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파괴 - 군중에서 공중으로
윤동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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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파괴 -군중에서 공중으로-

윤동준/파람북

젊은 피가 흐르는 윤동준이라는 저자이자 한 학생은 주체할 수 없는 열정으로 맥빠지고 무기력한 모든 세대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어찌보면 나같은 장년층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 것이 이렇게 한창 젊음을 즐기기 바쁜 스물세살의 젊은이가 사회에 깊은 관심을 두고 어른이 어른다운 소임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해 이렇게 글을 통해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드러났고 한편 숨어있는 우상(idol 이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들의 상[모습, 형상]')을 보여주며 종국에 나은 우상 즉 참다운 우상을 제안한다. 일단 적나라한 우리들의 공통적인 나약하고 탐욕적이고 끊임없이 갈망하는 부끄러운 모습들을 비판하고 노출시키며 자신감을 없어지게 한편 반복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최근에 주변에 발생한 누군가 위기에 처한 일에 대해서 심하게 방관했던 적은 무엇이 있었지? 내 행동에 조금이라도 타인이 걸림이 되게 했던 행동이 무엇이 있었지? 내가 공연히 욕심을 내어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고 모른 척 했던 것 같은데... 하면서 과거를 샅샅이 떠올리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인문학 중에 철학에 대하여는 누구나 꼭 고민하고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지 또는 그런 바램으로 은근한 표현을 한 것도 있었지만, 다양한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작금의 어긋난 우리의 모습을 재차 상기시켜주었다.

군중에서 공중이 되라는 것도 말장난 같지만 군중 즉, 그저 대중속에 치우쳐서 휩쓸리는 겉으로는 아닌 척하는 호구같은 존재가 되지말고 공중 즉, 보편주의 정신으로 상대방이 틀린것도 내가 맞는 것도 아닌, 너와 나 둘다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는 존재임을 각성하길 바라고 있다. 신에 대해서 언급한 내용이, 신을 인간이 바라보고 갈구하는 영역에서 찾으며 믿되, 인간의 모든 일에 대해선 신을 찾지말고 관여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점에 크게 동감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에 간단한 에필로그를 남기며 철학, 사회, 과학, 문학 분야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여러 권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히 참고하여 앞으로 두고두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젊은 이의 재기넘치는 발언과 진심어린 충고를 가벼이 넘기지 않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으며 누구나 한번쯤 이 생각이 깊은 청년의 말에 귀기울여 보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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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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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마키아벨리/페이지2북스

이 책이 나오려고 때마침 저술을 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마키아벨리는 반란혐의로 투옥 후 어느 시골에 귀양가다시피 있을 때에, 마치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귀양을 가계셨을 때 목민심서를 저술하셨듯이, 이 '군주론'을 완성하게 된다.

군주론의 원제목은 '군주국에 대하여' 였는데 마키아벨리 사후 5년있다가 '군주'로 바뀌어 출간되었으며, 늦으막히 출간된 것은 교황청이 금서로 정해두었기 때문이고 당시 권력의 꼭지점인 교황의 심기를 건드릴 내용을 수정하고 나서야 출간이 허락되었다. 이 책은 사실 한 사람, 줄리아노 데 메디치를 위한 것인데 그가 곧 차기 군주의 후보인데다 유력하였기에 그에게 앞으로 군주로 소임을 잘 하게 하라는 뜻으로 조언을 담아 헌정하는 책이었다. 그러나 내심은 메디치가가 당시 실세였고 정작 자신은 시골에 박혀서 글만 쓰다보니 현직에 복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다른 인물인 메디치가의 로렌초라는 자에게 헌정되어버렸다.

본문에서 말하길, 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나라를 완전히 속국으로 만드려면 두가지 뿐인데 하나는 그 나라에서 같이 사는 것이고, 아니면 완전히 멸망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어설프게 통치하면 오히려 역으로 멸망당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후 나라를 차지하고 나서 가장 비용이 들지 않는 통치방법은 식민지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지 않고 자국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다스리던지 하면 오히려 점령안하니만 못할정도로 혈세가 낭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군주론에서는 상황과 조건별로 사람과 조직을 어떻게 지배하는 지 어떻게 피지배국가를 다루어야할 지 세세히 안내하는 군주를 위한 피지배계급 사용설명서와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인 즉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질적인 느낌이 다분히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에도 언급했지만 현대 사회도 일종의 보이지 않는 전쟁의 양상이다. 꼭 대장질을 하지 않더라도 조직의 머리에 있거나 팀장이거나 하는 위치에서 군주론을 적용해 보면 조금은 답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현대인들의 필독서가 되지 않았나 싶고. 언젠가는 누구든지 한 번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떤 조직의 머리가 될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때 이 군주론을 읽은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일회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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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종교개혁을 이끈 콘텐츠 혁명
박양규 지음 / 들음과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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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박양규/들음과봄

처음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며, "음,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일까?" 라는 사유에 사로잡혀 미궁에 빠진채 고민하다가 책을 한참 읽은 다음에 먹구름에 가려진 제목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책의 부제는 종교개혁을 이끈 콘텐츠혁명이다. 종교개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마르틴 루터 신부이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당시 서민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일이다. 일반 국민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며 거룩해보이던 성직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고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으로 더 구체화 되면서 루터의 친정인 구교에서 피할 수 없는 종교개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루터가 제시한 성경번역서가 대단한 콘텐츠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윌리엄틴데일, 이름으로만 들었던 분이다. 그리스어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신 분으로 루터 외 종교개혁의 또 다른 수장인 위클리프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영어는 조선시대 한글을 언문, 암클이라며 당시 양반들이 비하했던 것처럼 급을 낮게 쳤는데, 영어로 성경이 번역되면서 널리 보급이 되었고 오늘날의 영어의 위상이 이때 만들어진 셈이다. 루터와 틴데일은 당시 국민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므로 종교계의 수직적인 분위기를 수평적으로 만들어서 자칫하면 성직자의 성경적 무지를 무지인 줄 모르고 휘둘려 종속되어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되었으며, 성경이 널리 읽히면서 종교를 떠나서 정서적인 변화도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독일어 성경번역이 독일의 통일을 가져온 중요한 계기 중 하나였다고 얘기할까.

번역이야기 다음으로 화폭에 그려진 작품들에 대한 콘텐츠가 등장한다. 특히 한스 홀바인, 피테르 브뢰헬,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렘브란트 화가 등 훌륭한 명화들을 많이 등장시켜서 본문 내용과 적절한 그림들을 배치시켜서 한껏 풍성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책에 이어서 명화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다양한 화가들의 다양한 명화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이 책의 포스는 남다르다. 책에서 처음 맞이하는 명화인 <사순절과 사육제의 싸움>란 작품은 작가가 수많은 사람을 그려두었고 각인이 하는 행동이 다 다르다. 그림 안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다양한 행동들과 많은 이들이 몰두하고 있어서 소위 '윌리를 찾아라' 책정도는 아니지만 무심코 바라 보게 되는 명화들이 많다.

그 다음에도 조지오웰의 <1984>가 가지는 종교개혁과의 연관성과 세번째 마지막 챕터에서는 존 번연같은 소설가, 헨델같은 음악가, 위에서 언급한 화가들이 제시하는 콘텐츠를 소개한다. 저자 분은 목사이면서 교회교육콘덴츠 제작분야에선 탑이신 분이다. 그런 연유로 교회교육면에서 믿고 보는 책이라 생각이 드니 일회독씩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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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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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나무 생각

시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현대시의 맛을 조금 본 느낌이다. 게다가 장석주작가(시인, 평론가)의 시 평론을 곁들이니 맛깔스러운 잘 차린 한 상을 맛있게 든 느낌이다. 시가 소설이나 인문학과 달랐던 점은 머리로만 읽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내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시를 눈으로 가볍게 훑으면서 그 안에 시인의 감정과 느낌정도를 얻어가는 방향으로 읽으니까 나름대로 시의 느낌을 이해하는 나만의 방식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시평론이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평론 비슷한 무언가를 마음 속으로 떠올려보고 저자의 평론과 비교해 보는것이 사뭇 재미가 있었다.

특히 '비가 수천의 팔을 뻗어 너를 안는다'(이기성의 '포옹')라는 표현은 참 아름다웠다. 비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내리고 있는 비를 뻗는 팔로 비유하니까 괜히 멋드러졌다. 앞으로 비가 올때면 이 문장이 떠오를 것 같다.

국수집 간판이 왜 없느냐 물으니 국수발을 걸어놓으면 되지 간판이 따로 필요하느냐고 하는 말(정진규의 '옛날국수가게')을 들어본 적 있었나.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참 정겨운 표현이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하는 말을 시적인 표현으로 재생산하면 평범함이 더이상 평범하지 않게 되고 보편적이지 않은 문학이 된다. 오직 시를 읽을 때만 아름다운 시어들에 둘러싸여 이런 보편적이지 않은 감정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는 곧 시의 매력이다.

책의 초반부에 시가 나에게 찾아왔다고 하는데 시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총 30여편의 시가 책 안에 고이 소장되어 있다. 시 특성상 연결되어 있지 않으니 브라더들은 선호하는 내용의 시를 먼저 초이스하고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시에 한번 푹 빠져서 가을을 나시려는 분 있니요. 이 책을 1회독씩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우수에 젖는 시간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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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0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詩는 영혼의 비타민이자, 마음을 울리는 무기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이 도서 찜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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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슈테판츠바이크/이화북스

당시 프로이센, 러시아와 함께 폴란드를 분할통치할 정도의 강대국인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여제의 딸이라는 고명한 신분을 가진 평범한 소녀가 프랑스의 왕세자비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들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고 미궁에 빠져버릴 듯하다. 한편, 어떤 예측도 빗나가게 할 만한 스토리가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걸출한 작가가 가진 마이더스의 손으로 써내려져 간다.

작가의 사상이 농후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는 픽션형식을 빌어왔다고 해도 역사적 사실을 근거한 당시 프랑스의 국왕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시대의 치리는 무모하다 못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설마 일개 지역도 아닌 한나라의 왕과 왕비라는 자들이 실제로 이정도까지 했을까? 무뇌인들 아닐까? 그 남편인 루이 16세는 제멋대로인 왕비를 언제까지 놔두고 방치할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 같다. 맞지 않아도 너무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것은 마리 앙투아네트 본인에게도 프랑스의 왕비라는 엄청나게 부담스런 지위에게도 양쪽 다 불행한 일이었다. 만약 이 비극에 신의 개입이 있었다면 신의 장난이 정도를 넘었다고 할까? 해당 지위에 걸맞는 재목이 안되는 사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에 벌어지는 비극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그나마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작가의 손으로 지금 우리에게 온전히 가감없이 당시상황이 잘 전해져서 고마운 마음이다. 읽는 것이 다소 불편했지만서도 인간의 숙명 그리고 소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역사를 통한 교훈을 얻게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인 저자는 자기 손으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출신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솔직히 그려내는 것이 아픈 손가락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결국 숙명이고 누군가 해도 해야할 일이었다는 생각이 한편으론 들었다. 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고인인 마리 앙투아네트에게도 뛰어난 작가에게 자신의 공과 과가 표현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잡고 있었던 국왕과 왕비는 운명의 장난인지 권세를 복권하려는 주도면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실낱같은 희망도 다 내팽개쳐진 채 프랑스 절대 군주제의 마지막 왕으로 기록된다. 끝까지 꼿꼿하게 의연함을 지켰던 왕비와 너무나도 자포자기하고 있으나 애써 태연한 척하는 왕의 행동은 체면과 자존심 지키기 끝판왕인 왕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두 사람이 마지막을 비굴하게 마치지는 않았으며 왕가의 위엄을 지키며 덤덤히 기요틴에 이슬로 사라졌다. 프랑스혁명의 중심에 공화당도 나름 시민의 대표로 심판할 명분이 있도라도 그들 역시 권력에 취해 부패해가고 있기에 프랑스 혁명자체에 존경심도 권위조차 아까울 지경이다.

그 누구라도 루이16세나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최고의 자리에 있다가 대역죄인으로 몰릴 때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합스부르크왕가에서 가엾은 딸을 프랑스 황태자에 시집 보낸일)가 일을 여기까지 몰고 왔다. 무엇이든지 중대한 자리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개 든다. 저자의 세밀한 서사로 프랑스 마지막 왕정 마리앙투아네트의 일대기를 잘 읽었고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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