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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평점 :
페스트
알베르카뮈 코너스톤
알베르카뮈가 탈고하기까지 7년여를 보냈다는 그 작품 <페스트> 다. 페스트라는 병명은 콜레라처럼 자주 들어왔고 유럽의 삼분의 일이라는 인구를 줄여버릴 정도의 강력하고 치명적인 전염병이라는 사전 지식정도가 있었다.
오랑이라는 한 소도시에 성실하게 일하는 의사 리외를 중심으로 주변에 외지에서 온 신문기자, 열정적이지만 반골기질이 있는 가톨릭 신부, 호텔에서 장기 투숙 중인 젊은이, 사회능력등 전반적으로 서투르나 서기보조로 근근히 살며 글을 쓰는 초로의 남자, 자살하려다 우연히 발견되어 살아남아서 그저 하루하루 사는 노인, 판사 등 몇몇 인물들과 그들의 사랑스런 여인들의 이야기가 자그맣게 등장한다. 대체로 여인들은 이야기에 메인스토리에는 속하지 않고 그리워하는 대상정도로 비춰지고 정상적인 부부의 생활을 아무도 하지 못하게 되는 공통점을 가졌다. 단지 페스트도 시간이 지나 약해져 종국에 도시출입제한이 풀린 후 신문기자만이 연인을 마주하게 되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주인공의 아내는 페스트창궐 전 병약해서 외지로 치료목적으로 요양차가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도 페스트가 창궐해서든지 개인적인 이유든지 떨어져 지내며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맞지 못한다. 페스트의 창궐의 분위기가 음습하고 을씨년스럽고 무기력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본다.
페스트의 본격적인 활동은 대량으로 시내 곳곳에 쥐들이 숨어서가 아닌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까지 나와서 점차적으로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맞이하면서 안좋은 증후를 보인다. 처음엔 작은 규모로 죽음이 시작되다 나중에는 장비가 동원되어야 할 정도로 도시전체의 쥐가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불결하고 끔찍한 일을 상상해볼라치면 몸서리가 처질 일이다. 쥐가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 하는 죽음이 이내 사람으로 옮겨가고 쥐와 동일하게 고통에 몸부림치며 사망하는 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오랑이란 도시는 전체 격리가 되어 일체 외부의 왕래가 금지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격리되고 심각한 증상자는 봉사자들이 동원되어 치료를 돕는데 특히 주요인물들은 다 이에 동원이 된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활전반애 생기를 잃어가고 웬만한 일에도 무디어져 간다. 탈출을 위해 밀항하려다 잡히거나 무산되기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린아이가 페스트로 점점 쇠약해질 때 혈청을 투여해 지켜보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강한 정신의 소유자였던 신부와 헌신적인 한 젊은이가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페스트같은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아지는 지 보여준다.
페스트가 잠잠해지고 모든 생활이 활기를 띠지만 여전히 그 바이러스는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언제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될는지 모른다. 위험 가능성을 늘 가지고 있기에 평범하고 평화스런 삶을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대량죽음의 위험과 그 경각심에 대한 생각, 질병 아래있는 인간의 한계, 분위기에 따라 흔들리는 사회 등 페스트라는 전염병과 인간의 조우가 어떤 결말을 낳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