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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 2 - 상식 마니아를 위한 상식사전
베른트 하르더 지음, 도복선.류경은 옮김 / 보누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전 또 나는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야겠다. 어린시절 유난히도 독특한 질문을 던져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나다. 엄마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은 내가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초등학교때 글에 재주가 많아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때론 선생님의 눈길에서 벗어나는 아이가 되었다. 당시엔 왜 선생님이 나를 피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나의 수없는 질문 때문이리라. 매일매일 일기장을 거두어서 확인한 뒤에 도장을 찍어주시거나 혹은 짧은 글로 답을 달아 주시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의 허를 찔렀다. 당당하게 일기에다가 선생님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나의 일기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썼던 기억이 난다. " 선생님. 질문이 너무 많은데요. 들어주시지 않아서 제 말이 어려운가 싶어 여기에다 적습니다. 구름은 왜 색이 하얗고 검고 그런가요? 모양이 제각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왜 슬프다고 우나요? " 라고. 초등학교 2학년인 내가 선생님에게 한 질문이다. 그런데? 선생님의 답은 이러했다. " 네가 크면 알게 될 거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려무나. " 라고. 그리곤 질문을 되도록이면 하지 말라고 하셨다. 선생님에게서 명쾌한 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난 그 이후로 궁금해도 선생님에게 묻지 않았다. 답은 늘...... 크면 알게 된다는 것이였으니까.
나는 신기했다. 더운 여름 아스팔트를 보면 왜 일렁일렁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인지. 동물들은 왜 두발로 못 걸어다니는지, 무지개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탈이였던 나의 어린시절이다.
< 아! 그거 2>는 제목처럼 읽다 보면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아! 그렇구나.'와 함께 나의 고개는 약속인것 처럼 끄덕끄덕. 저자 베른트 하르더는 나의 유년시절과 같이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이였을 것 같다. 찬찬히 따져보면 모조리 궁금한 세상. 누군가는 알고서 만들었겠지만 알려지지 않아서 나는 듣지 못한 것들이다. 소소하고 지나칠만한 궁금증들...... < 아! 그거2>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수술복은 왜 녹색일까?
일반적인 의사들의 옷은 흰색. 그러나 수술할땐 녹색. 이유는? 하얀색이 수술용 램프의 강한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란다. 나는 의료인이지만 수술복이 녹색인 이유를 몰랐다. 사실 궁금하지도 않았었지만.
체온이 섭씨 36.8도인 까닭은?
우리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과정에서 효소의 작용이 함께하는데, 단백질로 이루어진 이 효소는 체온에 영향을 받는다. 섭씨 36.8도일때 최적의 활동을 한단다. 체온이 너무 높으면 효소의 구조가 파괴단다는 것.
공기중에 노출된 과자는 눅눅해지는데 빵은 왜 딱딱해질까?
과자나 쿠키엔 설탕이 들어있다. 설탕은 오래 놔두면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인다. 그래서 과자는 눅눅해진다.
하지만 빵은 반대다. 오래된 빵은 수분이 날아가는 것도 있지만 전분(탄수화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는데 그 바람에 다른 성분의 물질들이 더 바짝 뭉치게 되고 그 결과 빵이 딱딱해진다.
이처럼 재미있는 상식들이 224가지 들어있다. 정말 백과사전과 별개의 상식사전이다. 사실 이런 질문은 네이버 지식을 검색해서 알아내곤 했는데, 기상천외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상식사전 <아! 그거2>다. 정말 가끔 궁금하긴 했다. 세탁기 돌리고 나면 양말 한짝 없어지는 이유. 짝이 안 맞아 결국엔 함께 사는 남자가 모조리 똑같은 양말을 사 달라고 조른다. 그런데? 다음 빨래 하고 나면 생겨난다. 도데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것인지... 드럼 세탁기 세탁조 안에 고개를 들이밀고 찾아본 기억이 난다. 궁금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상식사전을 찾아보면 어떨까? 내가 알지 못한 또다른 세상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