다.
그 무한한 사랑을 먹고 자라야 또다른 자신의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되물림할 수 있겠지.
그날저녁 세가족은 큰상자로 만든 멋진 방에서 코코아를 먹으며 티비를 시청했다.
그림이 얼마나 아늑한지......나도 저 방에 같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세상에. 그림을 자세히 보니 동물들과 인형들도 코코아를 함께 먹는다.
코코아 컵의 크기를 보면서 갑자기 웃음도 났다. 얼마나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냐고......
바쁜 현대 엄마들의 지친 어깨를 토닥거리듯 다가오는 <구름머리방>.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겐 다시한번 엄마의 노고를 이해하고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는 <구름머리방>으로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의 카페 기입이 잘못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잘못된 주소 말고 제대로 알려드릴께요 : http://cafe.naver.com/appletreetales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