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떠 있는 것 같아도 비상하고 있다네 : 니체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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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일생 동안 150곳이 넘는 도시들을 거치며 


노마드로 살았던 니체의 시는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삶을 뜨겁게 사랑하라고 해요.



걸출한 철학자가 탄생하기 위해선 


여행하고, 국적에서 자유롭고, 철학 교수들을 도움으로 삼지 않을 것을 말한 그는


5년 뒤 교수직을 내던지고 10년간 노마드로 지내죠.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한 니체였기에


그의 시는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나태했던 정신을 흔들 수 있었어요.




펜으로 끼적거리는 건 이제 그만!


제길! 왜 이모양으로 끼적거려야 할까


나는 잉크병을 움켜쥐고는


대담하게 잉크를 쏟아가며 쓴다


오, 얼마나 진하고 풍족하게 써지는가!


이 모든 행위가


나를 얼마나 즐겁게 하는지!


뭐라고 썼는지 알아볼 수는 없다 해도


무슨 큰일 있을까


내가 쓴 걸 누가 읽는다고!


니체의 시 -끼적거리기



얇은 펜으로만 끼적거리기를 해야 할까?


잉크병을 쏟아 붓고 속시원하고 풍족하게 할 수도 있는데!



얽매였던 삶에 일침으로 느껴진 시였어요.


보이지 않는 올가미에 나도 모르게 매여서는 


무언가 하고 싶을 때 안되는 이유부터 찾고 있었죠.



결과가 왜 중요하지? 


아무도 내가 하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데 말이죠!



세상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착각은 내 심연에 자리잡아 


내가 무얼하다 실패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생각을 불러일으켜요.



막상 실패해보면 그랬구나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은데 말이죠.



아이들이 물감으로 미술놀이를 하다가


잠시 한눈을 팔면 니체처럼 잉크병을 쏟듯 


물감을 잔뜩 쏟아내곤 해요. 



그때부터 미술놀이는 엄마에겐 난장이지만


아이들에겐 엄청난 확장을 가져오죠.



색을 섞어 변화를 탐색하고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 이리저리 찍어보다 공작새가 되기도 하고


책상과 다른 바닥의 질감에 물감을 묻혔을 땐 어떻게 찍히는지 다름을 경험하죠.



이 난장 후 뒤처리가 두렵기 때문에 우린 잉크병을 쏟지 못해요.


하지만 어쩌다 쏟아진 잉크병을 반기고 나도 모르겠다 즐기다보면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느껴져요.



치울 땐 좀 힘들지만 


치우다보면 다시 깨끗해진다는 것도 알게되죠.



나를 풀어주고 놓아주는 것이 이래요.


뒷감당을 짐작하고 예상하기 때문에 잉크병을 쏟지 못했지만


혹시 또 아나요?


쏟은 잉크의 자리가 치울필요 없는 곳이었을수도 있고,


비닐바닥이라 너무나 손쉽게 비닐만 걷어내면 됐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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