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축구 아는 여자 ㅣ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 2
이은하 지음 / 나무수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고등학교때였나? 중학교때였나? 대학농구경기에 열올리던 기억이 난다. 그땐 학교에서조차 연세대와 고려대의 최종 결승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해줬을 정도였으나까. 설날이였던가? 암튼 명절이였는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부분의 승객이 티비앞을 떠나지 못했다. 종료 부저와 동시에 휘이익~하고 농구공이 포물선을 그리고 철석~하는 링 통과소리. 아~ 잠시 말도 잊고 있다가 열심히 박수치면서 열광했었다. 그 짜릿한 성취감. 그것이 스포츠였다. 더군다나 내가 응원하던 팀에서 기적의 골이 나왔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명장면. 남자들만 좋아하는 농구가 아니다. 여자였던 나도 좋아했고, 열광했고, 감동했다는 것.
온국민의 관심을 끌었고 세계가 주목했던 붉은악마의 물결을 일으킨 2002 대한민국 월드컵. 언제나 드라마시간을 고수하고 스포츠엔 절대적으로 관심없던 엄마를 응원박수 삼매경에 빠지게 했었던 월드컵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대해선 좀 알아도 역시나 축구 좋아하는 남편외 주변남자친구들 사이에선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나.
나도 이젠 ' 축구 아는 여자' 가 될 수 있다.
책 제목을 보면 작가가 여자이겠다 하고 짐작할 수 있다. 스포츠 전문 MC 이은하. 그녀는 1995년 MBC라디오 공채 리포터로 입사해서 스포츠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MBC 라디오 '이은하의 아이 러브 스포츠' MC로 등극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스포츠 전문 MC 로 활약하는 첫번째 주인공이 됐다.
그녀의 이력을 보다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다. 요즘들어 스포츠 뉴스라던가 얼마전 끝난 동계 올림픽등 메인 MC가 바로 '여자'라는 것. 여자 MC가 올림픽 중계를 전문 용어 모두를 이해하면서 중계한다. 스포츠 중계는 척하면 척! 남자 아니였던가? 언제부터인가 여자 아나운서의 출현으로 스포츠 중계가 편안해졌다고나 할까? 최소한 여자인 내 입장에선 그렇게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볼때 이제 스포츠는 남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들도 스포츠를 즐기고 느끼고 보고 듣는다. 점차 생활이 나아지고, 여가를 즐기는 가운데 스포츠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월드컵때마다 불타오르는 애국심. 유독 뭔가를 하려면 붉은색을 몸에 걸쳐야만 할 것 같고, 두근거리는 조바심에 두손이 저절로 잡아지고 승전보를 알리는 아나운서의 떨리는 음성에 나도 모르게 옆사람을 부둥켜 안는다.
그런데 시청중에 보는 업사이드, 포지션, 이름 석자가 아닌 10자를 육박하는 이름자들...... 머리가 지끈거린다.
뭘 알아야 즐겁게 지켜보지. 골이 터지는 순간이 없다면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축구중계시간은 여자에겐 고통일 수 있다. 골이나 넣지 도데체 뭘 하는 건지. 왜 자꾸만 반칙을 하는 건지. 그리고 도데체 저 흑인은 누구인지. 후반엔 모든 선수를 교체하지 왜 찔끔찔끔 교체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자꾸만 옆에 있는 남자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하다. 늘 매사에 당당하게 아는척 큰소리치다가 축구경기를 집중해서 보는 남편에게 자꾸만 물어볼 수도 없잖는가. 그래서 이번에 만난 <축구아는여자>는 반갑기 그지 없다.
다가오는 남아공월드컵때 " 이거 왜이래? 나도 축구 아는 여자야!"라고 당당하게 말 할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엔 축구의 기본 룰은 물론이고, 내가 그토록 알고 싶었던 유명 축구인들, 지루함을 없애주는 중간중간 축구에 얽힌 에피소드,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과 유니폼에 얽인 사연. 승패를 좌우하는 에피소드, 유럽의 리그.
박지성선수 덕분에 알게된 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가 뭔지 알았다는 것. 속이 시원하다.
사실 아직 룰을 다 외우진 못했다. 그러나 최소한 이해는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 아는 여자. 축구를 몰라서 즐기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정말 권하고 싶다. 이젠 옛날처럼 남자가 하는 군대 이야기 , 축구 이야기가 가장 싫다면서 고개를 저을 군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만인이 즐기는 스포츠,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스포츠, 각 나라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 그것은 바로 스포츠다. 그중에서 축구는 우리에게 정말 큰 의미를 주는 스포츠 아닌가. 월드컵을 유치하고 월드컵 덕분에 온나라 국민이 건전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세계의 모범이 된 대한민국 여자들이여. 이제 축구 아는 여자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