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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도그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더 도그 제작진 지음 / 너와숲 / 2024년 8월
평점 :
인간과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있으나, 시대에 따른 여러 이슈로 인해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던 개 이야기. 인간의 역사와 맞닿은 개들의 역사를 다룬 EBS 다큐프라임 <더 도그>가 양장본으로 출간되었다.
살루키, 저먼 셰퍼드, 방카르 이렇게 세 견종을 다루며 그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다큐프라임의 뛰어난 영상미와 몰입감 높은 구성이 책으로도 잘 구현되어 다큐멘터리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졌다.
귀족적이고 우아한 자태를 가진 #살루키 는 아랍 지역 사막 유목인들의 사냥 파트너이자 친구였다.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낙타와 말에 태워 다니며 다른 동물에게 쓰지 않는 인간적인 표현인 고귀한 자 '엘 호르'라 불렀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유일한 사냥개로, 목줄에 개의 이름이 적힌 벽화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내세에 부활할 때 살루키와 함께 하고픈 간절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깊은 사막도 길잡이인 살루키를 따라가면 벗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신인 아누비스도 이 충직한 개의 얼굴로 그려내어 인도받고 보호받기를 원했다.
지상 최고의 견종이라 불리는 #저먼셰퍼드 는 구조견으로 각종 재해 현장에서 활약한다. 911테러 때, 저먼 셰퍼드는 가장 먼저 도착한 수색견이었고 마지막 생존자도 발견한 견종이다. 모든 분야에 특화된 우수한 이 개는 슈테파니츠에 의해 품종 표준을 갖추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히틀러는 반려견인 저먼 셰퍼드를 정치 선동에 이용하였고, 저먼 셰퍼드의 혈통 구별법을 바탕으로 유태인 인종 차별법을 적용해 학살을 자행했다고 하니 엄청난 비극이다. 그런 아픈 역사에도 저먼 셰퍼드는 인간과 최고의 파트너십을 이루는 지능과 민첩함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몽골 유목인과 가축을 보호하는 #방카르 는 귀신을 쫓는 개라고 불린다. 칭기즈 칸의 원정을 함께 할 만큼 용맹한 방카르는 초원의 야생 동물과 기꺼이 맞서 싸운다. 여러 가축을 키우지만 몽골에서는 개에게만 이름을 지어 준다고 한다. 방카르를 가족으로 여기고, 다음 생에 사람으로 환생한다고 믿기에 장례 의식마저 남다르다. 초원에 밤이 와도 방카르는 깨어 가족과 그 재산을 지켜준다. 생활 중 가장 한가한 겨울에만 새끼를 낳는 배려심 깊은 개. 구소련 시대에 방카르 털로 만든 코트가 유행하기도 했고, 질병의 근원이라 여겨져 씨가 마를 뻔 했으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그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여 몽골 초원 생태계의 균형도 지킬 수 있었다.
나의 경우, 저먼 셰퍼드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잘 몰랐던 견종의 특성과 숨은 이야기들을 알고 나니 혹시라도 산책길에 마주치게 되면 더 반가울 것 같다. 동네에 여유롭고 우아하게 산책하던 개가 살루키였고, 몽골 게르에서 맞아주던 개가 방카르였음을 지금이라도 알게 되니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친밀한 존재로 앞으로도 인간과 함께 하는 개들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ㅡ #너와숲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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