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 <9월의 빛>을 만났다. 작가 소개를 하고 넘어가야 겠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유명한 작품 <바람의 그림자>가 있다. <바람의 그림자>는 2001년 출간 된 직후 무려 101주동안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다. 그리고 세계 3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한 책. 이미 우리나라에도 이 작가에 열광하는 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2008년 <천사의 게임>을 발표하면서 다시한번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그가 이번에 <9월의 빛>으로 돌아왔다. 3부작 연작소설로서, 뒤이어 나온 <안개의 왕자>와 <한밤의 궁전>으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처녀작이다. <9월의 빛>을 읽다가 보면 <바람의 그림자>와<천사의 게임>에서 차용한 문학적 요소와 영화적 모트프의 여러 단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9월의 빛>을 읽다가 보면 작가의 문체에 눈이 반짝이는 걸 알 수 있다. 그가 표현하는 묘사력과 기발함이 읽는 동안 눈앞에 영상을 펼치듯 상상이 되므로 흡인력을 높이는 작가에게 빠져드는 이유가 이것이다. 같은 소설이라도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글이 다르다면야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건 당연한 일. 책은 이스마엘이 이레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사실 이 편지를 읽고 나서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다면 뒷 이야기가 대충 추론이 된다. 아르망 소벨이 결국엔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가족 시몬과 딸 이레네, 아들 도리안은 엄청난 빚을 떠안고 힘들게 살아가게 된다. 그들이 사는 나날엔 빛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암흑이였는데, 남편 친구로 부터 크래븐 무어의 집사 자리를 소개받게 되면서 부터 소벨 가족에게 반전이 찾아온다. 노르망디 해변의 파란 만. 크래븐 무어. 대저택이다. 멋지게 서 있는 대저택은 왠지 모르게 으스스하다. 역시 책 표지의 영향이 큰 탓이리라. 소벨 가족은 그리하여 가난에서 좀 벗어난다. 대저택에서 후원해 준 파란 만이 훤히 보이는 곳의 집을 얻게 되고, 대저택의 주인인 장난감 제작자인 라자루스 얀과 엄마 시몬과의 관계도 발전한다. 라자루스 얀에겐 20년동안 병으로 자리누운 알렉산드리아 얀이 있다.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벨 가족. 음산한 기계로봇들의 모습. 그러나 그속에도 명랑한 가정부 한나가 있었으니, 한나는 에레나의 절친이 된다. 한나의 사촌인 이스마엘을 만나게되는 에레나는 그와의 상큼한 연인이 된다. 이스마엘에게서 듣게 되는 9월의 빛의 전설. 9월의 빛의 정체는 그림자? 등대 근처에서 발견한 알마말 티스의 일기장을 이레네가 얻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차 미궁으로 빠진다. 비밀투성이인 라자루스 얀과 알마말티스의 관계. 다니엘 호프만이란 악마에게 자신의 사랑이란 영혼을 팔고 부를 얻게 된 라자루스의 이야기로 미스터리하면서도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로 흘러가는 <9월의 빛>이다. 한나의 죽음으로 본격적인 이야기의 반전을 노리는 이 책. 섬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를 쫓는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살면서 10가지의 사랑을 하게 된다 치자. 그 중 한가지의 사랑과 딱 그만큼의 부와 맞바꾸는 기회가 된다면? 나는 바꾸려고 할지도 모른다. 사실 이세상 돈 없으면 살기 버거운 거 아닌가. 내가 이토록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는 남편과 하루종일 함께 하고 싶어도 저녁에 함께하는 딱 네시간의 대화는 돈을 벌기위해 선택한 시간이다. 그러나, 산입에 거미줄 칠 일 없다고 한다면 부와 명예를 쫓기 보단 단한가지의 사랑을 더 하라는 말인것 같다. 평소 도플갱어에 관심이 있었는데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 괜찮은 소설......<9월의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