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형태 공간.규범 - 제3판
Francis D. K. Ching 지음, 황희준 외 옮김 / 국제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교 1학년 1학기 시절, 건축설계 수업에서 교수님이 내 주셨던 과제 중 하나가 이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었다. 

`건축을  처음 접하는 여러분이 읽어봐야 할 입문서입니다. 그냥 읽지말고 따라그리세요. 학과사무실에서 트레이싱 받아가시구요.기한은 여름방학 끝나기 전까지 입니다`

사이즈는 가로278 세로215.
이 책의  페이지는  무려 444.
한 페이지당  삽도 갯수는 평균 3개. 다 합친 숫자를 세어본 적은 없음.
삽도의 대략적인 크기는 한페이지 꽉 차는것부터 작은것까지 다양함.
삽도의 스타일은 연필 소묘.

나는 이건 비효율적인 수업방식이라며, 친구들에게 툴툴거렸고, 

여름방학동안 이 책을 카피하며 빼앗기는 시간들을 아까워 했었다.

그리고


무더위의  기숙사방.
선풍기는 중풍버튼이 눌러져 있는 상태.


또 책 위에 널부러져 있는 트레이싱지.
내 손에 쥐어진 플러스 펜의 선들은 꼬불꼬불.
한장을 따라그리는데 드는 시간은 30분.

 

한장한장 그릴 때마다, 힘들었지만.
그릴때마다 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을 느꼈고,

언제 그랬냐듯이 집중하며, 그림과 텍스트의 의미를 곱씹어 봤었다.

 

이 책을 읽었던 당시 나의 생각은 그렇다.

 

건축에도 원리가 있다. 건축은 예술이기 전에 과학이며, 수학이다.

점(포인트)들의 모임은 선이 되고,

선들의 모임은 면이 되며, 선들이 서로 결합하여 우리들이 흔히 인식하는 삼각형, 원형, 뿔모양 등 형태들이 된다.

 

 또한 우리가 겉으로는 보지 못하는 하나의 형태 속에는 공간이라는 것이 있으며, 그 공간 속에 우리가 살고있는 것이다. 공간들은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공간들은 하나의 형태 안에 살아있는 세포처럼 서로 관계를 맺는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보는 예쁜 건축물들은 목적에 맞는 비례와 스케일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질서와 규칙들을 만들며, 도시를 안정감있게 채워나가고 있다.

 


지금 10년이 지났고,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건.

책 속의 문자들보다 그림을 열심히 따라 그렸던

손의 기억들이 더 많았던 걸 느끼며,

이 책을 소장하길 잘 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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