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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는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열림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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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시인 나태주의 풀꽃이란 시는 유명하다. 나 같은 시린이(시에 대한 수준이 어린이라는 뜻) 도 알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캘리그라피로 쓰면 더 근사하다. 풀꽃2, 풀꽃3란 시도 있고 다 좋지만 처음 나온 시 풀꽃이 익숙하기도 하고 유난히 제일 와 닿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유명한 시를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다.
짧지만 아름다운 시다. 풀꽃을 감상하다가 그 꽃이 떠올랐다. 둘 다 꽃에 관한 시다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시도 좋고 이렇게 한두 문장으로 된 시도 짧은 서정시 도 매력이 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조지훈의 낙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등 여러 시에서 제목과 내용에는 유난히 꽃이 많이 들어간다. 꽃의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하기가 좋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꽃은 그 자체로 예쁘지만 꽃이 피어날 때 희망도 피고, 영화로움도 핀다. 반대로 꽃이 지면 황혼이나 상실, 헤어짐, 피날레, 아쉬움, 부귀영화의 끝 등의 감정이 떠오른다. 시어 중에 꽃은 꽃일까 싶다.
일단 이 책의 키워드는 너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여의도가 있는데 여의도에 '여'자는 너 '여'자다 그래서 여의도는 너의 섬이 된다. 여의도에서 너에게 나는 을 읽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서문에서처럼 세상은 나 그리고 너 이렇게 구성을 아주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 다른 것은 없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너 라는 말이 참 시적이었다. 이렇게 너 한 단어 가지고도 다양하게 고찰하면서 시가 지어졌다.
너 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사랑했던 시인 나태주의 시를 음미하며 선선힌 가을이 들어서고 있는 이 때에 영혼을 따뜻하게 해줄 순간을 맞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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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모든 삶이 기적인 것처럼 - 귀촌과 심플라이프를 꿈꾸다
박중기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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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작은 소망이자 로망중의 하나는 '시골살이'이다. 나는 5년 전에 양평 서종면을 지나 문호리를 업무차 들렸는데 그곳에 사시는 분은 도시를 떠나 정착한지 수년 되시는 분이었다. 작은 텃밭을 가꾸며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사는 이웃과 각자가 수확한 작물을 사이좋게 나누며 정겹게 지내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게 그리 부러웠다.
요사이 티브이를 볼때 자주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나는 자연인이다'인데, 사람의 왕래가 없는 오지같은 곳에 홀로 머물 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사는 모습을 소개하는 프로이다. 대체로 농사, 양봉, 낚시는 하셨고 소일거리로 삼을 무언가를 찾아서 열심히 즐기며 하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흐뭇하기도 하고 시골살이의 로망을 갖게했다. 하지만 좋은 점만 보여주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골살이, 모든 삶이 기적인 것처럼>으로 가감없이 시골살이 대해서 알고 가면 좋을거 같다.
이 책은 마치 한국판 소로우의 '숲속의 생활' 같은 느낌이 나는 책이었다.(책에서도 몇번 언급이 된다.) 물론 그 정도로 디테일하진 않지만 시골생활을 하려는 뭇사람들에게는 아주 디테일하다고 볼 수 있다. 나에게는 자세하니 딱 좋았다. 나도 전원의 시골생활을 맘속에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골생활의 준비부터 정착과정과 정착 후의 농작일부터 잡스런 일, 시골주민과의 관계의 어려움과 꿀팁들, 개와 더불어 사는 모습, 민박 등 시시콜콜한 군상들이 하나같이 정겹기까지 해서 시골생활을 하려는 이를 위한 필독서로 생각이 든다.
작가는 무조건적으로 시골생활예찬론자는 아니고 자신의 환경과 주변의 조건을 고려해서 시작해야하고 특히 같이 지낼 배우자의 찬반과 노동가능여부 등을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로 들었다. 시골생활을 하면서 나타나는 적 중에 강력한 놈이 외로움이란다. 시골에 살아왔던 분이나, 귀촌한 사람들이 마주하는 것은 지독한 외로움이란다. 젊은이들은 사람많은 도심으로 다 떠나고 촌로들만 남아계시는 형국이다. 외롬 이것을 견딜수 있다면 시골생활에서 오는 만족감으로 외로움을 덮을수 있다면 시골 생활은 해볼만한 일생의 탁월한 선택이라 본다. 짧게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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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우리나라 서울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서울 여행 가이드북, 2023-2024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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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면서 가보지 않은 명소는 무척이나 많다. 블로그나 까페에서 눈팅으로 본 서울의 명소 그리고 맛집의 수나 규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숨은 명소들이 즐비하다.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여 가보고 싶은 서울의 명소가 있다면 에이든 우리나라 서울 여행지도를 끼고 가면 수월할 것 같다. 하드케이스에 들어있는 책은 얇고 간소하다. 얇은 여행지도책, 서울주요지역 여행지도(방수기능), 트레블노트 정도다. 간단하지만 제작과정은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서울 여기저기를 가보랴 발품을 쉴새없이 팔았으리라. 그리고 지도는 매년 다시 업데이트 되고 출간되는 듯하다. 내가 받은 지도는 2023\2024 개정판으로 최신버전이다. 내년이면 추가되고 사라지는 맛집이나 놀거리, 가게가 업데이트 되어 2024\2025 버전이 나올거 같다.
별책인 트레블 노트는 체크리스트인데 지역마다 명소들이 네이밍되어 있고 가고 싶은 곳을 TODO리스트에 적어서 체크해가면서 기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에서 소개된 주요지역에는 서울지도 내에서 용산구, 마포구, 중구, 종로구,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동대문구, 성북구 정도로 한해서 소개하고 조금은 들어보고 알만한 명소들과 그외 여러 곳들이 지도에 소개되어 있다. 우리 집은 송파구 인접인 강동구인데 책에 소개된 지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동구 내에 암사동선사유적지, 백제풍납토성 정도의 유명지역은 있다. 별로 없긴한데..
나중에는 서울 전지역을 아우르는 여행지도, 더 나아진 서울가이드북이 나오길 바래본다. 이번 계기로 숨은 명소를 찾아가봐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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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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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는 것은 인생의 숙제같은 것이었다. 책을 한창 읽을 나이에 노느라 허망하게 보낸 세월이 30년은 족히 되는데 마지막으로 책을 즐겨 읽던 나이가 초등학교 때임을 감안하면 한심스러운 일이다. <데미안>은 전부터 제대로 읽고 싶은 책이었고, 이번에 읽게 되어 다행이었다. 기회도 생겼겠다 의욕과 기대가 한껏 생겼던 것이다.

싱클레어는 막스 데미안이라는 자신의 학교로 전학 온 한 상급생을 알게 된다. 외모나 풍기는 분위기로 범상치 않은 인물 임을 단번에 알아본다. 데미안은 여러 조언과 함께 싱클레어에게 기성 신앙관에 반하는 충격적인 이야기을 내놓는다. 예를 들면 십자가에 달린 두 명의 범인 중에 회개한 범인과 달리 다른 쪽의 악담을 퍼붓는 범인에게 더 상식적인 행동이었다고 하거나, 카인의 살인은 그의 용기를 증명하는 일이었다고 말하거나, 또 하느님의 기준으로 선만을 추구하는 것은 세상을 반쪽만 보고 사는 것이니, 나머지 어두운 쪽인 악까지도 수용해야만 세상을 온전히 아는 완전한 진리에 도달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헤세는 기존에 만연한 기독교리나 사람이 해석한 보수적인 신앙관에 염증을 많이 느껴왔던 것이라 본다. 나도 기독교인 입장으로 성경의 해석이 현재 기성교단에 의해 왜곡되어 있고 도마복음을 정경으로 불인정, 영지주의(그노시스파) 배척 및 이단으로 규정, 외경(천주교만 정경으로 인정, 개신교는 위경으로 봄)에 대한 불인정 등을 볼 때, 충분히 헤세의 생각에 동의하고 이해가 간다. 헤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기독교 기득권에 의한 득세는 바뀌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다. 진실이 가려지지 않고 훗날 판명되길 바래본다. 기독교사도 승자의 기록으로 예수초기신앙에 가까운 영지주의자들이 정치적으로 비호받지 못하고 사라져간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도마복음, 영지주의는 이단으로 규정되어있기도 하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갔다.

타매체를 통해 데미안의 해설을 보면, 데미안은 실존인물이 아니라 내면에서 만든 에고(자아), 슈퍼에고(초자아) 같은 것이라 한다. 그것도 타당한 해석같다. 또는 데미안이 헤세 자신이고 그의 사상을 싱클레어에게 말하듯 하는 것인데 둘 다 맞는 같은 이야기다. 또 융의 정신분석학을 공부해야 완벽한 이해가 된다고.. 융의 사상을 공부하기란 내게 먼 이야기다.

데미안의 부재동안 방황하는 싱클레어에게 피스토리우스라는 음악가이자 목사(역시 데미안처럼 보편적인 신앙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인물)가 일시적인 멘토가 되어주는데 두사람에겐 신이며 악마인 존재 아브락사스(그리스의 주술과 관련된 악마, 마귀같은 존재라고 함)의 존재를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브락사스란 이름은 새(인간)가 투쟁하여 알(세계)을 깬 후에 가야하는 곳(신)의 명칭을 정한 것 뿐이다. 그 이름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피스토리우스는 과거 영지주의의 수뢰격인 네스토리우스라는 인물과 한 글자만 빼고 이름이 같다. 이는 네스토리우스가 헤세의 신앙관에 영향을 주었기에 소설 인물의 이름에 단서를 준 것이 아닌가도 생각했다. 또 자신이 구도자라 주장하며 마음만 앞선 동료 크나우어는 헤세와 동일선상에서 신앙의 싸움을 하는 형제들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싱클레어가 꿈에서나 상상속에서 흠모하고 있는 여인 베아트리체라는 인물도 등장하는데, 이는 남자의 여인에 대한 욕정과 치정같은 강한 성적 열망과 성적인 치부같은 감정으로 와닿았다.

막스 데미안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는 작가의 변인셈이고 한편 싱클레어는 작가 본인의 미숙하고 성장통을 겪었던 옛 시절로 생각된다. 또 나의, 우리의 어린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인생가운데 흔들릴 때도 있었고 아니 많았고, 힘들 때는 의지하고플 때도 왕왕 있었는데 그때 나를 구원해줄 구원투수같은 신이나 절대적 존재를 찾고자했다. 데미안같은 멘토나 영적리더가 나를 포함한 모든 분의 곁에 든든히 있길 바라면서 짦은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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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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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소설의 제목부터 자존감을 구겨 버리는 느낌이었다. 첫 페이지를 시작하면서 즉 서문에서부터 기괴함이 피어오른다. 본문 자체에 흉측함, 기괴함이란 단어가 나오지만, 글 내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공포감과 두려움이 밀려들은 것은 왜일까. 소설의 시작부터 무언가 옥죄는 느낌. 작가 스스로가 자살 시도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삶을 살았고 그 당시 감정은 어땠을까 염두하면서 읽어가게 된다. 작가 소개부터 일반 사람을 넘어선 충격 그 자체였는데 자칫 작가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서 소설을 읽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안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자했다. 그러나 어려웠다. 소설의 주인공 요조는 호불호가 강한 인물로 내 입장엔 '불호'쪽으로 굳혀지게 된다. 한편, 밀림의 왕자 레오, 철완 아톰의 일본 대표적인 만화가의 성도 오사무(전체이름: 데츠카 오사무)라서 엉뚱하지만 자꾸 떠올랐다. 소설의 진지함을 중화시키기 위한 방편인지고 모르겠다.
실격이란 단어는 잃다 실, 자격 격 으로 되어 있어 '자격을 잃었다' 는 뜻이다. '잃었다' 라는 것은 원래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애초에 갖지 않았으면 잃었다라는 말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갖춰야 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여 실격이라고 말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며 느끼는 중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자격이 없다 그렇게 말한 것 아닐까. 독자로서 소설의 적나라한 내용을 보면 인간으로서 이렇게 해도 되나. 도덕적으로 이해안되는 인간이네. 이런 생각을 불쑥불쑥 올라오게 만든다. 인간실격도 좋고 인간말종이라고 해도 되겠다. 여성에게 측은지심이나 모성애 따위를 일으키게 만드는 알수없는 매력이 문제일지. 그러면 이 문제의 발단은 매력을 가진 남자 자체인가, 상한 꽃에 달려드는 벌같은(죽을지 모르고 달려드는 부나방같은)여자들인가. 아니면 둘다 문제인가. 답을 내기 어렵다.


작가의 소설 속에서 표현은 염세적인 것 같으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과연 살면서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구나 자뭇 참 감정적으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지만 힘들어도 술과 여자를 취한것은 아무래도 필연이라도 정죄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마치 작가가 죽기 전에 쓴 장편의 유언장 같기도 하다. 연보에서도 봤지만 어릴적에 존경하던 문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크게 충격을 얻었다. 그에게도 충격의 여파가 오래갔는 것이었는지 훗날 외도로 만난 전쟁미망인과 자녀를 얻기도 했지만 그녀와 강 상류에 몸을 던져 동반자살. 한창 왕성한 창작활동 중이었다. 보통은 활동들을 마무리짓고 정리하고 세상을 뜨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작가는 허망하게 층동적인 죽음을 선택한다. 무엇이 문학활동보다 더 죽음에 충동질을 하게 만들었을까. 그 답은 인간실격에 녹아있을거라 생각한다.

작가 스스로는 자신을 소설에 투영하여 인간 실격이라고 규정했어도 훗날 대중들은 그로 하여금 왕성한 문학활동만은 인정해주면서 인간 합격이라고 일컫지 않을까 생각하며 짧은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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