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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오펄린, 마서, 헨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힘겨운 인생을 살아간다.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인해,
때로는 가족으로 인해,
시대적 암울함으로 인해
그들의 인생은 빛보다는 어두움에 더 가깝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의 인생은
한 서점을 향해 흘러가고,
결국 그들은 그 서점을 통해 연결된다.
그리고 모두의 인생에 필요했던 희망의 빛에 끝내 도달하게 된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신비한 서점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펼쳐지는 세 인물의 이야기.
처음에 책을 보면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같이 감동이 있는 힐링 소설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세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 그 사이의 연결과
크고 작게 깔리는 복선들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추리소설에 더 가까웠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영국에 소개된 후에
2023년 아마존 UK 베스트셀러 1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종이책으로 출간되었고,
미국 아마존 칸들 차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에서도 1위를 달성하며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수출되어 한국에도 소개되었다.
개인적으로 영미문학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이 없이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아쉬웠다.
더 깊은 지식이 있었다면
다양한 문학작품들과 작가들, 그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등장할 때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세종대왕’이 주인공인 소설이라면
한국인들은 흥미진진하게 읽지만
외국인들은 그저 ‘등장인물 중 하나’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이 책도 영국과 미국에서는 1위를 달성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겠지만,
한국인인 나는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더 즐기면서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세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되는데다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꽤나 복잡하고
그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작은 이야기도 큰 사건으로 이어져서
한 문장, 한 단어도 쉽게 지나칠 수 없어서
몇 번이고 앞으로 돌아가 찾아보고 돌아가 읽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인물과 사건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분명히 있었고,
‘그 일이 이렇게 이어진다고?!’하는 반전에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반전 속에 녹아있는
인물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책’과 ‘책의 탄생’을 소재로 한다는 것이 독특했고
그래서 독서가들의 주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더없이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영미문학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가지고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