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지구에서 7만 광년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제목의 책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은 18년전 <그리드즈비 스푸드베치 Gridebi Spudvetch!>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러나 책을 산 사람이 23명에 불과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리드즈비 스푸드베치>는 잊혀져가고, 서점에서도 흔적을 감추었다. 마크 해던. 그는 2003년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책으로 '독창적인 캐릭터와 구성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얻으며 이름을 떨쳤다.
 
마크 해던은 휘트 브래드 문학상, 브리티시 북 어워드 카네기 메달의 수상경력을 지닌 작가다. 세계적 문학상을 휩쓴 마크 해던의 순수한 SF 이야기. 지구를 지키는 정의로움이 내안에서 꿈틀거린다. 상큼한 성장소설로 가볍고 경쾌한 흐름이라서 읽기 좋아 멈추지 않고 단번에 읽은 책이다.
 
주인공 '짐보' 공부 못하는 학교의 문제아, 그의 절친 '찰리'는 호기심 왕성하고 하고자 하는 것은 해버리는 아이. 이 둘의 지구 구하기 대작전이 시작된다.'짐보'의 철없는 누나 '베키'는 괴상한 남자친구를 만나고 데스 메탈을 듣고,겨드랑이를 씻지 않는다. 모형 비행기 조종하기에 푹 빠진 백수 아빠와 아빠보다 더 능력있는 집안의 가장 엄마.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뒤바껴 있는 참된 가정의 모습이 아닌 '짐보'의 가족이다.
 
어느날, 베키가 짐보에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짐보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퇴출시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걱정스러운 짐보는 절친한 친구 찰리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선생님들의 대화를 무전기로 듣기로 한다.
교무실에 무전기를 설치해서 무전을 듣게 되는데.... 무전을 듣던 과정에서 '피어스 선생님'과 '키드 선생님'의 대화를 듣게 된다. 그러나...... 어느나라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던 대화 " 스푸드베치!"였다.
 
짐보와 찰리는 두 선생님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하고, 그 와중에 만나게 되는 선생님들과 같은 팔찌를 한 사람들. 어느날 찰리가 사라지게 되고 동시에 피어스와 키드 선생님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급기야 쫓기게 되는 짐보. 짐보의 집으로 쳐들어온 그들와 대적하는 베키의 남자친구. 덕분에 짐보와 베키는 베키의 남자친구 오토바이를 타고 찰리를 구하러 스카이 섬에 있는 코루이스크 호수로 간다.
 
특히 짐보와 베키가 코루이스크 호수에 가는 여정이 참 읽기 좋았다.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난 사이처럼 보이던 짐보와 베키는 역시나 피로 엮인 가족이였다. 짐보를 늘 무시하던 베키는 짐보의 이야기를 믿어주고, 지구로부터 7만광년 떨어진 세상으로 가게 된다. 우당탕탕 시끌벅적한 우주인과의 대결. 어찌보면 무거운 듯한 주제로 무겁지 않은 경쾌한 진행이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한다.
 
페이지마다 글밥이 많지 않아 책장 넘기는 재미도 좋고, 페이지마다 파란 우주를 수놓은 듯 책 디자인 조차도 마음에 드니 말이다. 결말이 궁금해서 연신 읽어 내린 탓에 몇시간 걸리지 않아 책을 정복해 버린 나.
생각의 발상이 독특해서 웃음이 지어진다. 게다가 피어스선생님과 키드 선생님의 정체란...... 정말 할머니 피어스 선생님의 치마를 들춰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하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의 등장과 말썽꾸러기 우리의 어린 주인공들...... 성장소설이지만 확실히 읽는 어른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마크 해던. 골치덩어리 짐보와 찰리는 목숨을 건 지구 구하기에 나서는데 우리 어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아닌가 싶다. 스코트랜드의 코루이스크 호수에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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