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인생을 살다가 보면 '말그대로'와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길을 가다 만나게 된 플랜카드 ' 사장이 미쳤다. 모든 제품 90%할인' 이라는 문구말이다. 사람은 만원이고, 물건들은 말미잘같은 사람들의 손에 나뒹굴려져 있는 모습!! 그럼 나는 바로 뛰어든다. 얼마나 싸길래 저 난리일까 싶어서 말이다.

 

빈손으로 나온 경험을 친구들과 종종 이야기한다. 들어가보면 절반정도는 값이 싸다. 하지만 절반 정도는 제값 혹은 제값이상이라는 것이다. 싼 물건으로 현혹하고 발 들여놓은 사람들에게 마법가루를 뿌려서 사게끔 하는 악덕업자들. 이렇듯 우리가 쓰는 문자는 없어선 안될 인간의 도구이지만, 가끔 그 도구에 제 발등 찍을 일도 많다.





 

오랜만에 우리의 곁을 찾아온 카툰작가. 박광수님의 뿔난생각'<악마의 백과사전>은 사전형식의 엮음을 통해 그만의 톡특한 생각을 선보인다. 'ㄱ'부터 'ㅎ'까지......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단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이하여 공감되게 하고, 그만의 재치있는 카툰과 에피소드들은 읽는 독자들을 한마디로 '기가 막히게 '한다.

 

 





 

새끼손가락. 한자어로, 영어로 (다국적면모를 보여주는 한중영사전이다)

 





 

세끼손가락은 명사이다.

명사로서의 뜻풀이를 명시해 두었다.

 





 

광수씨만의 새로운 사전적의미.

: 약속의 다짐. 아직은 드러낼 수없는 비밀스러운 연인

오래 담근 간장이나 된장의 맛보기 등에 사용하는 인체기관

특이하게도 코딱지와 친하다.

 

카툰 작가 박광수씨만의 독특한 발상이다. 그리고 어느것하나 틀린 답은 없다는 것.

 





 

반갑기 그지없는 광수씨의 카툰. 짧지만 진한 뜻을 담고 있는 그의 카툰이 실려있다.

 

동창회 : 시간이 사람을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인간 품질 전시회.

리더십 : 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반드시 지녀야 할 미덕에 대해, 이론가들이 책에 저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잡소리

사랑: 병이 시작된 환경으로부터 반드시 격리시켜야만 고칠 수 있는 일시적인 정신병.

아부 : 나약한 자가 필요할 때마다 윗사람에게 사용하는 최고의 처세술.(중략)

우정 : 사막의 신기루처럼 분명히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 글자를 깨알같이 수놓은 수면제

  그 밖에도 베개, 라면냄비 받침대, 화가 날 때 돌멩이나 야구공대신, 처음 만난 여인에게는 유식함을

  나타내는 악세서리로, 아무튼 종이로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용도가 다양한 물건이다.

  하지만 역시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제일 좋은 것.

 

그가 정의한 단어들에 대해 읽어본다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신식의 사전적 의미임을 공감할 것이다.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줘도 시원찮을 텐데 부정적인 것까지 정의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세상에 내던져진 돌멩이쯤 되려나?

 

 작가는 찌든때 들어있는 옷감을 정확한 시선으로 스캔하듯 세상을 훑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비관적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네 찌들린 세상의 어두운 음영을 양지로 끌어내서 없앨수 있지 않을까란 반어적인 취지를 머금고 있는 것 같다. 정답같은 그의 정의들을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에 입이 꽉 다물어졌지만 절대적으로 공감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박광수. 그리고 기다려졌던 카툰 작가 박광수. 박광수스러운, 박광수다운, 박광수만의, 박광수에 의한, 박광수적인, 박광수의 !!! 세상에 대한 또다른 정의는 그의 글을 읽는 많은 독자들로 인해 수정되기를 바라면서......언젠가 <박광수의 뿔난생각 - 악마의 백과사전>이 갱신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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