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가와가 사랑한 책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1
고운기 지음 / 현암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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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의 역사 와 지리, 문학과 종교 언어, 민속과 사상 그리고 미술등을 총망라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삼국유사>. 도쿠가와가 사랑한 책은 러브스토리가 담긴 소설이 아니다. 20년동안 삼국유사만을 쫓은 작가의 스토리텔링 삼국유사이야기이다. 이번 일권을 시작으로 매년 우리에게 찾아올 것을 약속하는 표지의 작은 글씨를 읽으면서 삼국유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설레였다.

 

내가 학교다닐 때 들었던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국사선생님은 삼국사기보단 삼국유사라고 했다. 엄청난 것을 담고 있는 삼국유사야말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대로 기록한 없어선 안될 유산이라고 늘 강조하신 국사선생님. 국사에 큰 매력을 못느낀 나이지만 삼국유사에 대해 목에 핏대세우면서 우리에게 인식시켜주신 국사선생님에게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삼국유사는 고려 후기 승려 일연에 의해 1281년 편찬된 역사서다. 우리의 삼국유사는 임진왜란때 일본이 물러나면서 일본군에게 숨겨져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고,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도쿠가와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삼국유사는 손상되지 않은채 고이 간직되었다고 하고, 심지어 황실에 대출까지 해 주었다고 하니, 그 증거로 보여주는 자료가 실려져있어 놀라웠다.

이 삼국유사의 또다른 삶이 시작된다고 할수 있는 해가 바로 1904년이다. 메이지 유신이후 일본 실증주의학도들에 의해 활자로 정식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이런면에서 우리 나라와 비교된다. 우리 나라 학자들은 삼국유사에 대해 지은이도 정확치않고 믿을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식의 평가들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학자들은 단군신화는 믿을 수 없으나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하고 연구했다. 이런 부분에서 삼국유사에 대한 양국의 다른 대접이 달갑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300년을 다른 나라의 어느 집에서 곱게 곱게 간직되고 그 나라에서 연구되어지고 높게 평가된 삼국유사는 왜 고향인 우리나라에서 그 문화재를 지키지도 못한채 찾지도 못했을까? 약탈해 간 일본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지금껏 우리 나라에 있던 원본도 잘 보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국 1920년대 일본에 건너간(유학을 목적으로) 최남선에 의해 삼국유사가 우리나라에서도 출판되고 많은 이에게 알려지게 되었지만 말이다. 삼국유사가 '연오랑 세오녀'이야기와 닮았다고 말하는 저자. 결과적으로 보니 그렇기도 하다.

 

삼국유사가 불교미술연구의 중요한 문헌이고, 신화와 설화들, 고대어, 14수향가, 등등 전해지지 않은 문헌들의 인용까지 우리나라의 고대문학연구의 값진 자료로 손꼽히고 있다. 저자의 의도는 이러한 삼국유사가 오랜새월 우리에게 어찌 평가되었고, 일본에서 보관된 세월을 무시할 수 없으나 그곳에서의 삼국유사란 무엇인가란 이야기이지만,  무엇보다도 왈칵 밀려오는 이 섭섭함은 < 도쿠가와가 사랑한 책>을 읽은 독자라면 꼭!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삼국유사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가 지금의 값진자료라는 평가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있었지만 그건 그저 우리 탓만은 아닐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있었고, 임진왜란이라는 큰 사건이 있었으며, 힘없는 우리는 약탈을 당했을뿐인데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했다고 치부할 순 없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고이 잘 계승하는게 우리네 태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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